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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지도읍.솔섬안에 은둔하듯 숨어 사는 궁중자수 명인 이미려 선생...
10여년....오래전에 소식이 끊겨 무척 궁금해 했었는데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다며 울먹이며 전화를 해 왔다.
신안군에 들어가기 전날 지도읍에 들러 그녀를 만났다
너무 많이 변해 버린 그녀는 아버지가 물려주고 가신 땅에 컨테이너 두개 붙여 황토를 입히고 그 안에
수 십년 마음을 수놓아온 자신의 분신같은 작품들을 모아두고
홀로 거기서 그렇게 살고 있었다.
많은 이야기 거기서 나누다가 우린 함께 누워 잠들었었다.
그리고 그녀가 차려준 아침 밥상을 받았다
각 대학에 강의도 나가고 외국쪽에서 관심을 갖어 유명 신문에도 몇번 오르내렸던
꽤나 유명했던 그녀가 모든 영광을 버리고
이곳 생활을 시작한건 너무 많은 고통과 아픔을 이기기 위해서라고....
그리고 홀로 싸웠을 짧지 않은 세월.... 그러면서 계속 내 생각은 하며 살았다고 ...
비오는 날이나 못 견디게 외로워 지는 날
내 전번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오래전 전화기를 물속에 빠뜨려 새로 바뀐 내 전화번호의 답은
그런사람 모르는데요'라는 답만 들었단다
함께 알던 지인들에게 날 좀 찾아 달라고... 백방으로 수소문 하다가 인터넷을 뒤지게 되었다고...
우린 만나지 못했던 많은 세월동안의 이야기들을 수 놓다 만 그녀의 작품앞에서 밤새워 이야기 했다.
지금도 수 놓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고
수 놓는게 자신을 살리는 하나의 줄기였다 했다.
한 작품에 거의 한달을 넘게 손가락이 물집을 몇번씩 터뜨리고 아물고...
손가락 아픔으로 가슴의 아픔을 덜어내며 그렇게 한땀한땀 수를 놓았다고 했다
그러 했으리라~~
말 없고 순진햇던 그녀...
가슴으로 하는 사랑하나 품고 그 사랑을 지켜가기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과 싸웠으랴~~!!!!
표구하지 않은 수로 놓은 108나한...
누군가가 나한을 그리면 마음의 고통이 사라진다 하여 시작한 수...
뒷 방에 병풍이며 상감과 중전의 의상에 놓은 수..
그리고 자신의 자화상까지...
수 많은 작품들을 보존하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놓은 수에 자신의 숨은 사랑을 한올한올 새겨 넣으며 수 많은 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렷을까??
이 여인의 사랑은
길상사를 법정스님께 시주한 백석을 잊지못한 김영한의 사랑보다 짙다.
한지에 꼭꼭 싸매어둔 작품들속에 나를 생각하며 수 놓아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며 내게 건네는 이쁜 꽃수의 쿠션하나...
하나하나 나에게 보여주며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의 수를 놓고 다 놓고 난뒤에 다시 바늘을 잡으며 어떤 마음이엇는지를 이야기 하는데
난 그녀의 고운 사랑을 꼬옥 안아 주었다
우린 밤새워 도란거리며 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4시가 넘어서서
잠깐씩 잠들었다 깨었다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어 버렸다
내가 잠든 후에도 그녀는 얼마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내 귀에 대고 했을까??
무심한게 잠이라고...
이틀 꼬박, 두어시간 밖에 자지 못한 잠이 쏟아지기 시작해서 도저히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 버린 내 무심함...
그녀는 독백처럼 ... 내가 잠들어 있음을 알면서도 게속 이야기 했으리라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그녀의 방 작은 창으로 보이는 야산에 비가 내리고 있엇다.
사락거리고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그제서야 방안 곳곳을 둘러 보앗다
벽엔 그녀가 한지에 먹으로 그린 국화와 난이 그려져 벽지로 발라져 있고
내가 가져간 작은 장아찌 항아리와 내 소쿠리 가방.. 그리고 그위에 내가 벗어둔 모자가 얌전히 걸려 있다
아침상을 들고 들어온 그녀는 그대로 벽지에 그려진
한폭의 수묵화 처럼 느껴졌다
너무 이쁘고 고왔던 모습이
많이도 상했다.
음식도 못하던 사람이 제 손으로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려 온다.
그녀의 옆으로 보이는 창들에는 비오면 빗방울 떨어지는 모습...
눈 오면 쌓여가는 모습들이 그대로 한폭의 그림이 되어 그녀의 방을 장식 하여 주리라.
양파넣은 된장찌게...김무침... 그리고 무우만 넣은 담백한 물김치...시금치와 달걀말이... 그리고 알배기 보리조기...
