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식물보호기사를 최종합격하여,
지금도 공부중인, 하지만 곧 합격하실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제 경험담을 몇자 적습니다.
먼저,
'초가사랑'을 비롯한
'주성철의 감자만들기', '청명한 달빛', '윤경이아빠의 농업사랑' 등의 카페 및 홈피와
박정호 진안군농업기술센터 선생님을 비롯한
생면부지의 여러 선배님들의 가르침와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위와 같은 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나는 사실 없을 겁니다.
저는 인문계고등학교를 나와
사회과학대를 졸업한
식물, 농업에 상관없는 서른을 훌쩍 넘긴 기혼의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러나, 2005년 봄.
더 늦기 전에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평소 나무와 화초를 좋아하는 제 성향에 맞게
농업계통 공무원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우연히 식물보호기사 자격증에 대해 알게 되고,
다급한 마음에 서점에 가서 부민문화사의 식물보호기사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인 관계로 공부는 거의 못하고 산업기사 필기시험 전날 문제만 풀어봤습니다.
근데, 모두들 기출문제를 달달 외우고 있고, 시험장에 부민책을 갖고온 사람은 저 뿐이더군요.
하지만 운좋게 턱걸이로 합격했습니다. 제대로 알지못하고 찍은 것이 많았는데 운으로 맞은 것 같습니다.
암튼 부민책은 그냥 아는 분 드려버리고, 기사시험도 접수하여 필기는 여러 홈피에 올라와 있는 기출문제로 했습니다.
그런데 기사는 수준이 높아서 인지 떨어졌습니다.
요컨대 필기시험은 기출문제 위주로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어쨋거나 산업기사필기는 합격했으니, 실기준비를 해야하는데 더욱 캄캄했습니다.
중학교이후 현미경을 본적도 없고, 병해충 사진자료는 볼때마다 헷갈리고,
그래서 내가 사는 곳의 가장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사정을 말씀드리고,
현미경도 만지작거리고(10분정도), 까운도 빌렸습니다.
실기시험장에 까운 갖고 온사람도 저 뿐이더군요.
암튼 문외한이 자기길을 찾아가기는 만만치 않더군요.
암튼 실기시험을 보았는데, DVD도 전혀 본적없는 것들이 나오고,
현미경은 앞사람들이 건드렸는지 내가 못보는 건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농약 맞추는 것도 찍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보기 좋게 1차는 낙방했습니다.
실기는 이런 것이구나 하며 경험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실기는 장난이 아니므로 좀더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먼저 박정호 진안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먼 곳이였지만 많은 분들이 경청을 하더군요.
산업기사는 해당없지만 습식처리를 하는 방법도 직접 하시면서 알려주시고,
현미경사용법, 농약희석방법 등 실질적인 내용을 친절히 잘 가르쳐주셨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들어야하는 강의입니다.
또, 인터넷에서 CD가 유통되는데 꼭 봐야합니다. 저도 초가사랑에서 제사정을 말씀드리고 정중히 요청하여 누구신지는 잘 모르나 제게 무료로 주셨으며, 저도 그 자료를 보고 누군가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농진청 곤충표본관에 가서 병해충사진을 모두 칼라프린터해서 출력했습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사진 자료를 암기할 수 없으니 눈으로 보고 또 봐서 눈에 익혔습니다.
현미경 병해충도 직접 그리면서 외웠습니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번호가 1번이여서 현미경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 병균이 잘 보였습니다. 아마도 운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참고로, 농약희석할때는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1회용비닐장갑을 일부러 사용했습니다. 감독관에게 잘보일려고 쇼를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최선을 시험에 임해보자는 제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2005년 겨울 산업기사를 최종합격했습니다.
DVD자료가 실기의 관건이므로 많은 사진자료를 봐야합니다. 시험장에 가면 전혀 못본 사진들이 많습니다. 농진청 사진, 산림청 나무병원 사진, 초가사랑의 사진들을 많이 봐야 합니다. 저는 보지 못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전공서적, 농약회사 팜플릿 등도 보더군요. 암튼 볼수있는 사진들은 다 봐야 합니다. 나중에 다 모으니 약 1,000장이 넘더군요.
다행히 자격증을 기반으로 하여 2006년에는 농업 관련 공무원으로 전직에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공부한 것이 아까워서 기사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언급했듯이 기출문제만 시험직전 이틀정도 눈에 익혀서
겨우 턱걸이 했습니다.
겸손의 글이 아니라 사실 모든 시험을 턱걸이했습니다.
비전공자가 어찌 많은 점수를 바라겠습니까?
암튼 올해 여름에 실기를, 산업기사 공부한 것처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낙방했습니다.
시험 수준도 산업기사와는 많이 다르고,
문제는 역시 DVD였습니다.
약 8개 정도 맞은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처음 하는 습식처리는 쉬웠습니다.
물론 집에서 깻잎을 연필칼로 자르는 연습을 해서 그런지 별로 어렵지 않았고, 시험 감독관도 별로 관심있게 보지 않고 핀셋과 메스 소독 열심히 하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DVD를 농진청만 봤던 것이 낭패의 원인이었습니다.
시험장을 나오는데 대학생들이 산림청 나무병원에서 사진문제 몇개 나왔다고 하더군요.
아는 사람 없이 혼자서 공부하는 사람의 맹점이 정보 부족인데 여러모로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나무병원 홈피에 가서 부지런이 사진 칼라 인쇄하여 눈에 익혔습니다.
2006년 11월 4일 **대 농대에서 마지막 시험을 보았습니다.
1교시, DVD시험은 내 생각으로 12개정도 맞은 것 같았습니다.
