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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鮮克有終)
시작이 없는 경우는 없지만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경우는 드물다는 뜻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처음은 누구나 노력하지만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라는 의미이다.
靡 : 없을 미(非/11)
不 : 아니 불(一/3)
有 : 있을 유(月/2)
初 : 처음 초(刀/5)
鮮 : 드물 선(魚/6)
克 : 이길 극(儿/5)
有 : 있을 유(月/2)
終 : 마칠 종(糹/5)
출전 : 시경(詩經) 대아(大雅) 탕(蕩)
미불유초(靡不有初)는 ‘처음이 있지 않는 것은 없다’는 뜻이고, 선극유종(鮮克有終)은 ‘능히 끝이 있는 것이 적다’는 뜻이다.
이 성어는 시경(詩經) 대아(大雅) 탕(蕩)에 나온다. 탕(蕩)은 팔장(八章)으로 첫 장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蕩蕩上帝, 下民之辟。
넓고 넓으신 상제는, 백성들의 임금이시라.
疾威上帝, 其命多辟。
포악한 상제는, 그 명이 사벽(邪辟)하다네.
天生烝民, 其命匪諶。
하늘이 백성을 내시니, 그 명을 믿을 수 없네.
靡不有初, 鮮克有終。
처음부터 착하지 않은 사람 없지만, 끝까지 착한 사람 드물기 때문이지.
유종(有終)은 원래 착한 본성을 끝까지 지켜 나간다는 뜻이었는데, 후에는 일을 끝까지 마무리 짓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진(晉)나라 영공(靈公)이 한때 무도했다. 영공에게 간(諫)하기 위해 내전으로 들어간 사계는 지나가는 영공의 앞으로 다가가서 넙죽 엎드렸다. 영공은 못 본 체하며 발길을 옮겼다. 세 번째 처마 밑까지 가서 엎드리자 그제야 겨우 알아차린 체했다.
사계가 말을 꺼내기 무섭게 영공은, "알았소. 내가 잘못했소. 앞으로 그러지 않겠소" 하고 입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사계는 영공의 그 말을 받아 이렇게 간곡히 호소했다. "사람이 누가 허물이 없겠습니까. 잘못하고 능히 고친다면 그보다 더 훌륭한 일은 없습니다. 시경(詩經)에도 말하기를 '처음을 갖지 않은 사람은 없으나 능히 끝을 얻는 사람이 적다'고 했습니다. 이 말만 보더라도 잘못을 바로잡는 사람이 드물 것 같습니다. 만일 임금께서 능히 끝을 맺으신다면 이는 이 나라의 복이옵니다."
즉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가 성공을 결심하고 열심히 하게 되지만, 끝까지 그 결심이 누그러지는 일이 없이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는 뜻이다.
사계가 인용한 말은 시경(詩經) 대아(大雅) 탕편(蕩篇)에 나오는 말로, 유종지미(有終之美)를 일컬은 것이다. '유종지미'라는 말은 도중에 그만두는 일이 없이 끝까지 견디어 나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어려운 것을 표현한 말이다.
◼ 선극유종(鮮克有終)
마무리를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춘추시대 진(晉) 영공(靈公)은 군주답지 않았다(不君). 많은 세금을 거둬 담장 치장에 썼다. 곰 발바닥 요리가 익지 않았다며 요리사를 죽였다. 멍석에 말은 주검을 부인에게 들고 조정을 지나게 했다. 조돈(趙盾)과 사계(士季)가 시신의 손을 봤다. 영공의 행실을 걱정했다.
조돈이 간언에 나섰다. 사계가 말렸다. "당신이 바른말을 하고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뒤이어 간언할 사람이 없소. 내가 먼저 나서겠다." 사계가 비판하자 영공은 "내 잘못을 안다. 장차 고치겠다"고 했다.
사계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누군들 잘못이 없겠습니까. 잘못을 고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시경(詩經)'에 '누구나 시작이 없지 않지만, 끝이 좋은 사람은 드물다(靡不有初 鮮克有終)'고 했습니다. 군주가 허물을 고치면 사직은 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공은 변하지 않았다. 조돈이 간언했다. 영공은 비난이 싫었다. 힘이 쎈 서예(鉏麑)에게 조돈을 제거하라 명했다. 서예가 새벽녘 조돈의 집을 찾았다. 침실 문으로 엿보니 조돈이 관복을 말끔히 입고 앉은 채 토막잠을 자고 있었다.
