시간토크 전창수 지음
◥ 시간은 이미 저 너머 어딘가로 가고 있고, 나는 그 시간 속에서 눈물 흘리며 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삶은 이미 아름다운 것일까요 아니면 이미 나를 버린 것일까요? ◤
1편
1. 시간이 뭘까요?
2. 삶이 참 길쭉하네요
3. 문은 잠그셨나요?
4. 넌 거 같아요
5. 저 네모난 것은 뭐죠?
6. 왜 이렇게 어지럽죠?
7. 앞에 달력이 보이는데, 다른 것 같이 보이네요
8. 시계가 있는데, 점 같은 빛이 비치네요
9. 시계가 있는데, 빛이 많네요
10. 창문에 비추는 빛이 있는데 중간창문이 가로막혀 있는데 그 빛도 좋네요
11. 낮인데요, 형광등이 켜져 있네요
12. 태극마크에 빨간색이 아래는 하얀색이고 1자가 새겨져 있네요
13. CD랑 블루투스 이어폰이랑 따로 있어요
14. 신라면은 매운데 계란을 넣으면 괜찮아요. 근데 김치를 같이 먹으면 매워요. 근데 기믈 같이 먹으면 괜찮고 밥을 같이 먹으면 괜찮아요
15. 일기 같은 게 이는데요. 주황색 볼펜도 있고 하늘색 볼펜도 있고 보라색 볼펜도 있네요
16. 통이 하나 있는데, 이 통에는 색연필도 있고 연필도 있고 유성펜도 있고 색깔이 있는 연필도 있네요
- 마지막 하나 : 제가 고등학교 때요, 아이큐가 84쯤 되어 보이는 어떤 친구가 있었는데요, 그 친구가 얼굴을 닦을 때 티셔츠로 닦더라구요. 그래서 나고 그 티셔츠로 얼굴을 닦으려고 했더니요, 그 친구가 싫다고 내거로 닦으라고 했어요. 저도 한번 내 티셔츠로 닦아 봤는데요, 도저히 못 닦겠더라구요. 그 후로 세수하고 아예 안 닦아요.
2편
1. 새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형광등은 없구요, 스탠드가 있는데, 그걸 의지하고 있네요.
2. 네시 2분인데, 사실은 네시가 안 된 것 같구요, 색연필은 12색인데, 형광펜은 몇 가지 색인지 모르겠구요, 가끔 형광펜에 회색이 있는데, 이건 필요 없지는 않은데, 다 쓰면 이젠 안 쓸 거 같아요. 그래도, 하나하나 버리는 기쁨이 있네요.
3. 컵 속의 주스가 단데, 너무 달아요, 그래서 힘은 나는데, 맛이 아주 있지는 않네요. 그리고, 로즈마리, 변하다의 겉장이 초록색이에요.
4. 노란색 포스트잇이 저 멀리 어둠 속에서 뺴꼼하게 모서리 귀퉁이를 보여주네요.
5. 중국어 방송을 보고 있는데요. 뜻은 하나도 모르는데, 근데요. 이상하게 재밌네요
6. 방송이 하도 많으니, 어디를 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돌리다 보면 보고 싶은 방송이 꼭 나오네요.
7. 영어방송을 듣는데요, 발음은 들리는데, 뭔 소린지 하나도 몰라요. 근데요, 이 모르는 소리를 계속해서 듣다 보면, 언젠간 영어의 달인이 되어 있을 거 같아요.
3편
노을빛 꿈 너머 어딘가로 사라져 간다면, 나는 시간을 잊어버릴까요. 나는 시간을 즐기고 있을까요, 아니면 나는 시간을 견디고 있을까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 물음이 필요할 때, 나에게 던지는 질문은?
시간이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