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이번에는 얼마나 쏠까' '93마일_94마일_95마일_96마일-?' 29일 오전 9시 5분(이하 한국시간)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상대로 시즌 4승에 재도전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가 이번에는 과연 얼마나 빠른 광속구를 뿌릴 것인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올 시즌 자신의 직구(포심 패스트볼) 최고구속인 96마일(155㎞)을 기록해 전성기 때의 스피드를 되찾았음을 알린 박찬호가 이번에는 97마일(156㎞) 이상을 던질 수 있을 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 한창 잘 나갈 때는 100마일(161㎞)까지 기록한 적도 있었고 97마일은 수시로 스피드건에 찍으며 '광속구 투수'로서 명성을 날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표적 광속구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평균 직구 빠르기는 94마일(151㎞) 안팎이었으나 일명 '라이징 패스트볼'로 불리우며 볼끝이 살아있는 직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런 박찬호가 2001년부터 허리 부상이 생기면서는 볼스피드가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텍사스로 이적한 첫 해인 2002년부터는 볼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져 직구를 주무기로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지난 해에는 부상자 명단에 오르내리면서 더욱 고생, 스피드는 잘해야 93마일(150㎞)을 간신히 찍는데 그쳤다.
지난 2년간 박찬호가 허리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한 번 떨어진 볼스피드는 끌어올리기가 힘들다"면서 박찬호가 직구 스피드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볼스피드를 94마일까지 회복하고 컨트롤만 가다듬으면 재기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여전히 직구 스피드를 전성기 때 만큼 끌어올리는 것에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지난 겨울부터 뼈를 깎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볼 스피드를 되살려냈다.
올 스프링 캠프에서 온 힘을 기울여 투구하면 간간이 94마일 이상의 공을 던져 재기 가능성을 엿보였고 허리 부상 재발로 5월 중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복귀한 최근에는 가벼운 동작으로 투구해도 96마일까지 전광판에 스피드를 새기고 있다.
봄에는 전력투구로 스피드를 냈다면 지금은 간결해진 투구동작에서도 더 빠른 공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는 지난 오클랜드전 후 인터뷰에서 '구속이 빨라지고 있다'는 물음에 "갈수록 힘이 붙는 느낌"이라고 밝히며 볼스피드 회복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는 숫자로 기록되는 스피드에 볼끝만 살아나면 전성기 때의 위력을 완전히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호가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승리행진을 펼치는 날이 머지않아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은 남은 등판이 2번밖에 안되는 것이 아쉽지만 내년 시즌에는 확실히 재기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한편 박찬호와 29일 맞붙는 애너하임 선발투수는 우완 켈빔 에스코바로 예고됐다.
에스코바는 현재 10승 12패, 방어율 3.88를 기록하고 있다.
박찬호가 김선우_서재응_백차승으로 이어진 추석 연휴 한국인 투수 승리 릴레이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기를 기대해본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폭탄뉴스.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