이를 본 서예가 돌아 나오며 "(조돈이) 임금 섬김을 잊지 않으니 백성의 주인이라 할 만하다. 백성의 주인을 해치면 충성스럽지 못하다. 임금의 명령을 어기면 신의롭지 못하다. 하나만 취한다면 내가 죽느니만 못하다." 서예는 회화나무에 머리를 찧어 자결했다.
조돈의 조카 조천(趙穿)이 복숭아밭에서 영공을 시해했다. 조돈이 국경을 건너기 전에 소식을 듣고 돌아왔다. 사관 동호(董狐)가 "(조천 아닌) 조돈이 임금을 시해했다"고 적었다.
조돈은 "아니다"며 부정했다. 동호는 "고위 관리인 그대가 국경을 넘지 않고 돌아왔으나 역적을 토벌하지 않았다. 자네가 아니면 누가 시해자인가"고 말했다. '동호직필(董狐直筆)'의 고사다.
공자(孔子)는 "동호는 훌륭한 사관이었다. 법도에 따라 적었다. 숨기지 않았다. 조돈은 어진 대부였다. 역사가의 글쓰기를 존중해 임금을 시해했다는 오명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2600여 년 전 춘추좌전(春秋左傳) 선공(宣公) 2년(기원전 607년) 편의 이야기가 새롭게 되읽히는 요즘이다. 다사다난했던 경자년이 곧 저문다. 끝은 늘 나쁘다는 '선극유종'이라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 靡(쓰러질 미, 갈 마)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닐 비(非; 어긋나다, 아니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麻(마)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靡(미, 마)는 ①쓰러지다 ②쓰러뜨리다 ③멸(滅)하다 ④말다, 금지(禁止)하다 ⑤호사하다 ⑥다하다 ⑦물가(물이 있는 곳의 가장자리) 그리고 ⓐ갈다(단단한 물건에 대고 문지르거나 단단한 물건 사이에 넣어 으깨다)(마) ⓑ흩다, 흩어지다(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른이 병으로 편하지 못함을 미령(靡寧), 치레하여 아름답게 꾸밈을 미문(靡文), 변함없이 늘 한결같지 않음을 미상(靡常), 의지할 곳이 없음을 미의(靡依), 물품이나 돈 따위를 모두 써 버리거나 허비함을 미비(靡費), 초목이 바람에 쓸리듯 어떤 위세가 널리 사회를 휩쓸거나 또는 휩쓸게 함을 풍미(風靡), 음탕하고 사치함을 음미(淫靡), 풀이 바람에 나부껴 한쪽으로 쏠리듯이 순종함을 초미(草靡), 경박하고 소신이 없음을 투미(偸靡), 쇠퇴하여 쓰러짐을 퇴미(頹靡), 가볍고 화려한 것을 부미(浮靡), 곱고 화려함을 여미(麗靡), 시들고 느른해짐 또는 쇠하여 피로해짐을 위미(萎靡), 나무나 풀이 바람에 불려 쓰러지거나 쓸린다는 뜻으로 남의 권세나 위력에 눌려 여러 사람이 굴복함을 피미(披靡), 자신의 특기를 믿고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미시기장(靡恃己長), 마음과 힘을 다하여야 한다는 말을 미불용극(靡不用極), 무엇이든지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을 미소불위(靡所不爲), 대세에 휩쓸리어 좇는다는 말을 종풍이미(從風而靡), 그 시대의 사람들을 그 일에 쏠리게 한다는 뜻으로 풀이 바람에 몰려 한쪽으로 쓰러지듯이 위세에 딸려서 저절로 복종한다는 말을 일세풍미(一世風靡), 물결이 끝없이 흘러가고 차차로 변천한다는 뜻으로 세상의 추세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파류제미(波流弟靡)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初(처음 초)는 ❶회의문자로 衣(의; 옷)와 刀(도; 가위)의 합자(合字)이다. 재단을 하는 것은 의류를 만드는 시초의 일이라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初자는 '처음'이나 '시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初자는 衤(옷 의)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衤자는 衣(옷 의)자의 부수자이기 때문에 初자는 옷과 칼을 함께 그린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初자는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천이나 가죽에 칼질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처음'이나 '시작'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初(초)는 ①처음, 시초(始初) ②시작(始作) ③시종(始終: 처음과 끝) ④초승(初生), 초순(初旬) ⑤근본(根本), 근원(根源) ⑥본래(本來) ⑦옛일 ⑧이전(以前), 종전(從前), 옛날 ⑨첫, 첫째 ⑩처음으로 ⑪비로소 ⑫느릿하다 ⑬조용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종(終)이다. 