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10일(금) 3일째 날이다.
바다에 접한 민박인지라 창밖으로는 그대로 바다다.
창문만 열고 카메라를 겨누면 일출현장!
좀 망원계열 렌즈가 있다면 그런대로 멋있는 장면을 잡을수도 있겠는데,,,
여행용 광각만 가져온게 이럴때는 아쉽다.
해가 뜨기전의 여명이다. 컴컴한 바다가 엷게 물들어 간다.
해가 올랐다. 오늘 해돋이 역시 찬란한 태양과는 거리가 있다.
고기잡이배가 언제 나왔는지…이미 바다를 가른다.
총을 멘 군인 둘이 새벽바다를 훑어 나간다.
이런군인들 때문에 우리가 안심하고 달콤한 새벽잠을 즐기는 거겠지.....
부길은 이미 아침쌀을 불리면서
어제 주인아줌마에게 얻어온 감자를 넣은 된장국을 준비하고 있고
휘연은 발바닥을 쳐다 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어제 하루를 걷는중 발바닥에 원래 있던 티눈주변이 물잡히기 시작하더니
계란후라이 노른자만한 물집이 생겨 긴급 수술(반찬용 가위로 살을 베어냄)후
일회용 반창고를 너덧장 붙여 놓은곳이다.
아침식사후 씩씩하게 출발, 8시이다.
어제 계획했다가 힘들어 포기한 낙산사까지가 아침에 걸으니 금방이다.
공사중인 도로를 따라서 조금 걸어가니 낙산사 팻말이다.
들어가? 말어?
사실 낙산사는 여러 번 다녀간곳이라 바이패쓰 하고 싶기도 하지만
들어가서 해안을 따라서 가나 그냥 지나가나
거리상 별로 차이가 없는듯 하여 경내로 들어선다.
평일 아침이라 절에서 밤을 지낸 어르신들만이 한가롭게 경내를 오가고
우리 같은 팔팔(?)한 방문객은 보이질 않는다.
흔히 하는말~ 경치 좋은곳은 다 절여~~ 낙산사 역시 주변경치가 아름답다.
낙산사를 돌아나와 비치호텔을 지나,,
해안의 솔밭도로를 따라 남하를 한다.
에어포토 호텔앞에 도착하니 9시 30분~
입구의 그늘진곳에 앉아서 지도를 본다.
주문진까지 갈수있으면 좋겠는데 좀 무리 같다.
이때 썬팅 되어있는 찦차가 우리 앞에 서더니 창문을 내리고
썬그라스를 머리에 걸친 아름다운 여자 하나가 고개를 내민다.
웬 미인이?????우리에게 길을 묻는다.
여기 해수싸우나가 어디죠?
모르겠는,,,하면서 보니 바로옆에 해수싸우나 라고 쓰여있다.
네네~~바로 여깁니다.
여자가 싸우나 문으로 사라진후 우리끼리~김칫국을 마셔본다.
여자가 싸우나를 우리한테 물어본 것은 같이 가자는 얘기아냐?
아무튼 여기부터는 양양 비행장을 바닷쪽으로 지나가는 지루한 코스가 시작 된다.
오늘은 유난히 해도 뜨겁고~~ 3일차라 그런지 체력도 고갈이다.
보이는 바다도 밋밋하고~~
썰렁한 낙산대교를 지나는데 지나가는 자동차도 별로 없다.
인근에 고속도로가 뚤려 있어서 기존국도가 상대적으로 더 썰렁한것 같다.
낙산대교 뒷편으로 설악의 대청이 희미하지만 웅장하게 보인다.
고개를 하나 넘는다.
벚꽃이 봄날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지만~ 오르막길이라서 보이긴 하지만 힘들어 느껴지지는 않는다.
고개를 넘어서서 파란 동해가 아랫편으로 보일때~~
그 바다는 유난히 평화스럽고 아름답다.
고갯길을 내려서서 바다와 닿은곳에 도착을 하니 거기가 동호리 해수욕장이다.
맨땅에 그대로 앉아서 쉬는게 최고다. 땅바닥에 지도를 펴 놓고 갈길을 보며 한숨을 쉬고
웬 핸폰은 그렇게 와대는지~~ 궁금해 죽는사람들이 많다.
