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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후기는 가급적 pc 모니터 화면으로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발견이의 월간 여행스케치 연재기사
관련기사 무주편-> http://www.ktsketch.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4
관련기사 진안편-> http://www.ktsketch.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9
관련기사 장수편-> http://www.ktsketch.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59
얼마나 고대하던 봄인가요.
1박 2일 간 봄꽃 향연 속에 있었네요.
비가 와서 좋았고, 바람 불어 행복했습니다.
아지랑이 먼지처럼 피어올라도 들뜬 마음 좀체 진정되지 않던 시간들.
꽃비 내리던 그 시간,
복사꽃, 할미꽃, 개별꽃, 조팝이라 불리는 신생아들이 가지끝에서 활짝 터집니다.
꽃아기들 우렁찬 울음소리에 가슴 얼얼하도록 행복했던 시간의 기억들.
가슴 속으로 스며들던 촉촉한 날씨,
산 안개를 끌어모아 우리 곁에 풀어 놓으니 여기가 바로 신선이 살았다는 무릉도원.
이곳은 무주 예향천리마실길 1코스, 금강변길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복사꽃이 활짝 웃어줌!
굳은 바위 뚫기 위해 정과 망치는 아픈 만남과 이별을 수없이 반복했을 터.
사람의 만남과 이별도 이처럼 이로울 수 있기를...
정과 망치의 아픔을 통해 뚫어낸 바위굴 세상은 우리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넋을 놓고, 한동안 감탄만 할 뿐이었던 그 오랜 시간.
해외 어디에도 없는 진귀한 우리의 보물.
두 발로만 가능한 만남.
그래서 더 아까운
시간들.
마음에 닿는 길.
어느 인생도 구부러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예뻐서, 그저 예뻐서 울고 싶었던 기억이 있었나요?
하얀 잎에 별 박히듯 까만 수술이 돋아난 배꽃잎.
배꽃 하나도 우주인 것을, 너를 이리 자세히 본게 처음이라니...
참 무심히 살았구나.
반 넘어 낙화하여 길 위의 꽃이 되었건만 어쩜 이리 꽃길 오롯한가요.
잎 덜어낸 붉은 꽃받침 무리가 가세하여 이 길을 다시 일으키네요.
행복, 무얼 더 얹을까요.
여린 풀잎이 피워낸 봄꽃에도 시선 머물다 갑니다.
저 것은 분명 우리들의 어머니일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쩜 이리 안온할 수가...
'소박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몸소 알려주는 분.
5시간의 걷기를 마치고, 이제 태도사님의 25인승 리무진버스로 파고들 시간.
걷기여행길 운영,기획자로서 이런 멋진 자원을 가진 무주군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그에 비해 안내사인의 체계와 위치, 디자인 등이 따라주지 않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산책하듯 편안하게 즐겨보는 무주머루와인동굴.
입장료 2천원에 머루와인 시음권이 포함되어있다고 합니다.
채굴용인줄 알았으나 무주호 양수발전소 건설을 위해 만든 작업용 동굴이라네요.
그래서 이렇게 일직선으로 곧게 뻗었군요.
총 세 종류의 머루와인을 시음해봅니다. 다들 친절하시고, 그러셨네요.
하지만 동굴을 나오고 난 뒤 강제쇼핑 한 듯한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건
머루와인동굴 관계자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일겁니다.
안개 속 몽환적인 이 절은 적상산 안국사.
머루와인동굴은 그 위쪽의 적상산 안국사와 적상산성을 위한 에피타이저였다는 사실.
본래 이 절은 고려 충렬왕 때인 1277년에 월인 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만
기록으로는 1643년 호국사로 창건되었다는 게 일반적입니다.
왕조의 기록인 실록은 여러 전란 중에 소실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실제 임진왜란으로 인해 전국 4곳의 조선왕조실록 보관 사고 중 3곳이 불타고,
전주 사고의 실록만 남는 사고를 당하지요.(어휴, 전주마저 불탔다면 등골이 서늘...)