용례로는 처음 시기를 초기(初期), 보행의 첫걸음을 초보(初步), 바둑이나 장기 등에서 승부의 첫판 또는 한 대국의 첫 단계를 초반(初盤), 처음으로 있음을 초유(初有), 맨 처음의 등급을 초등(初等), 삼복의 첫째를 초복(初伏), 처음으로 선출됨을 초선(初選), 어떤 계통의 최초의 사람 또는 그 사람의 시대를 초대(初代), 사람이 죽어서 장사 지낼 때까지의 동안을 초상(初喪), 시문의 초를 잡은 원고를 초본(初本), 처음으로 대해 봄을 초면(初面), 처음에 가진 마음을 초심(初心), 한 소리마디의 첫 자음을 초성(初聲), 명단 위에 합격 따위의 표시로 첫 번째 점을 찍음을 초점(初點), 가을이 되어 처음 내린 이슬을 초로(初露), 어떠한 시대의 초기를 초엽(初葉), 맨 처음을 최초(最初), 일이 생긴 처음을 당초(當初), 새해의 첫머리를 연초(年初), 그 달의 처음 무렵을 월초(月初), 실마리나 일의 첫머리를 단초(端初), 시작한 처음 무렵을 시초(始初), 천지가 개벽한 처음을 태초(太初), 정월 초순이나 그 해의 처음을 정초(正初), 어느 기간의 첫머리를 기초(期初), 사물이 비롯된 맨 처음을 창초(創初), 사물 현상이 비롯되는 처음을 원초(元初), 처음에 세운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감을 일컫는 말을 초지일관(初志一貫), 첫번에 실패한 것이 세 번째는 성공한다는 뜻으로 꾸준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초부득삼(初不得三), 처음 보는 타향을 일컫는 말을 초면강산(初面江山), 처음으로 대하여 보는 벗을 일컫는 말을 초면친구(初面親舊), 여우는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수구초심(首丘初心), 신부의 교육은 시집 왔을 때에 바로 하라는 말을 교부초래(敎婦初來) 등에 쓰인다.
▶️ 鮮(고울 선/생선 선)은 ❶회의문자로 鲜(선), 鱻(선)은 동자(同字)이다. 부드러운 양고기(羊)처럼 맛있는 물고기(魚)는 싱싱하다는 뜻을 합(合)하여 '곱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鮮자는 '곱다'나 '선명하다', '싱싱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鮮자는 魚(물고기 어)자와 羊(양 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鮮자는 羊자가 아닌 羴(누린내 전)자가 쓰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鮮자에 대해 "선(鮮)이란 물고기 이름인데 맥(貉)국에서 나온다. 어(魚)와 전(羴)은 모두 의미 부분이며 발음 부분은 생략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羴자가 '냄새'를 뜻하고 魚자가 '생선'과 관련된 글자임을 전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鮮자는 본래 '물고기'의 한 종류를 뜻하다가 후에 '신선한 생선' 즉 '살아있는 생선'을 뜻하게 되었고 이것이 다시 확대되어 '깨끗하다', '선명하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鮮(선)은 성(姓)의 하나로 ①곱다 ②빛나다 ③선명(鮮明)하다 ④깨끗하다 ⑤새롭다 ⑥싱싱하다 ⑦좋다 ⑧적다 ⑨드물다 ⑩생선(生鮮: 가공하지 않은 물에서 잡아낸 그대로의 물고기) ⑪날것(익히지 않은 것) ⑫물고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고울 연(姸), 고울 선(嬋), 고울 진(縝), 고울 염(艶), 고울 려(麗)이다. 