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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문을 열고 들어와 "약사님, 요즘 너무 우울해요"라고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환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실제 임상적으로 우울증 환자의 약 2/3는 기분 저하보다 신체적 증상을 더 호소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절반정도가 신체 통증을 동반하며, 이들 중 적지 않은 환자는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실제 약국은 그 어느 곳보다 우울증 환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일 수 있다.
가면성 우울증을 벗기는 주요 시그널
이러한 환자의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 증상을 알아차리기 위한 시그널은 다음 <그림1>과 같다.
우선 원인 불명의 두통이나 만성적인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근육통, 관절통, 어지럼증 등이 전형적인 신체화 증상이다.
또한 "심장이 벌렁거린다"거나 "가슴이 뛰고 불안하다"는 심계항진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면의 질 또한 급격히 저하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무기력함이 극심한 것이 특징이다. “몸이 솜뭉치처럼 축 처진다”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고 출근하는 것이 지옥 같다”며 에너지나 의욕의 고갈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하거나 기억력 감퇴를 호소한다. 대사 측면에서는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반대로 폭식하는 경향을 보이며 체중의 급감이나 급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가면성 우울증 환자들은 약사에게 슬픔이나 흥미 상실 같은 직접적인 감정 단어를 언급하기보다 스트레스로 현재 불편함을 설명하며 감정적 노출을 회피하기도 한다.
우울증 위험군의 Screening
위의 증상을 보이면서 우울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상담할 때 우선되어야 하는 약사의 중요한 역할은 위험군 분류와 적절한 치료 연계이다. 이때 약국현장에서 상담을 통해 PHQ-2에서 PHQ-9으로 연계되는 선별과 평가법을 사용하면 좋다. 이러한 약국에서의 Screening은 의학적 진단을 내리기 위함이 아니라, 환자가 호소하는 신체 증상이 정서적 우울감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설명함으로써 환자에게 정확한 상담과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1단계: PHQ-2를 통한 신속 선별
먼저 상담 과정에서 지난 2주간 기분 저하와 흥미 상실여부를 묻는 두 가지 핵심 질문을 던진다. 각 문항은 0점에서 3점으로 평가하며, 합산 점수가 3점 이상일 경우 주요 우울 장애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하고 심화 단계인 PHQ-9으로 전환한다.
2단계: PHQ-9을 통한 평가
PHQ-9은 우울증의 임상 양상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는 도구이다. 총점에 따른 중증도와 가이드는 다음과 같다.
PHQ-9 점수가 5~9점 사이인 경도 우울(Mild Depression) 단계의 환자가 약국 상담의 가장 적절한 대상이다. 이들은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불편함을 느끼지만, 아직 전문의약품을 시작하기에는 심리적 저항감이 크거나 증상이 경미한 상태이다.
우울증 완화 일반의약품
우울증의 적응증이 있는 주요 일반의약품은 다음 <표>와 같다.
1. 세인트존스워트(Saint John’s Wort)
현재 유통되는 세인트존스워트 성분의 일반의약품(마인트롤정, 노이로민정)은 80% 메탄올 건조엑스 300mg을 주성분으로 한다. 단일제제의 허가된 효능·효과는 불안 및 무기력 상태의 완화, 그리고 가볍고 일시적인 우울 증상의 완화이다.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심리적 피로감과 의욕 저하가 나타나는 무기력증을 초기 단계에서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훼라민큐와 같은 서양승마와의 복합제는 여성의 갱년기 증상 완화와 생리전 불쾌감 완화로 효능·효과를 허가 받았다. 안면홍조나 발한 같은 신체적 증상은 물론 갱년기에 수반되는 정신적 긴장, 신경과민, 집중력 부족, 불면, 불안 및 우울 증상, 그리고 생리 전의 불쾌감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1) 세인트존스워트란
세인트존스워트(St. John’s Wort, 학명: Hypericum perforatum)는 ‘성 요한의 풀’ 이라고도 불리는 다년생 식물로 유럽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우울증, 무기력증, 불면증 등의 증상 개선에 사용되어 온 생약제제로 현대에서도 과학적인 임상연구로 효과가 입증돼 사용되고 있다.
(2) 세인트존스워트의 유효 성분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에는 최소 10개 이상의 생리활성물질이 함유돼 있으며, 핵심 유효 성분은 히퍼포린(Hyperforin), 히페리신(Hypericin), 루틴(rutin), 퀘르세틴(quercetin) 등이다.