이후 하나 남은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의 족보인 선원록을 다시 복사하여
5곳에 분산하여 조선왕조실록을 백업해 두었지요.
궁궐 춘추관, 태백산, 오대산, 묘향산, 강화 정족산이 5대 사고였습니다.
그러다 묘향산 사고의 실록이 나날이 강성해지는 후금에 의해 위협받을 것을
염려한 광해군이 무주로 사관을 보내 땅 모양을 살핀 뒤 1614년 이곳 적상산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사고를 짓습니다.
그리고 묘향산 조선왕조실록을 1633년까지 모두 이곳으로 이전합니다.
그때 이곳 적상산성도 92명의 승병을 모집해 고쳐짓습니다.
1641년 조선왕조의 족보라 할 수 있는 '선원록'을 보관하는 선원각을 건립하여
선원록을 보관하며 완전한 사고의 역할을 부여받게 됩니다.
병자호란 때 다섯 개의 사고 중 강화도 사고가 상당부분 유실되어 이를 복구할 때
적상산 사고본이 근거가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동원된 유생이 300명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정묘호란 당시 사고 시킬 사람이 없어 승려들이 서책을 석굴로 옮겨 보관하다
전쟁이 끝난 뒤 사고에 다시 봉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사고 지키기가 어려워지자 1643년(인조 21년) 산성 안에 호국사를 창건해
수호사찰로 삼습니다.
조선말기 사고가 퇴락하자 고종9년 1872년 실록전과 선원각을 개수했고,
1902년 대대적인 개수작업을 합니다. 하지만 1910년 경술국치로 조선의 국권이 일제에
넘어간 후 적산상사고의 실록은 예전 자료라는 구황실문고로 편입해 따로 보관했다고 합니다.
이후 없어지는 것이 많아졌고, 한국전쟁 때 완전 분실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현재 북한에 남아있는 조선왕조실록 1세트가 이곳 적상산사고의 실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남한에 2세트, 북한에 1세트가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완벽하지는 않고,
극히 일부지만 유실된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자랑스런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이지요.
비 내리고, 안개 자욱한 악조건을 행복한 상황으로 치환하는
회원님들의 심성에 탄복하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말 행복했습니다.
안개 속 적상산성. 92명의 승병들이 고쳐지은 것이라는데, 그 노고가 얼마나 컸을까요.
그분들 땀이 어려서인지 가벼워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제 평생 안개 속 적산상성을 다시 볼 날이 있을지요.
첫날 저녁은 장수군청에서 소개한 능이백숙집입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감동적이진 않았다고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장수를 아는 분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 방화동자연휴양림입니다.
가성비 훌륭하고 무엇보다 '예향천리 장수마실길 중 백두대간마실길 1코스'의
덕산계곡과 용소계곡 구간이 인접해 훌륭했습니다.
인지성, 매력성, 개별성, 단순성, 무엇하나 갖추지 못한
길 이름 좀 제발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튿날 아침 에피타이저로 1시간30분의 덕산계곡~용소계곡 트래킹을 나섭니다.
차로 28km를 간 후 5km를 걸어 원점회귀합니다.
용소계곡이란 지명이 전국 곳곳에 있지요.
여기서도 용 몇 마리쯤 승천했으니라 짐작해봅니다.
온통 쇠기둥 박아 나무데크놓은 계곡길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유지비가 많이 들텐데...)
일단 필요 이상으로 걸려서 경관훼손의 일등공신을 자처하는
저 죄없는 플랜카드 좀 치워주면 좋으련만...
나무데크, 플랜카드 없는 구간, 이 얼마나 조화롭나요.
저 앞산에 일어선 봄의 기세를 보라.
봄을 봄.
봄봄.
저 가녀린 벚꽃에 기대어 원없이 쉬어 가던 날.
금강 발원지 장수 뜬봉샘 생태공원.
새장 안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위협하는 캑캑 시늉을 하며 쳐다봄.
다친 부엉이를 보호하기 위해 둔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뜬봉샘 가는 아련한 봄길.
