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위 탈꼴찌 치열한 싸움을 일컫는 신조어
8년간 꼴찌 한 LG·롯데·KIA는 ‘엘롯기 동맹’
사못쓰, 로나쌩. 까방권….
무슨 뜻일까.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들이다. 그라운드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야구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말 야구’의 향연이 벌어진다. 프로야구 관련 신종 용어들을 정리한다.
◆“야구 좀 잘하세요”=팬들로부터 비아냥을 받기에 딱 좋은 대상은 역시 성적이 나쁜 팀이나 선수들이다. 대표적인 용어는 ‘엘롯기 동맹’. 꼴찌팀을 일컫는 말이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꼴찌팀은 LG(2006, 2008년)와 롯데(2001~2004년), KIA(2005, 2007년)였다. 특히 2007년 LG·롯데·KIA가 각각 5, 7, 8위에 머물자 팬들은 “참 끈끈하게 아래에서 잘 뭉친다”며 팀 이름의 앞 글자를 딴 뒤 ‘동맹’이란 단어를 붙였다.
롯데를 비아냥거리는 용어는 또 있다. ‘롯데만 나오면 쌩큐’의 준말인 ‘로나쌩’이다. 현역 시절 롯데전 20연승을 기록한 선동열 삼성 감독은 ‘명예 회장’으로 추대됐다. 전임 회장은 전병호 삼성 투수코치다. 현역 시절 롯데에 유독 강했다. 네티즌들은 또 7, 8위들의 탈꼴찌 싸움을 ‘단두대 매치’라고 표현한다. 맞대결에서 지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단어다.
마운드에서 불을 지르는 마무리 투수들은 ‘작가’로 불린다. 아무도 예기치 못한 드라마 같은 승부를 연출한다는 의미에서다. 지난해 임경완(롯데)과 정재훈(두산)·우규민(LG)이 세이브를 날렸을 때 팬들은 그들을 임작가·정작가·우작가로 불렀다. 임경완이 몇 경기 좋은 성적을 올리면 “임작가 요즘 절필했다며?”라고 반응했다.
◆“열심히 뛴 선수에겐 박수를”=멋진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에게는 아낌 없는 칭찬을 보낸다. ‘까임 방지권’, 줄여서 ‘까방권’은 팬들에게 욕 먹지 않을 권리란 뜻이다. 눈부신 활약을 한 선수에게 붙이는 칭호다. 지난해 끝내기 안타를 친 이도형(한화)은 네티즌들로부터 한 달간 까방권을 얻었다. 박찬호·이승엽 같은 대스타들은 ‘평생’ 까방권을 소유한 선수들로 통한다.
‘타율 4할도 못 치는 쓰레기’란 뜻의 ‘사못쓰’는 얼핏 보면 욕 같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타율 4할에 육박하는 ‘타격의 달인’을 반대로 돌려 표현한 것이다. 운이 따르지 않는 선수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윤석민 어워드’는 잘 던지고도 패배가 많은 투수에게 주는 상이다. 윤석민(KIA)은 2007년 평균자책점 3.78로 호투했지만 7승18패로 최다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LG 봉중근이 유력한 후보다. 8일 현재 평균자책점 2위(2.66)를 달리면서도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7승(8패)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