용례로는 산뜻하고 뚜렷함이나 깨끗하고 밝음을 선명(鮮明), 생생하고 새빨간 피를 선혈(鮮血), 채소나 생선 따위의 신선한 정도를 선도(鮮度), 산뜻하고 깨끗함을 선결(鮮潔), 선명하고 아름다움을 선미(鮮美), 품질이 좋은 쌀을 선미(鮮米), 날고기 조각을 선자(鮮胾), 곱게 단장함을 선장(鮮粧), 새로 모임을 선집(鮮集), 산뜻하고 묘함을 선묘(鮮妙), 신선한 맛을 선미(鮮味),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을 선민(鮮民), 산뜻한 빛을 선색(鮮色), 생선 반찬이 곁들인 밥을 선식(鮮食), 신선한 물고기를 선어(鮮魚), 아름다운 구름을 선운(鮮雲), 신선한 고기를 선육(鮮肉), 선명하고 아름다운 옷을 선의(鮮衣), 싱싱한 야채나 신선한 채소를 선채(鮮菜), 갓 잡은 신선한 명태를 선태(鮮太), 신선하여 좋음 또는 선명하여 아름다움을 선호(鮮好), 산뜻하고 고운 빛깔의 꽃을 선화(鮮花), 선명하고 화려함을 선화(鮮華), 채소나 생선 따위가 싱싱함을 신선(新鮮), 말리거나 절이지 않은 물에서 잡아 낸 그대로의 물고기를 생선(生鮮), 살지고 싱싱한 고기나 생선을 비선(肥鮮), 한 자 가량 크기의 생선을 척선(尺鮮), 물좋은 생선을 미선(美鮮), 꿩과 생선을 치선(雉鮮), 말리거나 절이지 아니한 물고기를 어선(魚鮮),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무엇이든 가만히 두면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정치라는 말을 약팽소선(若烹小鮮), 자주 대하니 신선함이 없다는 뜻으로 너무 자주 보아 전혀 새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누견불선(屢見不鮮) 등에 쓰인다.
▶️ 克(이길 극)은 ❶상형문자로 剋(극)의 간자(簡字)이다. 克(극)은 사람이 갑옷을 입은 모양을 본떠 갑옷의 무게에 견딘다는 뜻에서 전(轉)하여 잘하다, 이기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克자는 '이기다'나 '참고 견디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克자는 十(열 십)자와 兄(맏 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克자의 갑골문을 보면 맹수가 입을 벌려 돌도끼를 으스러트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승리를 거두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상대의 돌도끼를 이빨로 으스러트리는 모습을 통해 '제압했다'나 '이기다'는 뜻을 표현했다. 이것이 후에 문자화되는 과정에서 十자와 兄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克(극)은 ①이기다 ②해내다 ③참고 견디다 ④능(能)하다 ⑤능력(能力)이 있다 ⑥이루어내다 ⑦메다 ⑧다스리다 ⑨정돈(整頓)하다 ⑩승벽(勝癖: 지기 싫어하는 성질) ⑪그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승(勝), 견딜 감(堪), 참을 인(忍), 견딜 내(耐)이다. 용례로는 싸움에 이겨서 적을 복종시킴 또는 곤란을 이겨내어 마음대로 함을 극복(克服), 원래의 태도로 되돌아 감을 극복(克復), 제 사욕을 의지로 눌러 이김을 극기(克己), 속속들이 잘 밝힘이나 똑똑히 밝힘을 극명(克明), 집안을 잘 다스림을 극가(克家), 어버이를 잘 섬김을 극효(克孝), 적을 무찔러 나라를 평화롭고 안정되게 함을 극정(克定), 사사로운 욕심을 이겨 내고 정려함을 극려(克勵), 어려움을 참고 이겨냄이나 곤란 또는 난관을 극복함을 극난(克難), 욕심을 눌러 이김을 극욕(克慾), 매우 풍요로움을 극풍(克豐), 잘 이행함을 극천(克踐), 능히 해냄을 극과(克果), 부지런하고 검소함을 극근(克勤), 자기를 누르고 사양함을 극양(克讓), 이겨서 복종시킴을 극종(克從), 사사로운 욕심이나 그릇된 생각을 눌러 다스림을 극치(克治), 싸움에 이김을 극첩(克捷), 충분히 감당함을 극감(克堪), 난관을 극복함을 초극(超克), 온화하고 공손함을 온극(溫克), 시새워 이기려고 함을 기극(忌克), 충분히 조사함을 심극(審克), 권세를 믿고 함부로 돈이나 물건을 거두어 들임을 부극(掊克), 욕망이나 사된 마음 등을 자기자신의 의지력으로 억제하고 예의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극기복례(克己復禮), 네 가지 악덕으로 남을 이기기를 즐기는 일과 자기의 재능을 자랑하는 일과 원한을 품는 일과 욕심을 내고 탐내는 일을 이르는 말을 극벌원욕(克伐怨慾), 성인의 언행을 잘 생각하여 수양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성인이 된다는 말을 극념작성(克念作聖),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극세척도(克世拓道),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을 이유극강(以柔克剛) 등에 쓰인다.