히퍼포린(Hyperforin)은 플로로글루시놀유도체에 속하는 성분으로 임상적 항우울 효과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성분으로, 용량 의존적으로 항우울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PXR(Pregnane X Receptor) 활성화를 통해 CYP3A4와 P-glycoprotein을 유도하는 주요 원인 성분이기도 하다. 추출 후 약 13주가 지나면 산화로 함량이 소실되므로 제제의 안정성이 중요하다.
히페리신(Hypericin)은 나프토디안트론계열 성분으로 대부분의 표준화 추출물은 히페리신 0.2~0.3% 기준으로 규격화된다. 이 성분은 광과민반응(photosensitivity)과 관련되며, PXR 활성화에 대한 기여는 적은 것으로 확인된다. 그 외 기타 성분으로는 루틴(rutin), 퀘르세틴(quercetin), 캠페롤(kaempferol), 하이페로사이드(hyperoside) 등의 플라보노이드가 있으며, 이들은 항산화 및 보조적 약리 활성에 기여한다.
(3) 세인트존스워트의 작용 기전
세인트존스워트의 항우울 효과는 단일 기전으로 설명되기보다 여러 약리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
• 신경전달물질 재흡수 억제: 가장 중요한 기전은 히퍼포린에 의한 신경전달물질 재흡수 억제이다. 세인트존스워트는 세로토닌(5-HT), 노르에피네프린(NE), 도파민(DA)뿐 아니라 GABA와 글루타메이트의 시냅스 재흡수를 비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퍼포린은 TRPC6 채널을 활성화하여 세포 내 나트륨과 칼슘 유입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 신경전달물질 재흡수에 필요한 나트륨 농도 구배를 약화시켜 재흡수를 억제한다고 제시된다.
• 효소 및 수용체 조절: 모노아민 대사와 관련된 효소 및 수용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수용체 수준에서는 GABA-A 및 GABA-B 수용체에 결합해 GABA 리간드의 결합을 억제하는 작용이 보고돼 있다. 또한 동물대상 연구에서 장기 투여 시에는 전두엽 피질에서 5-HT₂ 수용체 밀도가 증가하고 β-아드레날린 수용체는 하향조절됨을 보여주었다.
• HPA 축 및 염증 반응 조절: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활성을 조절해 코르티솔과 ACTH 분비를 낮추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방출을 억제하는 작용도 보고돼 있다.
(4) 항우울 효과의 임상적 근거
• 우울증 전형 증상 개선: 3250명을 대상으로 연구에서는 우울, 불안, 입면장애, 수면유지장애, 두통, 심통, 발한, 위장관증상 등 8가지 전형적인 신체 증상들이 복용 후 4주 시점에서 치료 전과 비교해 뚜렷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우울과 불안 수치가 크게 개선됐을 뿐 아니라, 불면증과 두통 등 신체적 고통을 동반하는 증상들에서도 고른 호전 양상을 나타냈다.
• 항우울제 설트랄린(Sertraline) 비교한 임상 시험 결과: 30명의 경도~중등도 우울증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무작위 파일럿시험에서는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군과 sertraline군 모두에서 HAM-D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했고, 두 군 간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소규모 파일럿 연구임을 고려해야 한다.
(5) 약물 상호 작용
약국에서 환자에게 세인트존스워트 제제를 권하거나 복약 상담을 진행할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은 광범위한 약물 상호작용일 것이다.
세인트존스워트의 핵심 성분인 히퍼포린은 세포 내 핵 수용체인 PXR (Pregnane X Receptor)에 결합해 이를 강력하게 활성화한다. 활성화된 PXR은 간과 장내에서 약물 대사 효소인 CYP3A4, CYP2C9, CYP2C19 와 약물 배출 수송체인 P-당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한다. 결과적으로 병용 약물의 대사를 가속화하고 배출을 촉진해, 해당 약물이 충분한 치료 농도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러한 유도 효과는 보통 1~2주 내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중단 후에도 1주 이상 지속될 수 있다.
또한 약동학적 상호작용 외에도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 때문에 세로토닌계 약물과 병용 시 세로토닌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세로토닌 증후군의 위험성이 있다.
상호작용에 의해 약효가 감소되거나 증가되는 대표적인 약물은 다음과 같다.