손님은 없지만 아주 넓은 해수욕장도 지나면서 정말로 힘든길을 간다.
가끔 자전거 부대가 은빛 휠을 반짝이며 인사를 하지만
받아주기에도 힘이 든다.
결국 어느 조그만 동네의 경로당 앞 정자에서 나가 떨어졌다.
세상만사가 귀찮다!!!!
양말을 벗어부치니 발가락이 시원해지는 것이 피로가 좀 풀리는듯 하다.
휘연이 발바닥이다. 저 가위자국이 어제 수술(?)부위인데, 보기에도 험악하다.
저발바닥으로 거대한 베낭에 체중을 감내하느라 제일 고생이다.
아직도 우리는 저 베낭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리스트는 모른다.
거기에서 나와 대로에 접어드니 기사식당이 보인다.
허기진 배를 허겁지겁 국밥으로 채웠다. 엄청 맛있다.
밥알과 고기를 건져먹고, 고기국물을 마실때는 정말로 행복해 진다.
시원한 냉수로 마무리를 하니 이제는 만사가 귀찮다.
그늘의 파란 프라스틱 의자에 앉아 30분 정도 오수에 빠진후 출발이다.
그래도 우리 꼬라지가 불쌍해 보여서 겠지만~ 들어서는 식당마다 너무 친절하다.
말 안해도~ 반찬을 계속 ~~ 리필!!!
다시 바닷길, 갈대밭길을 지난다.
3일차가 원래 그런건지 오후가 되니 더 힘들어진다.
어느덧 38선을 지난다. 6.25전쟁후 서해안은 좀 먹혔지만
동해안은 많이 뺏었던데..이제까지 꼭 우리가 뺏은만큼 걸어 내려온것이다.
38휴게소에 들어가 어느 천마차 판매박스 앞에 걸터앉아
판촉용 천마차를 한잔씩 얻어 마시고 주인아줌마 장사를 도와준다.
손님이 오면 무조건 홍보멘트,, 주인아줌마도 싫지는 않은듯 점점 친절해 진다.
강릉에서 모임을 한후 속초로 돌아가던 아줌마 하나가 졸린눈을 하고 앉아 있다.
부길이 살살 미인이라고 띠우면서
우리는 속초를 향해 가는데~방향이 반대라 유감이라는둥 하면서 말을거니
무게중심이 주인아줌에게서 그 손님아줌으로 이동된다.
그러니 주인아줌 눈치가 달라진다. 빨리 가라는 얘기다.
주인에게 계속 관심을 보였어야, 샘플이라도 한잔 더 얻어 마시는데,,,,,
휴게소를 출발하여 다시 고행을 시작 한다.
발이 무지하게 무겁다. 3일차 징크스 인가??
어제만 해도 사진을 찍느라고 지체를 해도 바로 일행을 따라 붙을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게 안된다. 잠시 지체해서 거리가 생기면 그게 방까이가 안되고
계속 그거리가 떨어진다. 앞에 가는 두사람이 어떤때는 보이지도 않는다.
오늘도 목표했던 것 만큼은 도저히 못가겠다.
주문진을 10Km정도 거리에 있는 인구항의 죽도해수욕장
추억만들기 라는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짐을 풀고 좀 있으니 포항에서 김완주가 주문진에 거의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다.
주문진에서 저녁을 하기로 했는데~ 완주가 인구까지 왔다 나가는것보다
우리가 주문진으로 나가면 서로 편할 것 같아
버스를 타고 주문진 터미널에 들어가니 완주가 버스터미널에 앉아있다.
반갑게 조우를 하고는 마침 주문진에 거주하는 완주 고종 여동생이 소개한
횟집으로 완주를 따라 들어갔다.
도다리에 복매운탕에~~~ 완주동생 부부하고 만찬을 정말 거나하게 했다.
원래 완주가 사기로 하고 갔는데, 완주 동생측에서 계산을 해버려서
많이 미안하고 고마웠다.
술!
술도 몸 상태가 좋아야지~
하루종일 기진한채로 마셔보니 한병 이상이 정말 힘들어 진다.
평상시 반정도면 만땅이 되 버린다.
내일은 완주가 같이 합류하여 강릉권으로 들어서게 될 것 같다.
첫댓글 우리는 추억을 먹고사는 세대잖아요?. 국노형! 즐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