▶️ 終(마칠 종)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冬(동, 종)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冬(동, 종)과 바느질을 다 하고 나서 실(실사(糸; 실타래)部)을 매듭짓는다는 뜻이 합(合)하여 마치다를 뜻한다. 冬(동; 겨울)은 네 계절(季節)의 끝이므로 실 사(糸; 실타래)部를 덧붙여 감긴 실의 끝이 되고 널리 끝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終자는 ‘끝나다’나 ‘마치다’,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終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冬(겨울 동)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冬자는 새끼줄 양 끝에 매듭을 묶어 줄이 풀리지 않게 일을 마무리했다는 의미에서 ‘끝내다’나 ‘마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冬자가 ‘겨울’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糸자를 더한 終자가 ‘끝내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終(종)은 끝,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①마치다 ②끝내다 ③사람이 죽다 ④다하다 ⑤이루어지다, 완성되다 ⑥채우다, 상당하다 ⑦끝, 마지막 ⑧사방 백 리의 땅 ⑨열두 해 ⑩윤(閏)달 ⑪항상(恒常), 늘 ⑫마침내, 결국(結局) ⑬비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료(了), 마칠 졸(卒), 마칠 필(畢), 마칠 준(竣), 마칠 파(罷), 그칠 지(止), 끝 말(末), 끝 단(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처음 초(初), 비로소 시(始)이다. 용례로는 일을 마침을 종료(終了), 끝이나 끝판을 종말(終末), 끝을 냄을 종결(終結), 그 날의 업무를 마침을 종업(終業), 맡아보던 일을 끝냄을 종무(終務), 죽을 때까지를 종신(終身), 필경에 또는 마침내를 종내(終乃), 마지막과 처음을 종시(終始), 전쟁이 끝남을 종전(終戰), 한 때 매우 성하던 것이 주저앉아서 그침을 종식(終熄), 간행을 끝냄 또는 끝낸 그것을 종간(終刊), 마지막에 다다른 판국을 종국(終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사이를 종일(終日), 최종으로 도착함을 종착(終着), 끝을 냄이나 끝이 남을 종지(終止), 죽거나 없어져서 존재가 끝남을 종언(終焉), 결정이 내려짐을 종결(終決), 맨 끝이 되는 곳을 종점(終點), 사람의 목숨이 끊어지려 할 때를 임종(臨終), 단계나 차례에 있어서 맨 나중을 최종(最終), 오복의 하나로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을 고종(考終),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연종(年終), 끝을 완전히 맺음을 유종(有終), 나중으로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를 내종(乃終), 사람의 목숨이 끊어져 죽는 때 또는 일의 마지막을 망종(亡終), 끝이 없음을 무종(無終), 좋지 않은 최후를 악종(惡終), 유종의 미를 거둠을 선종(善終), 처음과 끝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를 시종(始終),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음을 종시일관(終始一貫), 끝내 소식이 없음을 종무소식(終無消息), 이 세상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사모의 정을 종천지모(終天之慕), 그 사람을 한평생 인간다운 대접을 해 주지 않는 일을 종신불치(終身不齒), 죽을 때까지 고칠 수 없는 질병을 종신지질(終身之疾), 빚돈을 갚지 않음을 종불출급(終不出給), 끝내 방문하지 않음을 종불투족(終不投足), 어떤 일을 한번 끝내어 마쳤다가 다시 시작함을 종이부시(終而復始), 끝내 회개하지 않음을 종불회개(終不悔改), 식사를 하는 짧은 시간이라는 뜻으로 얼마 되지 않는 동안을 종식지간(終食之間), 하루낮 동안 들이는 수고를 종일지역(終日之役), 영원히 계속되는 슬픔을 종천지통(終天之痛),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는 동안 또는 그 사실을 자초지종(自初至終),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관철함을 시종일관(始終一貫), 처음이나 나중이 한결같아서 변함 없음을 시종여일(始終如一), 처음에는 부지런히 하나 나중에는 게으름을 이르는 말을 시근종태(始勤終怠), 끝까지 굳게 참고 견딤을 견인지종(堅忍至終), 부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하기를 원하다는 뜻으로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원걸종양(願乞終養), 우정을 끝까지 잘 지켜 나가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흉종극말(凶終隙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