(6) 금기 및 주의 사항
심한 우울증 환자, 피부 광과민 반응 병력이 있는 사람, 임부 및 임신가능성이 있는 여성 또는 수유부, 12세 미만 어린이에는 복용해서는 안 된다. 복용 중에는 광과민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장시간 일광 노출, 태양광램프, 선탠침대와 같은 강한 자외선 노출을 피해야 한다. 드물게 알레르기 피부반응, 광과민반응, 피로, 불안, 졸음, 초조, 위장관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면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7) 이런 환자에게 권하자
세인트존스워트는 정신과 방문에 부담을 느끼는 초기 경도 및 중등도 우울증 환자에게 약국에서 권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특히 12세 이상의 소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수면장애, 주의력 저하, 무기력 등 8가지 주요 증상에 대해 개선 효과를 입증하여 학업 스트레스가 큰 청소년기 환자들에게도 고려해볼 수 있다. 안면 홍조의 빈도와 지속 시간, 중증도를 유의미하게 낮추고 갱년기 삶의 질 지수(MENQOL)를 개선하므로, 호르몬 요법이 어렵거나 원치 않는 폐경기 여성에게도 도움이 된다. 과도한 업무 및 스트레스로 인해 만성적인 피로와 무기력증,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번아웃 증후군 환자에게도 권할 수 있다.
2. 반하후박탕
(1) 반하후박탕이란?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은 동양 의학의 고전인 장중경의 ‘금궤요략(金櫃要略)’에 처음 기록된 이후, 약 1800년 동안 신경증적 증상과 소화기 질환을 치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전통 처방이다. 이 처방은 ‘매핵기(梅核氣)’, 즉 인후부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나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상태를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제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매핵기 증상은 단순한 국소 부위의 이상이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와 정서적 울체로 인해 발생하는 자율신경계 불균형 및 우울, 불안 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 우울증에서 반하후박탕의 성분별 약리 작용
반하후박탕은 반하, 후박, 복령, 소엽, 생강의 다섯 가지 약재로 구성된 처방이다. 이 처방은 단순한 기분 저하를 넘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고 신경 염증을 억제하며 신경 가소성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통해 우울증을 완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제시된 처방이다.
• 후박(厚朴): 후박은 인사돌 플러스에도 포함된 약제로 소염기능과 부종제거에 효과가 있고 소화를 도와주는 제제로 알려져 있는데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후박의 마그놀롤과 호노키올은 BBB를 통과할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로, 중추신경계에서 강력한 항불안 및 항우울 작용의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이 성분들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저하된 전두엽과 해마의 세로토닌(5-HT) 수치를 유의하게 증가시키고 대사 산물인 5-HIAA 농도를 높여 전체적인 신경 전달 회전율을 개선한다. 또한 혈청 내 코르티코스테론 농도를 낮추어 과활성화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을 정상화하며, GABAA 수용체를 조절하여 불안과 수면 장애를 완화한다.
• 소엽(蘇葉): 소엽은 차조기잎을 이라고도 말하는데 소엽에 함유된 로즈마린산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최근 장-뇌 축 조절을 통한 정신 건강 개선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뇌 내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더불어 소교세포의 과도한 활성을 막아 TNF-α, 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방출을 줄이고 5-HT1 및 GABA 수용체와의 상호작용과 BDNF/TrkB 경로 활성화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고 해마의 신경 발생 결손을 회복시킨다. 또한 소엽의 향기 성분인 페릴알데히드(Perillaldehyde)는 후각 자극을 통해 중추신경계의 기(氣) 순환을 돕고 즉각적인 항불안 효과를 발휘하여 처방의 효능을 보완한다.
• 생강(生薑): 주요 성분인 6-진저롤(6-Gingerol)은 전신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통해 우울증 환자가 겪는 신체적 통증과 불편감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위장관 평활근의 경련을 완화하여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감 같은 신체 증상을 개선한다.
• 복령(茯苓): 복령의 파키믹산 (Pachymic acid)와 GABA-A 관련 수면 촉진 가능성이 있다. 설치류 연구에서 복령 추출물과 pachymic acid는 총 수면시간·NREM 수면 증가, GABA-A 관련 변화를 보였다.
• 반하(半夏): 반하의 주요 성분인 알칼로이드와 베타-시토스테롤 등은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억제하여 진정 작용을 나타내며, 구토 중추를 조절하고 위장관 운동 기능을 정상화하고 처방 내 다른 약재들과 협력하여 정체된 기운을 소통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3) 이런 환자에게 권하자
모든 경증 우울 환자에게 반하후박탕이 정답은 아니다. 단순히 기분이 저하된 상태를 넘어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이 막히고 정체되어 목과 가슴, 배가 답답하고 무거운 증상을 호소하는 신경성 우울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환자가 화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보다는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워 한숨을 자주 쉬는 양상의 우울이나 불안을 보인다면 이 처방의 우선적인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상담 중 환자가 우울감이나 불안을 호소하면서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목을 만지거나 “신경만 쓰면 목이 조여오고 답답하다”고 표현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거나 복부 팽만, 오심, 식욕 부진과 같은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을 동반한 우울감을 호소한다면 반하후박탕을 고려할 수 있다.
