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빗방울이 뿌렸는데 지금은 햇살이 환합니다. 한글날 연휴가 이어지고 있어서 고속도로는 조금 붐비는가 싶더니 중앙고속도로는 한가로웠습니다. 저는 토요일만 되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내일은 늦잠자도 되잖아요. ^^*
사실 아침마다
우리말편지를 쓰다 보니 우리말 밥상에 올릴 찬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가 잦습니다. 다행히 휴일동안에는 일을 하지 않고 맘 편하게
지내니까 여기저기서 찬거리가 좀 보입니다. 여러 개 보이면 적바림 해 뒀다가 써먹는 것이죠. 어제 서울로 올라가면서는 연휴 동안 밥상 차릴 마땅한
주제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했는데 우연히 딸네 동네 선술집에서 하나 건졌습니다. ^^*
사위하고 막걸리 한잔 하러 들린 집에서 먼저 주는 안주가
'계란말이'였네요. 먼저, "달걀을 부쳐서 돌돌 말아 놓은 음식"을 '계란말이'라고 하는데 '달걀말이'라고 하시는 게 더
좋습니다. 달걀이나 계란이나 모두 사전에 올라 있는 우리말이지만, 이왕이면 한자말인 계란보다는 우리말인 달걀이 더 낫지
싶습니다.
달걀'말이'와 달걀'마리'가 헷갈리지 않으시나요? 화장지는 두루'말이'와 두루'마리' 가운데 어떤 게
맞을까요?
'말이'와 '마리'를 가르는 방법은 무척 쉽습니다. 넓적한 물건을 돌돌 감아 원통형으로 겹치게 하는 것을
'말다'라고 하는데, 뭐가 돌돌 감기는지 앞에 확실하게 나오면 '말이'를 쓰고, 뭐가 감기는지 확실하지 않으면 '마리'를 쓰시면
됩니다.
달걀말이는 지진 '달걀'을 돌돌 감으니 '말이'를 쓴 '달걀말이'가 맞고, 두루말이는 뭘 두루 말았는지 확실하지
않으니 '두루마리'를 쓰시면 됩니다.
다시 보면, '달걀말이'에서는 '달걀'을 빼낼 수 있으나, '두루마리'에서는
'두루'를 따로 뺄 수가 없습니다. 두루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모르잖아요.
문법을 따지자면 둘둘 말다에서 온
두루말다이므로 '두루말이'가 맞을 것 같고, 우리말 큰사전에도 두루말이가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1998년에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말이는 두루마리의 잘못이라 나와 있습니다.
오늘 편지는 문법을 떠나 현재 쓰이는 맞춤법에
따라 마리와 말이를 가르는 것을 말씀드린 겁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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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잘 익히고 갑니다. 국어 교육의 페단입니다. 제나라 글도 잘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지요.저도 학생 시절에 국어 점수가 꽤 괜찮았었는데 이모양
입니다. 원고지 하나 제대로 못 쓰고 있고 띄어쓰기 맞춤법도 엉망입니다.
노벨상깜이 나올리가 없지요.
하나씩 하나씩 고쳐나가려는 노력이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아끼는 길이겠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