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사장 ⓒ창원시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가 박완수 전 경남 창원시장을 새 대표이사(사장)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야당 국회의원들은 박 사장이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 측은 지난 20일 박 전 창원시장을 제6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전격 공시했다. 박 신임사장은 지난 6일 이미 선임됐으며 공식 임기는 선임일인 6일 기준으로 1년이다.
그러나 박 신임사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경선에 출마했던 전력이 있고 공항업무와 관련해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야당 국회의원들로부터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공사 홈페이지에 기재돼 있는 박 신임사장의 프로필에는 경남도청 경제통상국장이나 김해시 부시장, 창원시장 외 공항업무에 대한 경력이 전무하다. 학위 역시 행정학 박사로 공항의 업무와는 무관하다.
때문에 지난 17일 공사와 관련된 국정감사 진행 시 박 신임사장 임명을 두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소속된 야당 의원들이 맹렬히 공격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김경협 의원은 “경력, 지식, 전문성도 전혀 없고 항공·물류와는 무관한 ‘3무’ 인사가 공사 사장을 맡는다는 것은 자전거 면허자에게 비행기를 조종하라는 격으로 말이 안 된다”며 “전임 사장처럼 연봉만 챙기고 정치권으로 갈 생각이면 지금 당장 사퇴하고 고향에서 표심이나 잡으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같은 당 박수현 의원 역시 “이전까지 사장을 선임하는 데 평균 45일 정도가 걸렸던 것과 달리 박 사장은 서류 접수 후 2주 만에 검증을 거치지도 않고 속전속결로 진행됐다”면서 “스스로 사퇴한 다음 국민 앞에 재선임 절차를 밟는 것이 본인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의 경우 “사장 선임과 관련해 의혹이 있어 공사 측에 임명 관련 자료를 요구했더니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부분이 있기에 자료를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아 황당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미경 의원 역시 “공항공사에게 박 사장에 대한 선임 자료 제출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고 폐기했다던데 이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공사 측은 박 사장의 선임과 관련한 제반 자료 중 하나인 공사 내 임원 회의록 등 서류들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공사 내 임원추천위원회가 내린 결정이고 그대로 진행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낙하산 임명의 당위성을 위해 저지른 불법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연 김상희 의원은 “관련 법령과 내규 어느 조항에도 서류를 파기해도 된다는 규정이 없고 상식적으로 기재부에 제출해야 하는 공문서를 폐기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로 감사원 감사 청구와 검찰 고발을 추진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상 박 신임사장의 편인 여당 국회의원들도 아쉬운 점을 함께 드러냈다. 새누리당 소속 하태경 의원은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그 분야에 선임되는 것은 요즘 추세로 봤을 때 더더욱 부정적으로 보기 마련”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신임 사장이 업무를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려면 많이 공부하고 많이 긴장했어야 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의혹에 대해 박 신임사장은 “공항 업무에 대한 경력이 전무한 것은 명백한 사실로 이를 인정한다”면서도 “공항 직원들과 함께 마음을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인천공항은 한때 20%를 넘었던 환승률이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지난 5월에는 15%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전문지식을 갖춘 리더가 공사에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박 신임사장 선임은 현 상황을 생각해도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주요 중앙언론사들 역시 기사와 칼럼 등으로 박 신임사장의 선임을 비판하는 형국이다. 실례로 ‘문화일보’의 경우 최근 [우량 기업 인천공항공사까지 ‘낙하산’으로 흔들 셈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발표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