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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지구 심어방천(防民之口甚於防川)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보다 그 폐단이 심하다는 뜻으로, 백성에게 언론의 자유를 주어 자기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防 : 막을 방(阝/4)
民 : 백성 민(氏/1)
之 : 갈 지(丿/3)
口 : 입 구(口/0)
甚 : 심할 심(甘/4)
於 : 어조사 어(方/4)
防 : 막을 방(阝/4)
川 : 내 천(川/0)
(출전)
국어(國語) 주어(周語)
사기(史記) 주본기(周本紀)
이 성어는 사기(史記) 주본기(周本紀) 등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周)나라의 여왕(厲王)은 폭정을 일삼은 폭군이었다. 소공(召公)이 여왕에게 여러 차례 간언하였으나 여왕은 폭정을 그만두기는 커녕, 오히려 위나라에서 무당을 데려와 점을 치게 하여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색출하여 처단하였다.
백성들은 여왕을 원망하였으나 길거리에서 서로 눈짓으로 불만을 표시할 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여왕은 이를 두고 태평성대라고 하면서 자신에 대하여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득의만만하였다.
이에 대해 소공은 다음과 같이 간언했다. “이는 비방을 막은 것에 불과합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보다 심한 일입니다. 냇물을 둑으로 막았다가 무너지면 상하는 사람이 반드시 많은데, 백성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냇물을 위하는 자는 물이 잘 흐르도록 물길을 터 주고, 백성을 위하는 자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是障之也. 防民之口, 甚於防川. 川壅而潰, 傷人必多, 民亦如之. 是故爲川者, 決之使導. 爲民者, 宣之使言.
하지만 여왕은 끝내 듣지 않고 폭정을 계속하였다. 결국 3년도 지나지 않아 민란이 일어나 여왕은 왕위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용례]
과거 독재 시절 독재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언론을 통제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입을 막는 것은 물을 막는 것보다 어렵고(방민지구 심어방천), 결국 독재정치는 국민의 힘에 의해 무너지고 말았다.
⏹ 국인폭동과 공화정치
주(周)나라의 여왕(厲王)은 조정의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영이공(榮夷公; 榮夷終)을 경사(卿士)로 임용하여 토지와 산림, 소택(沼澤) 등의 관리권을 회수해 그 이익을 독점하려 했다.
백성들이 이에 반발하여 왕을 비방하자 여왕은 감시와 형벌을 강화하여 이를 억눌렀다. 폭정이 계속되자 사람들은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길에서 만나면 눈짓으로 생각을 나눴으며, 제후들도 왕에게 조회(朝會)하러 오지 않았다.
소공(召公; 召穆公)이 폭정을 멈출 것을 간언하였지만 왕은 듣지 않았다. 결국 3년 뒤에 괵공장보(虢公長父; 厲公長父)를 위시한 경, 대부 등의 국인(國人)들이 연합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여왕은 도읍인 호경(鎬京)을 떠나 체(彘, 山西省 霍州)로 피신하였는데, 이 사건을 ‘국인폭동(國人暴動)’이라고 하며, ‘괵공장보의 난(難)’이라고도 한다.
여왕이 쫓겨나자 BC 841년 주정공(周定公)과 소목공이 천자를 대신해 함께 정무를 보았는데, 두 사람이 공동으로 화합하여 정무를 보았다고 해서 이때의 연호를 ‘공화(共和)’라고 했다.
죽서기년(竹書紀年)과 여씨춘추(呂氏春秋) 등에는 공(共)의 제후였던 공백화(共伯和)가 천자를 대신해 집정을 한 데서 공화라는 말이 비롯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Republic이라고 하는 공화정(共和政)이나 공화국(共和國)이란 말은 여기에서 비롯하였다.