늘~ 홀로 먹는 밥상이라
배고프면 먹고
생각 없으면 건너뛰며 살기에 집에 반찬이 없다는 그녀....
김치도 없는 밥상이어도 난 이 밥 한그릇을 진수성찬으로 맛나게 먹엇다
내 뒤로 보이는 아가의 사진은 시집간 딸래미가 낳은 손주 녀석이란다.
화려하던 생활을 접고 이곳에 들어와 사니 어떻냐는 말은 묻지도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서 고요한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이 늘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공방 사진은 여기에 올리지 않는다.
물론 찍지도 않았고...
그녀의 사랑의 수실로 놓은 아름다운 작품들을 꽁꽁 숨겨 두었다가,
언젠가 머지 않은 날 내 기꺼이 세상에 내어 놓아 많은 사람들께 알려주고파서....
그녀의 집을 나서 약속된 신안군으로 들어가기위해 나서는데 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집 앞 길가에 갈색의 갈대가 주욱 늘어서 머리에 비를 맞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내년 봄이면 다시 초록으로 푸르를 갈대들....
갈색으로 바래져 버린 그녀의 마음속에 봄의 푸른 염록색의 새로움이 돋아 나길 기원하면서.....나는 그녀의 집을 나선다
첫댓글 아 아 ~ 이 세상 분들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어떻게 저리도 징하고 깊은 우정을 쌓아 놓을 수 있었는지?
가슴도 먹먹 눈물도 핑 소름도 쫙 ! 끼칠만큼 감동입니다. 부럽습니다. 한마디로 멋지네요 이 이상 더 만족 할 수는 없을거라며
미련이 이 곳을 오래 오래 머물게 하네요. 쿠션은 달을까봐 쓰다듬기 조차 아까울것 같아요 한 땀 한땀 우정이 사랑이 ....
컴사랑 선배님...
저 여인 이룰수 없는 사랑에 예전 많은 날 저에게 눈물로 하소하던 적이 적잖았지만
매정하게도 난 잊어야 한다고 매몰차게 야단도 쳐주고 안되는 이유와 꾸중도 해 가며 제 3자의 입장에서
논리와 이율배반이라는 명확한 이유로 저 여인을 나무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난,도덕군자가 된듯, 저 여인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정도의 잣대로만 후려쳤었지요,
그뒤 저 여인 소식없이 어딘가로 숨어 버리고
저 여인이 사랑하던 사람은 외국어딘가로 가족과 이민간걸로 알았는데.....
암튼 다시만난 저 여인은 그래도 나름대로의 삶으로 자신을 지탱해가며 처음엔 광녀처럼 비오는 날이면 바닷가나 들길을 쏘다니며
@봉쟈르쥬 가슴속의 그리움 참을길 없어 허둥대는 세월을 그럭저럭 보내다보니
이젠 엔간한 일에도 적응해 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두고 그녀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뭐라고... 그 깊고 아린 그녀만의 사랑을 마음대로 폄하해 판단하고 아니된다 단절시켜 버렸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가소롭고 어처구니없는 자만이었었지요.
이번에 만나 그녀 이야길 듣고 난뒤 얼굴을 들을수 없을 정도로 가엽고 미안해서 어찌할바를 몰랐습니다.
다 안다고 자부하고 만나던 그 옛날의 가식이 부꾸러워 연신 '미안했어 내가 잘못 판단했어~ 연신 고개를 조아릴수 밖에 없었지요.
@봉쟈르쥬 그밤 오랫만에 만난해후 뒤로 이제는 서로 만나고 싶으면 언제라도 연락해 보고싶을때 보는 그런 사이가 되었답니다.
가끔은 기차타고 올라오면 나는 그 시간 맞추어 오송역에서 그 기차에 올라 함께 만나 나머지 구간은 어디라도 좋은 구경거리도 만들어 찾아가곤 한답니다.
긴 답글 지루하셨지요.
왠지 컴사랑 선배님의 말씀이 너무 정겨워 나도모르게 주절주절 이야길 해 버리고 말았네요.
밤이 깊습니다.
아까 열시경에 먹은 수면안정제가 점점 제 기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졸음이 오지않는걸 보면 내성이 생겼나 봅니다'
고운 꿈 꾸세요
@봉쟈르쥬 오송역 기차에 올라 나머지 구간은 어디라도 함께.... 참 멋진 의견일치 두 사람 진짜 부러운 맘과맘 그림 그려집니다.
평범하지 않은 주 봉자님 ! 꿈과 이상을 현실속에 접목시켜 살 수 있어서 좋겠습니다. 긴 댓글도 너무 고맙구요 조만간 실물?을 보게 될 기대가....
