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브이로그’라니, 참담하고 한심

[in christ]

‘낙태 브이로그’라니, 참담하고 한심

최근세 목사 (함께하는 교회)

최근 '임신 9개월(36주차) 낙태 브이로그'가 유튜브에 게시돼 전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자신을 20대 여성이라 밝힌 해당 유트버는'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 게재했다. 자신이 임신 9개월 차인 만삭의 상태에서 낙태 시술을 받았다며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 수술 후 일과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큰 화제가 됐다. 현재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되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36주 낙태 브이로그'라는 제목으로 공유되면서 논란은 계속되었다.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을 두고 거센 비판을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되었다. 낙태 브이로그 영상은 그야말로 극에 달한 이 시대의 생명 경시 풍조를 여실히 보여 주는 사건으로 사회가 얼마나 병들고 썩어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36주차 낙태 수술 관련 영상에 대해 임신부와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36주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법원 판례를 참조해 수사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다. '36주 태아 낙태'라는 제목의 영상은 많은 이들의 충격과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낙태에 대한 법적, 도덕적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까지 개정 입법을 하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후속 입법 조치가 미비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법적 공백 상태에서 발생한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여전히 낙태를 둘러싼 법적, 사회적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서, 사회 전반의 법적, 도덕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36주 임신 상태는 사실상 만삭에 가까운 시기다. 이 시기에 낙태를 수행하는 것은 '영아 살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성경 예레미야 1장 5절은 "내가 너를 태중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라고, 시편 139편 13절은"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라고 말씀한다. 이는 모든 인간은 태아로 존재하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예지 예정하신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다. 그 생명을 인간들의 생각과 의지로 함부로 박탈해선 안 된다. 더욱이 의학적으로 봐도 임신 36주 차 낙태는 그야말로 살인이다. 거의 완전한 인간으로 발달해 있고 언제 출산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이다. 또한 임신 말기의 낙태는 산모의 건강과 생명에도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낙태 문제를 다룬 실화 영화 '언플 랜드'의 실제 주인공인 애버 존슨은 평생 22,000건의 낙태에 관여할 정도로 이 일에 열심과 자부심이 있었으나, 낙태 과정의 실상을 알게 된 후 엄청난 충격을 받아 낙태 반대 운동을 벌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임신 36주 차 낙태를 브이로그 형식으로 찍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 버젓이 게시하는 것은, 낙태 문제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선고함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낙태에 대한 입법 공백 사태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낙태 규제 관련 실효 규정은 전무한 상태로, 임신주수와 상관없이 무제한적으로 낙태가 자행되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다. 이 문제는 여야를 떠나 기독 국회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에서 기독 의원들의 비율은 40%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 낙태 죄 입법 공백 사태가 계속된다는 것은 심각한 기만과 태만과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국회의원들의 이 같은 무책임 한 태도는 결국 낙태문제에 무관심한 교회의 책임도 크다. 기독교는 여성 인권과 동시에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올바른 성 윤리 확립을 위해 힘써서, 낙태라는 불행한 일이 이 땅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근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함께,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만들기, 올바른 성 가치관과 생명윤리 확산 등 할 수 있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낙태 문제에 있어 여성에게 만 책임을 묻는 법안을 보강해, 남성의 책임을 명시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생명을 향해 사랑과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시고, 특별히 약자를 보호하시고 돌보시는 분이다. 인구 소멸 경고등이 켜 있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낙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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