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표의문자로 발음기호가 1913년까지 없었다. 1913년, 중국어 주음기호를 만들어 사용하기전까지 중국에서는 한자의 음절을 두 토막을 내어 쉬운 한자 두개를 이용하여 주음하였다. 즉 음절 앞부분은 A라는 한자의 발음, 음절 뒷부분은 B라는 한자의 발음을 따서 주음하였는데 그것을 반절이라고 한다. 동국정운이 나오기전까지 한반도에서도 이러한 한자주음방법을 따랐다.
세종대왕도 처음에 이러한 반절법으로 홍무정운(명나라 초대황제 주원장의 연호를 따서 명나라의 바른 발음으로 한자자전을 만들려한 계획)을 편찬하려 헀지만, 중국 명나라의 한자발음은 이미 몽골족의 원나라를 거치면서 북방발음을 받아들여 상당히 북방화되어 있어 기존에 한반도에서 받아들인 송나라발음과는 틀어져있었다.(나라말씀이 중국에 달라 - 이 말은 뜻인즉 한자의 발음이 중국과 한국이 달랐다는 얘기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다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리하여 훈민정음을 창제하게 된다. 훈민정음은 사실상 "동국정운"이라는 한자자전의 주음기호로 창제되었다. 반절법에서 첫번째 한자의 음을 초성으로 하고 두번째 한자의 음을 중성과 종성으로 나누었는데 그 원인은 명나라의 발음은 이미 북방화되어 받침이 사라지고 있었기때문이다.
훈민정음의 창제목적은 사실상 한자의 발음을 한반도식으로 바르게 읽기 위한것이다. 훈민정음은 창제되어서 오래동안 문자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주음기호로 사용되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동국정운이다.
훈민정음의 창제는 외래어(당시는 중국어)의 대대적인 유입에 큰 작용을 하였다. 그 전에는 반절법으로 한자의 음을 표시하였기에 한문기초가 없으면 새로운 한자의 음은 표기할 엄두도 못내었었다. 그러나 훈민정음으로 발음을 표기한 동국정운이라는 한자자전이 나오면서 형편은 크게 달라졌다. 한자단어를 음역하여 사용하는 현상이 크게 늘었는데 지금의 영어단어를 음역하여 사용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즉 한글(훈민정음)의 창제는 외래어의 범람에 크게 기여했는데 요즘 한글날에 외래어의 남용을 비판하면서 세종대왕께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면 우스워죽겠다. 한글의 창제가 바로 외래어(한문)를 쉽게 유통시키기 위한것인데 말이다.
그리고 한글날에 더 웃긴 건...한국은 학계에서마저 글과 말을 혼용한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건 한글이지 한국말이 아니다. 단어는 말의 범주에 속한다.
한글로 적은 근본없는 외래어 내지 외국어...여기서 지적되어야 할 것은 외래어의 남용이지 한글의 사용과는 무관하다.
한글의 사용을 지적하고 싶으면 한자 내지 영문스페링의 남용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지 않았다면 현재 음역을 기본으로한 외래어유입이 이렇게 신속할 수 있겠는가?
중국처럼 의역과 음역을 결합한 외래어유입은 아주 아주 속도가 느리고 한국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중국은 외래어를 통한 외래문화이해도가 한국보다 훨씬 느리다.
외래어의 대량 유입은 외래문화의 유입을 촉진한다.
외래어의 대량 유입 내지 외래어남용이 죄악이라면 그 죄악의 괴수는 세종대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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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당나라때부터 인도로부터 불경을 들여다 번역하면서 산스크리트어에 어원을 둔 음역단어들이 중국어에 많이 유입되었다.
그것이 다시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한국어에 현재 산스크리트어에 어원을 둔 한자음역어가 많다. 그것을 찾아서 한국어와 산스크리트어의 관계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불쌍하다.
그리고 음역한 외래어의 대량 사용을 외래어남용이라고 비판하는 표준국어쟁이들이 참 불쌍하다.
그 몇마디 안 되는 [순 우리말]에 기대어 먹고사는 인간들이, 선진문물의 유입을 비판하다니?
표음문자로서의 훈민정음의 진정한 의미는
표의문자로 기록하던 한문과 이두표기보다 훨씬 신속하게 외래문화를 접수하고 전파할 수 있다는데 있다.
한국어의 [컴퓨터]라는 외래어의 전파속도는 중국어의 [電腦]라는 중국식단어의 전파속도보다 훨씬 빨랐고
그와 관련된 IT용어들의 음역단어들의 전파속도가 중국어의 중국식으로 만들어진 IT용어보다 훨씬 빨랐기때문에
한국 국내에서의 외국의 선진문물의 전파속도는 중국의 국내에서의 외국의 선진문물의 전파속도보다 훨씬 신속하였다.
외래어의 유입과 대량 사용이 죄악이란 말인가?
중국어 번역사 송맨
http://cafe.daum.net/transauction/CYvr/420
첫댓글 송맨님의 정곡을 찌르는 논지에 늘 감탄합니다. 문자와 말을 구분하니 한글의 의미가 아주 명확해 지네요.
외래어의 유입 내지 남용이 죄악이란 말인가?
남용에 원래 ""를 쳐야 하는데 말이죠.
사실 외래어가 범람한 시기는 바로 가장 많은 발전과 변화를 가져온 시기입니다.
개방적 사회의 가장 뚜렷한 징표가 바로 [외래어]의 범람이죠.
국어학을 먹고 사는 인간들이 사전적 문화어로 만드는 것을 기다렸다면...세월이 다 갔겠죠.
일본어식 기술영어의 범람은 한국의 근대화와 궤를 같이했고
IT용어의 외래어남용은 한국을 IT강국으로 만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