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2장부터는 족장사라고 부른다. 족장사(Patriarchs)에서 족장이란 조상, 또는 부족의 장, 또는 세대주로서의 아버지라는 의미가 있다. 셈의 족보에서 아브람의 아내 사래가 ‘임신을 하지 못하여 자식이 없었다’라는 표현은 홍수 이후의 인간의 죄가 다시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믿음의 계보를 이어가기 위한 ‘단절’의 역사를 기획하고 계신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는 구절이다.
1.아브람의 여정(데라는 아들 아브람과 하란에게서 난 손자 롯과 아들 아브람의 아내인 며느리 사래를 데리고 가나안땅으로 오려고 바빌로니아의 우르를 떠나서 하란에 이르렀다. 그는 거기에다가 자리를 잡고 살았다. 창11:31) 데라의 이동경로는 바빌로니아의 우르에서 하란을 거쳐 가나안으로 가는 여정이 기록되어 있는 부분이 흥미롭다.
▶아브라함의 이주(폰라드. 『창세기』.한국신학연구소 참조)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주는 땅으로 가거라.” 창12:1
아브람의 이주는 ‘문화사적인 성서읽기’를 통해 보아야 하는 대목이 있다. 즉 아브람은 유목민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성서의 저자들의 의도와 그 시대적인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J기자는 다윗과 솔로몬 시대인 주전 10세기경에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의 상황은 이스라엘이 번영기를 누리면서 타락해가는 신앙적 상황이 있었다. “솔로몬이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과 암몬 사람의 우상 밀곰을 따라가서 주님 앞에서 악행을 하였다.” 왕상11:5-6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인간의 이성?-오딜롱 드롱의 <태양수레를 탄 아폴론> 폭주하는 이성과 이를 제어하는 고삐(박홍순. 『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 신화』참조)
2.하나님의 약속(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베풀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창12:2~3)
▶축복의 담보물, 떠남 – 인간은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욕망, 자기중심성을 활성화시키려는 욕망에 노출된 삶을 살아간다. 성서는 이러한 삶의 양식에서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3.복의 근원/희망을 주시는 하나님(사래는 임신을 하지 못해서 자식이 없었다. 창11:30)
❶환대의 자세-아브람은 길을 걷고 있는 나그네를 맞이하였다.
❷의도의 순수성–의도의 순수성은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을 말한다. 의도의 순수성이라는 삶의 자리에 들어간 사람은 낮은 자리에서 드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꾸준히 자기를 각성하게 하는 신앙의 여정을 걷고 있다. 그는 순수함을 활성화시키며 지나가는 나그네를 대접하는 환대의 삶을 보이고 복의 근원이 되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