약 1시간동안 보는데 10분내로 아는것 모르는것 알게 됩니다. 운이 좋으면 컨닝도 가능하지만 그것이 맞는건지 잘 모르고, 컨닝하면 안되겠죠?
20문제중 9개는 병, 9개는 충, 2개는 잡초인데,
농진청, 나무병원 등에서 골고루 나온 것 같습니다.
잡초는 농약회사 팜플렛에서 나온듯합니다.
2교시, 시험장을 실험실로 옮겨서, 번호순서대로 2,3명씩 먼저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다른 방에서 대기합니다. 먼저 시험본 사람들과 몰래 대화가 가능했으나 별로 도움되는 말은 하지 않은 듯 합니다.
- 습식처리는 너무 쉽게 생각해서 인지 자주 소독하는 것도 빼먹었습니다.
클린벤치는 아예 없고, 비커에 알콜, 차염소나트륨, 멸균수 담아 있고, 원형배지는 많이 쌓여 있고, 샬레, 알콜램프, 메스, 핀셋이 있습니다.
자세한 순서는 홈피 자료 보시고, 미리 연습하시면 별로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 현미경판독에서 충 1문제는 총채벌레로 쉬웠는데, 병 3문제는 그림도 그리는데 이중 1문제는 노균병인것 같았고, 2문제는 처음 보는 사진이었습니다. 그냥 역병, 잿빛곰팡이병으로 적었습니다. 혹시 현미경 초점이 이상하면 감독관에게 맞춰달라고 조심스럽게 요청하면 점검해줍니다.
- 농약제형문제는 제일 쉽습니다. 라이타돌 모양의 "조립식"나왔습니다.
- 병충과 농약연결문제는 5문제가 나왔는데, 이 문제는 시험볼때마다 느끼지만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겨우 2문제 연결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홈피자료는 옛날 자료이어서 새로 나오는 농약명을 못따라간다는 생각입니다.
암튼 저는 농약이 하도 많아서 앞머리만 외웠습니다. 예컨대 사과,복숭아의 진딧물은 농약이 주론, 모노포, 아시트, 피리모, 프로펜, 푸라치오카브가 있으면, '진주모아피프푸' 이런 식으로 말을 만들어서 외웠습니다.
- 농약희석배수 문제는 유제와 수화제 2문제가 나옵니다.
전에는 1문제만 골라서 썼는데, 바뀐것 같습니다. 메프(유제) : 약제 20l에 약량 40ml이면, 1l회석시에 40/20=2ml, 희석배수는 20l=20,000ml/40ml=500배로 쓰면 됩니다.
근데 시험에서는 소수점까지 나오는 문제가 나와서 1.66ml를 반올림해서 1.7로 적었든가(?) 암튼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지만 소수점으로 나왔을 경우 답안작성요령은 시험전에 감독관이 설명이 해주므로 안심하시고, 나같은 경우, 소수점때문에 어려워하니까 감독관 선생님이 다시한번 생각해보라고 충고해주셔서 정답을 적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농약희석문제는 유제와 수화제중 감독관이 시키는 한가지를 하면 되는데,
포인트는 수화제(밀가루)는 유산지를 반으로 접어 저울에 올린후 0점을잡고 1스푼정도 정량하여 1g 맞춰 희석하고,
유제는 약제가 2ml면 메스실린더에 물은 998ml만 맞춰서 희석해야 합니다.
희석하는 도중에 담당관이 등번호를 떼고 시험은 끝납니다.
2교시도 대기시간빼고 약 40분정도면 끝납니다.
시험끝나면 바로 가지 말고, 비전공자의 경우 사람들과 문제에 대해 물어보고 정보를 알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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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는 어느 정도 만족했으나, 현미경과 농약연결문제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안심하지 못한채 1달이 지나 오늘 합격문자를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겨우 60점 넘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턱걸이는 잘합니다. ㅋㅋ
지난 2년동안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낀바가 참 많습니다.
1. 비전공자도 당당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2. 나이먹고 직장생활하면서도 틈나는대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3. 아는 만큼 보입니다. DVD와 현미경이 특히 그렇습니다.
4. 시험 수준이 갈수록 어려워 진다는 것을 느낍니다.
당연한 말씀이지만 가능한 많은 자료를 보시고, 외우지 못하더라도 눈에 익혀야 합니다. 천재도 아니고 어찌 그 많은 사진자료를 외웁니까? 반복해서 계속 눈에 익혀야 합니다.
이상,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겨우 턱걸이한 사람이 합격수기를 쓴다는 것이 우스울 수도 있지만
제 경험이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글을 보신 분들께 조만간 합격의 영광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이만 마무리 하겠습니다.
혹시 문의사항 있으시면 댓글 올려주세요.
아는대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2006. 12. 18
청솔에서
만허
첫댓글 고생하셨어요~ㅎㅎ
합격 후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한데요 ~ 습식처리 순서 나오는 홈피좀 알수있을까요 ? 저도 이번에 충북대에서 봤는데.. 미끄러 져서 ㅠ.ㅠ
어떤 분이 작성한 것인지 모르지만 실기에 관한 기본적인 자료를 첨부파일로 올렸습니다. 습식처리는 시험장소마다 준비물이 조금씩 차이가 있고,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다음 내용을 참고하세요. 먼저 핀셋과 메스를 알콜램프에 소독하고(중간중간 계속 소독),거름종이를 멸균수에 적혀 샬레에 넣어 배지를 먼저 만든 다음,병반을 십자로 5㎜ 크기로 4개 잘라 모두 차염나트륨에 넣고 15초간격으로 1개씩 빼서 멸균수에 소독해서 시계방향으로 배지위에 정렬하여 살례뚜껑을 덮어 시간과 이름을 쓰면 끝납니다.
자료 감사해요^^답답했었는데 그래도 감은 잡고 가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