어느 분 말씀대로 봉사가 눈을 뜬 샘일까요?
동물과 사람 발에 붙어 씨를 더 멀리 퍼트릴 목적으로 길 위에 돋아난다는 질경이.
내 너의 동족을 멀리 실어 보내기로 약속하마.
금강발원지에서 소원도 하나씩 발원 하셨는지...
뜬봉샘 아랫말.
진안 가는 길, 시간이 여유로워 들렸던 논개사당 의암사.
사당 주변의 봄꽃이 사당을 등불처럼 밝혀주던 봄날
이곳 장수 태생의 주논개는 마을 훈장이던 주달문의 딸로 어머니는 밀양 박씨랍니다.
이러저리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송사에 휘말리고 이를 구해준 장수 현감 최경회의 첩이 된답니다.
임진왜란이 터지고, 의병장이 된 지아비 최경회를 뒷바라지 했고, 혁혁한 공을 쌓아
경상도우병사가 된 최경회를 따라 진주로 가게 된답니다.
하지만 2차 진주성 전투의 패배로 인해 최경회는 김천일 등과 남강에 투신 자결합니다.
왜장들이 승리에 도취하여 남강변 촉석루에서 술판을 벌일 때
주논개는 관기들 틈에 끼어들어 술에 취한 왜장중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꾀어내어
남강의 바위 위에 오릅니다.
로쿠스케를 끌어안은 주논개는 열손가락의 가락지를 맞물려 빠지지 않게 하고ㅡ
그대로 강물에 투신하여 순절하게 됩니다.
덧붙임)줄 그어진 부분은 장수군이 진주의 관기였던 논개의 출신성분을 미화시키기 위해
'지방전승'이란 출처로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논개 이야기를 최초로 전하는 유몽인의 어유야담은 진주 관기라 적고 있습니다.
주논개가 기생 출신성분이 부끄러워 없는 이야기를 꾸며낸 위선이라면
그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더 가엽게 느껴지네요.
자존감이란 모자란 부분에서 당당해질 때 더 높아지는 것인데 말이지요.
(저도 남에게 입바른 소리나 할 처지가 아니란 것 압니다. ^^;)
나도... (영어로 쓰려다가 놀라서 한글로.. ^^;)
아, 이 봄을 어찌할거나~~!
이 흉물스런 나무데크를 걷어버릴 수 있다면
내 가벼운 주머니를 더 덜어내도 좋을 것 같네요.
남들은 잘 모르는 연인의 길을 따라 마이산 암봉과 숫봉 사이 천황문까지...
이 길은 진안고원길 1코스 마이산길의 일부 구간이기도 합니다.
꽃보라 되어 사라지는 봄의 신부들.
내년에 다시보자, 너 만나기 위해
싫어도 한 살 더 먹고 찾아올께~~
은수사 청실배나무 배꽃이 만개한 귀한 봄날.
너나 없이 올려다보며 감탄하게 되는 은수사청실배나무.
태조 이성계가 마이산에서 기도를 마친 뒤 증표로 심은 씨앗이 은수사 청실배나무의 시작이 되었다고 하네요.
600년 되어 보이진 않으니, 손자쯤 될까요?
은수사 무량수전을 호위하듯 가지를 뻗은 소나무.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 혼자 쌓은 것으로 알려진 80여 개의 돌답이 수호하는 탑사.
100년이 넘었는데도 쓰러지는 탑이 없어 더욱 신기하다는 탑사.
그 당시 사람 키의 세 배가 넘는 크기의 대웅전 뒤 천지탑을 어떻게 쌓았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어 불가사의로 불리는 곳.
낮에 돌을 모으고, 밤에 탑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답니다.
천지탑까지 올라갔다 옵니다.
사람 없을 때도 여러 번 갔던 탑사인데,
이날은 무슨 청승인지 이 북적이는 인파를 뚫고 올라갔을까요.
벚꽃으로 유명한 탑영저수지 가는 길.
