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계종이 선정한 방재사업체에 대한 문제제기와 선정과정의 공정성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가 선정업체의 기술 설명회(4월 9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다수의 종회의원 스님들이 방재업체 선정과정과 앞으로의 원만한 사업진행 여부에 의문을 표시한 이후 4월 18일에는 이미 조계사 등에 방재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을 가진 KT텔레캅 컨소시엄에서 소중한 불교문화재와 전통사찰의 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보존을 위해 최고의 기술과 경험을 가진 업체가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회를 가졌다.
KT텔레캅 콘소시엄 참여 업체들은 4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보유기술의 공개시연회를 조계종에 제안했다.
KT텔레캅을 중심으로 우주씨앤티, 뉴스텍시스템즈, 인펙비젼 등 4개의 컨소시엄 업체들은 이날 서울 한 음식점에서 불교계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 즉 아크 발생 예측 및 차단, 센서융합 기술 등을 설명하는 한편, 조계종에 기이 방재업체로 선정된 새턴과 파슨텍을 포함한 여러 방재업체들이 공개적으로 기술 시연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기술시연회의 심사는 전기안전공사, 소방방재청, 전력기술인협회, 전기연구원 등 관련 기관의 전문가들로 심사단을 구성해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유 방재기술 및 설치관리 능력을 평가받자는 것이다. 선정된 두 업체도 각자 최고의 기술을 보유했다고 공언한 만큼 전문가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기술 점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 같은 제안의 근거는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전통사찰과 불교문화재의 보다 안전하고 완벽한 보존과 관리를 위해서라고 이들은 거듭 밝혔다. 이미 2개 업체가 조계종에 의해 선정된 것을 알고 있지만, 조계종에서 업체 선정을 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지 못했다는 점을 포함해 ▲불자기업으로 지원조건을 제한함으로써 대기업의 참여가 원천 차단된 점 ▲업체 선정과정에서 방재 및 전기안전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 ▲한번 시공을 하게 되면 시공업체를 2년마다 바꾸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점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첨단기술력을 요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보다 책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아야 한다는 소신으로 공개 기술검증 시연회를 제안하게 됐다고 이들 업체들은 밝혔다.
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체가 전통사찰 938개소에 대한 방재시스템 설치 및 관리라는 대규모 사업의 시공이 가능한 것인지?, 또한 시공 후 10년간 2,500억원이라는 대규모 사업을 사후 관리할 능력을 (선정업체가) 가지고 있는지?, 2개 업체 독점으로 인한 사업 기간내 시공이 가능한지? 등을 물었다.
이들은 또 KT텔레캅 컨소시엄은 국가 1급 중요시설은 인천공항 통합경비시스템 유지보수 사업을 수행하는 기술력 및 경험을 보유한 국내 순수자본의 보안업체라는 점을 비롯해 ▲자본금 330억 원 이상의 안정적인 기업이며 ▲전국 보안요원이 상주하는 유지보수망 및 시공업체를 보유하고 있고 ▲컨소시엄의 지역소재업체이며, 전기화재 예측이 아닌 예방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KT텔레캅 컨소시엄은 세계 최초의 누전차단기 제품 및 아크부문 세계 최초의 아크폴트서킷인터럽터(AFCI UL) 인증서를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조계사 방재시스템 시범설치로 이미 차별화된 기술력을 조계사 스님 및 다수 사찰의 주지스님들에게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고 밝힌 이들 컨소시엄 업체들은 “선정업체 선정 정보를 미처 알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전통사찰과 불교문화재를 얼마나 잘,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방재시스템 구축사업 참여의 기회를 얻고자 부득이 보유기술 공개시연회를 제안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KT텔레캅 컨소시엄은 작년 5월 경 결성됐으며, 작년 10월 경 조계사에 방재시스템을 구축,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사찰 방재사업이 중소기업에게 맡겨질 경우 하청에 하청을 줄 수밖에 없게 돼 부실공사의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화재에 취약한 938개의 전통사찰과 사찰문화재를 보존하는 예측·예방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은 올해 98개 사찰(조계종 82, 태고종 13, 선학원 2, 법화종 1개)가 예정되어 있다.
KT텔레캅 컨소시엄의 보유기술 공개시연회 제안에 대해 조계종과 조계종에서 선정한 두 업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