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그리고 1박 2일의 처가 방문
9월 8일 월요일
오전 10시에 모란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모란역에서 내려서 광명역으로 가는 KTX 버스를 기다린다. 한 시간 후에 드디어 버스가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 30분 후 광명역에서 내렸다. 오늘 KTX는 12시 45분기차이다. KTX란 Korea Train Express의 약자로 급행 기차라는 뜻이다.
기차는 시속 300km로 달린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나는 처가에 갈 때 새마을호를 타고 다녔다. 기술의 발전은 끝이 없다. 스마트폰, KTX가 대표적인 예이다. 광명역에 일찍 도착해서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니까 KTX가 왔다.
우리가 탈 칸은 제일 뒤인 18호이다. 아침은 대충 먹고 배가 고픈데 과자와 도시락을 담은 카트는 함흥 차사이다. 동대구역 도착 30분 전에 카트가 도착했다. 나는 떡갈비를 아내는 오징어 도시락을 시켰다. 기차 여행의 묘미는 도시락이다. 나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식사를 했다.
벌써 동대구역이다. 나는 차에서 내렸다. 다시 영천역으로 가는 새마을호를 타야 하는데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는다. 인생은 인내의 연속이다. 한 시간 후 영천행 새마을호를 탔다. 40분 후 영천역에 도착했다. 영천역에는 형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처가는 1남 4녀이다. 아내는 얼굴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이다. 형님이 남자인데 제일 위이고 그 밑으로 딸이 넷이다. 형님은 코레일에서 근무하신다. 내가 연휴때 KTX를 쉽게 이용하는 것은 형님 덕분이다.
형님 차로 처가에 오니까 네시가 넘었다. 나는 장인, 장모님께 인사를 했다. 아침 10시에 떠나서 KTX를 탔는데 오후 4시에 도착했다. 시골은 슬로 시티(slow city)이다. 도시에서는 뭐가 그리 바쁜지 뭔가에 쫓겨 살아간다. 시골에 오니까 마음이 편하다.
영천은 무신인 노계 박인로와 포은 정몽주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조금 지나니까 아내의 남매들이 다 모였다.
형님은 코레일에 근무하시고 아내의 첫째 언니 남편은 시청에 근무하시고 둘째 언니 남편은 농심에 근무하시고 처제 남편은 화학 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사업을 하고 있다. 나는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장인 어른은 영천에서 논 농사도 지으시고 포도 농사도 지으신다. 농사를 지으시며 1남 4녀를 다 대학을 졸업시키셨다. 장인 어른은 정말 대단하시다.
저녁은 추어탕과 여러 음식들이었다. 경상도에서는 미꾸라지를 갈아서 국을 끓인다.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 시간이 지나서 모두 집으로 가셨다. 나는 처가에서 편안한 잠을 잤다.
9월 9일 화요일
아침에 잠에서 깨었다. 어제 저녁에 잘 먹어서 아침은 먹지 않았다. 처가에는 개 한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가 있는데 그 중 두 마리는 애완 고양이이다. 고양이 두 마리가 빗자루 위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다. 고양이에게 남은 고기를 주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점심을 먹고 TV를 보며 휴식을 취했다. 이제 성남으로 올라갈 시간이다. 농심에 계시는 형님 덕분에 올라올 때는 라면이 가방 가득이다. 아내 큰 형부가 우리를 동대구역으로 데려 간다고 오셨다.
나는 장인, 장모님께 인사 드리고 차에 탔다. 도로가 안 막혀서 동대구역에 빨리 도착했다. 기차에서 다시 도시락을 먹고 잠시 후 광명역에 도착했다. 나는 아내와 성남 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집에 도착했다.
나는 27세에 어머니께서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45세때 아버지께서 간암으로 돌아가셔서 부모님이 안 계신다. 장인, 장모님이 나에게는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다. 살아계시는 동안 잘 해 드려야 하는데 갈 때마다 송편, 참기름, 포도 등 많은 것을 받아 온다.
이게 부모님 마음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고 했던가? 앞으로는 장인, 장모님께 전화도 자주 하고 자주 찾아 뵈야겠다.
장인, 장모님! 좋은 세상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첫댓글 ㅎㅎ 편안한 추석 보내셨네요~~^^
영천이 정말 먼 곳이네요... ' 인생은 인내의 연속'이라는 귀절에서 많이 힘드셨을 두 분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효도하고 오셔서 뿌듯하시겠습니다. 여행기 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