3. 천왕보심단
천왕보심단은 원지, 산조인, 오미자, 단삼, 천문동, 맥문동, 현삼, 길경, 백자인, 황련, 인삼, 생지황, 당귀, 복령의 14종의 생약으로 구성된 처방이다. 국내 허가된 효능·효과는 ‘불면, 불안, 초조, 목마름, 두근거림, 숨참, 신경쇠약, 건망, 번열’로 우울증 자체는 허가 적응증으로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실제 약국 현장에서 우울증의 핵심 증상인 불안, 불면, 초조함이 동반된 경우나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심의 음액이 고갈된 상태의 환자에게 다빈도로 사용되고 있어 간단히 정리해 본다.
(1) 항우울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
• 항우울제 플루오세틴(fluoxetine)과 비교한 임상 시험 결과: 뇌졸중 후 우울증 환자 113명을 모집한 연구 결과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비열등성 임상시험/25명을 제외한 88명이 천왕보심단군과 플루옥세틴군에 배정되었고, 63명이 연구를 완료) 천왕보심단은 BDI와 HAM-D에서 통계적으로 플루오세틴에 비해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입증했다. 또한 효과는 복용 시작 4주 차부터 유의미한 증상 개선이 관찰되기 시작했고 치료 효과는 16주까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2) 이런 환자에게 권하자
역시 약국에 오는 모든 우울 호소 환자에게 천왕보심단이 정답은 아니다. 천왕보심단은 단순히 기분이 저하된 상태 전반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우울감과 함께 불면, 불안, 초조, 두근거림, 숨참, 입마름, 가슴이 답답하고 달아오르는 번열, 건망, 쉽게 지치는 신경쇠약 양상이 전면에 나타나는 환자에서 보조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제제이다.
실제 환자가 “생각이 많아 잠이 얕고 자주 깬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괜히 불안하다” “예민하고 초조한데 기운도 없고 자꾸 깜빡한다” “잠을 못 자면서 입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경우에 더 적합하다.
통합약료의 전문가, 약사의 우울증 상담
현대 사회에서 우울증은 더 이상 단순한 기분 저하가 아닌, 다양한 생리학적 불균형을 동반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약국은 이러한 환자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문턱 낮게 방문할 수 있는 현장이다.
우울증의 상담은 환자의 이러한 신호를 놓치지 않는 감별력과 의학적 평가가 필요한 상태를 구별하는 과정과 함께 환자의 기저 질환과 복용 중인 약물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약물 상호작용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가장 안전한 복용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까지 포함돼야 한다.
약사의 탄탄한 학술적 토대 위에 환자에 대한 깊은 공감이 더해질 때, 우울증 환자에게 가장 전문적이고 따뜻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피로감으로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면…
'마인트롤정'의 약국 적용
마인트롤 Case #1.
# 간영양제 찾는 40대 초반 직장인 남성
# 처음 호소 증상: 비타민을 챙겨 먹어도 극심한 피로감이 있음
# 상담에 따른 환자의 추가 증상
- 최근 업무량과 야근도 많아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음
- 예전엔 안 그랬는데 주말에는 아무 것도 안하고 누워 있고 싶음
- 건강 검진에서 간수치 이상 없고 최근 술자리도 많이 없었음
상담 내용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조절 기능이 무너졌기 때문임을 설명했고 육체 피로 개선 뿐만 아니라 호르몬 및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근본적인 원인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스트레스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을 함께 부신건강과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약물요법을 안내했다.
약사의 선택
✓ 단순 피로보다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정서적 소진이 동반된 상태라고 보고 마인트롤정을 선택
✓ 세인트존스워트가 혈중농도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해당 약물을 복용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
✓ 에너지 생성과 대사를 보조할 수 있도록 비타민B군과 부신의 기능을 도와주고 긴장 완화와 수면관리를 위해 마그네슘 제제도 같이 추천
✓ 단기간 복용만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복용 중 기존 약을 새로 시작하거나 변경할 때는 반드시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는 점을 안내
✓ 수면 위생 관리, 규칙적인 식사, 가벼운 운동, 휴식 시간 확보 같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도록 지도
무기력증과 코티솔
# 무기력증이란?
단순 피로를 넘어 에너지와 동기, 감정의 활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는 병리적 상태이다. 생물학적으로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HPA 축의 기능 부전과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주요 기전이며, 심리학적으로는 학습된 무기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인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특히 국내 40대 이상 중년 남성 4명 중 1명이 이를 경험할 정도로 빈번하게 나타나는 우울증의 초기 신호이기도 하다.