듣던대로 대단한 봄을 피워내는 곳입니다.
봄꽃 핀 탑영저수지에서 오리배 여유롭게 저어볼 날이 오길...
사진 촬영도 잘 하시지만 스스로 피사체가 되어 감각적으로 자리를 찾는 분. ^^;;
축구계의 손흥민이라고나 할까? ^^
아름다운 날의 기억을 업그레이드하여 다시 즐겁게 놀 수 있길 기대합니다.
환한 봄날의 기억,
후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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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봄을 어찌할까나....
봄spring을 봄see으로도 믿어지지 않음을...
무심히 보려해도
무심할 수 없는 봄의 예쁨을
이리도 환희롭게 담아 주신 발견이님
감사드려요^.~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사진으로는 쨉이 안되는 큰 감동이었어요. 그냥 울고 싶었다는...
지난 2일간 감흠이 아직까지 가네요, 이제야 저도 길고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느꼈습니다
저는 요 며칠 관련 기사들을 쓰느라 다시 한번 그 길의 느낌에 빠져서 허우적 댔습니다. ㅎㅎ
압축후기까지 끝내야 발견이님의 하나의 여행 기획이 끝나는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길벗들이 마냥 행복했구요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압축후기 끝내고 무주, 진안, 장수를 각각 원고지 25매씩 기사를 쓰는 바람에 아주 길~게 갔습니다. 아직 장수는 원고 손도 못댔네요. ㅎ
올봄은 발견이님의 1박2일 여행에서 꽃길과 꽃향기에 취해서 두고두고 기억 하고픈 봄날 이네요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요
저도 아주 오~~래 기억 속에 남을 멋진 봄날의 기억이었습니다. ^^
봄봄봄 봄
봄봄봄 또 봄
봄봄봄 또또 봄
봄봄봄봄봄 보구 또 봄
봄봄봄봄봄 원없이 또 봄
자꾸 봐도 봄봄봄 또 봄봄
그래도 내 눈은 안 아파요
봄봄봄봄봄
예쁜 얼굴은 아푸다네요
너무 예뻐서 아파요
너무 예쁘면 눈물도 나요
발견이님~~~
그 말씀, 모두 맞다네요 ㅋ
😂🤣
https://youtu.be/9A8ve-GYvnM
PLAY
세상 그 길이 참으로 눈물나도록 아름다웠어요. 기사 보내면서 다시 사진정리하며 봐도 또 봐도, 분명 봄은 그 봄인데..
아직도 행복했던 시간들이 가시지 않고 있죠~~
봄다운 봄을 흠뻑 느끼고 왔답니다 ~~
함께 했던분들이 좋으셔서 기쁨이 배가된것 같아요~~
발견이님 정말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수니꺼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방까지 일일이 다니시며
챙기고 덕분에 즐거운 여행
했습니다. 감사해요
수니꺼님 감사합니다
여러가지 보살핌으로 편안한 여행 했어요
어쩜 그리 세상은 아름다음으로 가득할 수 있던지요.
수니꺼님의 열심 봉사로 더욱 알차고 흥미롭고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감사에 감사를 얹습니다. 와우... ^^
우와~ 그 유명한 무.진.장 세 곳 모습을 압축하셨는데도 가히 환상적입니다.
제 고향 居昌을 갈 때마다 늘~ 자동차로 지나게 되는 茂州의 적상산 - 몽환적인 분위기인 - 과
작년 일산 동네 풍산산악회에서 버스 1대로 아내와 함께 찾았던 鎭安 馬耳山의 암/수 마이봉을
함미산성(강정대)부터 북부주차장까지 산행하고 직전에 있던 인공호수의 건너편에서 보신 나무
테크를 최악이라고 하셨군요. 건너편까지 못 가 봤는데.. 名品 압축 후기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앵배실님. 좋은 길에서 뵙길 기대해봅니다. ^^
한편의 서정시를 읽는 듯
아효. 이른 아침에 다녀가셨군요. 잘 들어가셨는지요?
얼릉 거뜬 회복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