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질주하는 ‘K 농기계' 대동·TYM “생산량이 주문량 못 따라가”
상반기 수출 규모 사상 최대, 하반기 전망도 ‘맑음’
대동의 글로벌 농기계 브랜드 '카이오티(KIOTI)' 트랙터로 작업 중인 모습. /대동 제공
권오은 기자
입력 2021.07.16 10:00
대동 (11,700원 ▲ 450 4.00%)과 TYM (2,080원 ▲ 30 1.46%) 등 한국 농기계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상반기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사전주문 물량을 공급하기도 빠듯한 상황이어서 하반기까지 실적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트랙터 수출액은 5억1522만달러(약 59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3억2382만달러보다 59.1%, 2019년 상반기 3억1945만달러보다 61.3% 늘었다. 특히 미국 시장은 2019년 상반기 1억9474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3억8022만달러로 2년새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업체별로 보면 대동은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 트랙터·운반차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6%가량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대동의 미국 트랙터·운반차 수출 규모는 2016년 7600대 → 2017년 9400대 → 2018년 1만500대 → 2019년 1만1900대 → 2020년 1만6600대 등 꾸준히 늘고 있다. TYM도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트랙터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농기계 업계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정원 관리 등의 수요가 커지면서 소형 트랙터를 찾는 고객이 늘었고, 국내 농기계 수출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 국내 농기계의 브랜드 인지도가 꾸준히 성장한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동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100마력 이하 트랙터를 주로 판매하는데, 2010년부터 ‘카이오티(KIOTI)’ 브랜드 마케팅을 단계적으로 강화해왔다. 대동 관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경기장에 지난해부터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TYM 역시 소형 트랙터를 중심으로 현지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TYM 관계자는 “올해 소형 트랙터 ‘T25′를 출시했는데 시장 반응이 뜨겁다”며 “동양물산기업에서 사명을 변경하면서 BI(Brand identity)와 CI(corporate identity)를 교체한 것도 마케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972억원,영업이익이 262억원으로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수출은 2019년 앙골로 농기계 수출프로젝트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분기 1억달러를 넘겼다. TYM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152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체로 1분기보다 농번기에 진입한 2분기 실적이 더 좋은 만큼 올해 2분기에는 실적이 더 성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전주문 물량이 밀려있어 올해 하반기까지 ‘수출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수출 주문량에 비해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해 2분기 계약 물량을 이월한 사례도 적지 않다”며 “하반기까지 수출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