이를 방치하면 삶의 질 저하와 심각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무감동이나 흥미 상실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번아웃이나 우울증으로의 이행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초기 관리와 약물적 보조를 통한 원인 치료가 강력히 권장된다.
인체가 스트레스를 감지하면 뇌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가 자극되어 부신피질에서 생존 호르몬인 코티솔을 분비한다. 코티솔은 혈압과 혈당을 높여 신체가 위기 상황에 대응하도록 돕는 방어 기제이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HPA 축의 과부하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혈중 코티솔 농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신체는 이를 상시 비상사태로 인식하여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게 되고, 결국 실제 에너지가 바닥나는 고갈 상태에 직면한다.
아울러 과도한 코티솔은 기분과 의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및 도파민의 활성을 직접적으로 저해하여 정서적 탈진과 심리적 불안을 유발하고 이러한 만성적인 코티솔 불균형은 신체적 피로를 넘어 서 병리적 무기력 상태를 고착화시킨다.
마인트롤정의 임상 근거
세인트존스워트 건조엑스를 2주간 투여한 후 체내 코티솔 수치의 변화를 측정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조군의 코티솔 농도는 168ng/g으로 나타난 반면, 세인트존스워트 투여군은 84ng/g을 기록하여 코티솔 분비량이 50%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즉 마인트롤정이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과부하된 HPA축의 기능을 정상화하여 무기력증을 유발하는 코티솔 불균형을 직접적으로 개선함으로써 환자의 심리적·신체적 활력을 회복시키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마인트롤 Case #2.
# 멜라토닌을 찾는 50대 중반 여성
# 처음 호소 증상: 밤에 여러 걱정이 떠오르며 잠들기 어려움
# 상담에 따른 환자의 추가 증상
- 최근 폐경이 됐고 수험생 아이로 인해 신경 쓸 일이 많음
-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초조하고 불안함을 호소
- 안면 홍조나 발한 증상은 심하지 않고 생활 시 불편함 없음
상담 내용
처음에는 멜라토닌을 찾으며 잠들기 어려운 증상을 주로 호소했으나, 상담을 진행하면서 단순한 수면 문제보다는 폐경 이행기 이후 나타난 심리적 변화가 더 중심에 있는 경우로 판단할 수 있었다. 환자 본인은 우울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상담 과정에서 기분 저하와 정서적 소진이 함께 동반된 상태로 해석할 수 있었고, 감별 과정에서 자가 치료를 우선 시도해볼 수 있는 범위로 판단됐다. 단순 수면 호르몬 보충보다는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감정의 활력을 되찾고 숙면의 질을 높이는 세인트존스워트 제제에 대해 설명했고 이와 함께 수면 위생 관리, 규칙적인 식사, 카페인 섭취 조절, 낮 시간의 가벼운 운동, 혼자 감정을 오래 쌓아두지 않도록 하는 스트레스 관리 등 비약물요법도 함께 권장했다.
약사의 선택
✓ 폐경기 여성의 심리적 불안, 우울감, 초조함 및 이로 인한 수면 장애 개선에 마인트롤정 선택
✓ 혈관운동성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고, 불안감·예민함·기분 저하가 중심 증상이었던 점을 고려함
✓ 자가 치료 범위를 벗어나는 중증 우울 증상이나 즉시 진료가 필요한 위험 신호가 없는지도 함께 점검함
✓ 세인트존스워트와 상호작용이 있는 약물 복용 없음을 확인
✓ 단기간에 판단하기보다 약 2개월 정도는 꾸준히 복용하면서 변화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함
마인트롤정의 임상 근거
세인트존스워트를 복용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6주간 추적 관찰한 결과, 복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리적 증상의 개선 효과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HAM-D** Score를 기준으로 증상 개선율을 분석했을 때, 복용 2주 후에는 48%, 4주 후에는 66%의 감소를 보였으며, 6주 후에는 82%에 달하는 개선율을 기록했다. 마인트롤정이 단기적인 완화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복용을 통해 심리적 불안정 상태를 안정적으로 회복시킴을 알 수 있다.
또한 복용 6주 후 실시한 효능 평가에서 임상의의 87.6%가 긍정적인 반응(아주 좋음+좋음)을 보였으며, 복용자의 82.0% 역시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임상 결과 마인트롤정의 임상적 효능을 위해서는 최소 4~6주 이상의 꾸준한 복용을 권장한다.
**HAM-D: 해밀턴 우울증 평가척도로, 우울감·불안·불면·신체 증상 등을 종합해 우울증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임상 척도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하며, 치료 전후 점수 변화는 항우울 효과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된다.
참고 문헌
1. Ng QX, et al. J Affect Disord. 2017;210:2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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