아주 예쁜 그림책을 보는거 같아 기분 엄청 좋습니다.
실은 낮에 말방 어느 마우님 이외수 자료.. 중놈 어쩌구 하는글 올라와 아~이제 말방 그만 와야겟구나 생각했답니다.
카페란 즐겁자고 들어오는건데............지금 들어와 보니 그 글 삭제되서 엄청 시원합니다.ㅎㅎㅎ
올려주신글 읽고 이제 속 풀렷어요..........의외의 댓글 미안!
어느곳에나 튀는 분들이 있긴하지요.
어디에 어떤글을 올려야 할지를 몰라 개인적인 견해를 올리시는 분들도 있구요.
저도 깜짝 놀랐답니다.
다행입니다 삭제되었다니..
염려의 글잘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봉쟈르쥬 말방의 보배십니다..진짜루요..
@오로라 오로라 선배님...
너무 과찬과 칭찬에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보배라함은 취소해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말방엔 정말 반짝이는 위트와 정겹게 사람이끄는 재주들... 그리고 가식없이 솔직한 댓글들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계시온데
이쁘게 보아주심 감사하고 고맙게만 받겠습니다.
진정 감사드립니다
아는 지명 지도읍에 가시었군 ㅎ
돌이켜 보면 아쉽지 않는게 어디 있겠어요.
다만
잊혀지지 않을뿐이지요.
지도읍 가는 길목의 구부러진 해제 바닷가 풍경
거의 기절 수준입니다. 봄날에 가면 ㅡㅎ
봄날 아니라도 지도 들어가는 길목의 바닷가는 참 조용하면서도 멋지지요.
가끔 조리들고 바닷가 웅덩이에 세하 잡는 여인들도 듬성듬성 보이구요.
요즈음은 그쪽으로함초 공장들이 들어서서 염전 있던 자리들이 함초밭으로많이 바뀌었더라구요
글을 보면서 아~봉자 친구가 지금까지 잘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봉자친구 표정이 넘 좋아요 ^^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한 일인지 봉자 친구 표정에 나타나 있네요 ㅎㅎ
그 고운 지인 나도 만나보고 싶어요^^
덕분에 내마음도 행복지수 상승합니다 굿~^^♡
ㅎㅎ깍꿍님 전 표정관리를 잘 못해요.
즐거우면 그냥 깔깔 웃고 싫으면 담방에 얼굴표정에 싫은 내색이 나타나 버리지여.
ㅎ 하지만 참 잘살아온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지인들께 맞은 깊은 상처는 어찌할수 없는 미움으로 아직도 용서치않은 앙금으로 남았으니요,
고맙습니다. 머잖아 만나면 술은못하게 ㅎ니 차라로 부딛치며 찬찬찬 해 보지요 뭐... ㅎ 잘자요.
멋진 좋은 친구 만나 행복합니다 19일 토요일날 서울역에서 반갑게 만나요
네~~ 국화님 그날은 여하한 일이 있어도 꼭 올라가 뵈오리다.
같은띠에 동갑님들과 새로운 인연으로 고운사연 쌓아가며 지나온 궂은 시간들 잊어 버리고
새마음 갖는데 열심이어야 겠습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만 다가갈께요.
기다려 주는 이가 있다는건 즐거운 일이에요.
오늘도 몇몇 지인들에 끌려나가 몇군데 들러 들어오긴 했지만 그닥 흥나지 않은 자리라 몰래 빠져 집에들어와 잠시 약기운에 잠들었다 깨엇습니다.
고맙습니다. 날 기다려주는 마음....
지도 민박 바닷가에서 하루밤을
지낸 일이 있습니다.
중령으로 예편한 분들인데 완전
농사꾼 들이 드라구요,
사람은 사람속에서 부데기며
살아가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사람들이 노후는 조용히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대 너무 사람이
그리워 견디기 힘들어요,
고운추억의 시간 보내시였네요.
바닷가 민박집에 들면 왠지 마음이 설레지지요.
자갈끄는 파도소리 자글자글 들리며 가끔 날 좋아 운 좋으면 끼륵대는 갈매기 소리도 들을수 있고...
저도 일보러 바닷가 도회지에 갈때면 호텔 보다는 항구 근처 조용하고 허름한 민박집엘 드는걸 좋아 합니다.
근본이 초췌한 인생이라선지 화려함 보다는 허름하고 낮은 곳이 왠지 정이가고 안심이 되는....ㅎ
전 사람들과 많이 부대끼며 살아와서인지
왁자한 곳 보다는 조금은 조용한.... 소곤 거려도 말소리 충분히 들릴수 있는 그런곳이 좋더라구요.
마음의 병 때문이겠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좋은 사진 즐감하며 함께 합니다.
즐거움 있는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