공화는 BC 841년부터 BC828년까지 14년 동안 지속되었다. 공화 14년(BC 828) 여왕이 죽자, 여왕의 아들인 희정(姬靜; 宣王)이 그 뒤를 이어 왕위에 올라 주 왕실을 회복했다. 하지만 국인폭동 이후 주 왕실의 권위는 크게 약해졌으며, 국세도 쇠락하였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공화 원년(元年)을 기년(紀年)으로 하여 12제후연표(十二諸侯年表)를 연대에 따라 상세히 기록하였다.
이에 따라 공화 원년인 BC841년은 중국 역사에서 문헌을 통해 구체적인 연대 확인이 가능한 최초의 시점으로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국인이란 서주(西周) 시대 성안에 거주하는 몰락 귀족과 평민, 상공업 종사자 등 사회 하층 민중 등을 말한다. 성 밖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야인(野人) 혹은 비인(鄙人)이라 했다.
▶️ 防(막을 방)은 형성문자로 埅(방)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方(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方(방; 한 계단 높아져서 좌우로 죽 계속되는 둑, 물을 막다, 막는 일)과 좌부변(阝=阜; 언덕)部 흙을 쌓아 놓아 막아 놓았다는 뜻이 합(合)하여 막다를 뜻한다. 그래서 防(방)은 ①막다, 방어하다 ②맞서다, 필적(匹敵)하다(능력이나 세력이 엇비슷하여 서로 맞서다) ③헤살놓다, 훼방하다 ④둑, 방죽(물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쌓은 둑) ⑤요새(要塞), 관방(關防) ⑥방(=房)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막을 옹(壅), 지킬 수(守), 막을 거(拒), 막을 저(抵), 막을 저(沮), 막을 장(障), 막을 두(杜), 거리낄 애(碍), 금할 금(禁), 막을 어(禦), 막을 고(錮), 가로막을 알(閼),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칠 격(擊), 칠 공(攻)이다. 용례로는 남 또는 적의 침노하는 것을 막아냄을 방어(防禦),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음을 방지(防止), 전염병의 발생을 미리 막음을 방역(防疫), 적의 공격을 막아서 지킴을 방위(防衛), 재앙을 막아서 없앰을 방제(防除), 간첩을 방어함을 방첩(防諜), 침입이나 피해를 미리 막아서 지키는 설비나 수단을 방비(防備), 추위를 막음을 방한(防寒), 탄알을 막음을 방탄(防彈), 재해를 막음을 방재(防災), 미리 대처하여 막는 것을 예방(豫防), 공격과 방어를 공방(攻防), 외적에 대한 국가의 방비를 국방(國防), 화재를 예방하고 불 난 것을 끔을 소방(消防), 수해 예방을 위해 토석으로 쌓은 둑을 제방(堤防), 적을 막을 계책을 방적지책(防敵之策),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을 중구난방(衆口難防) 등에 쓰인다.
▶️ 民(백성 민)은 ❶상형문자로 백성은 천한 신분을 타고 나며 눈 먼 사람이라 생각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데서 무지(無知), 무교육인 사람, 일반 사람이란 뜻이다. 먼 옛날에는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희생으로 하거나 신의 노예(奴隸)로 삼았다. 그것이 民(민)이었다고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民자는 ‘백성’이나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民자는 氏(성씨 씨)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성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民자의 금문을 보면 사람의 눈에 열십자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송곳으로 사람의 눈을 찌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의 왼쪽 눈을 멀게 하여 저항하거나 도망가지 못하도록 했다. 民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民자의 본래 의미는 ‘노예’였다. 물론 지금은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고 있지만, 글자의 유래를 보면 끔찍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民(민)은 사람, 공민, 인민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백성(百姓) ②사람 ③직업인 ④나(자신)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 선비 사(士), 신하 신(臣), 벼슬 관(官), 벼슬아치 리(吏)이다. 용례로는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인종적으로나 지역적 기원이 같고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운명을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을 민족(民族), 백성의 마음을 민심(民心), 민간의 풍속을 민속(民俗), 백성이 주권을 가지고 주인 노릇함을 민주(民主), 국민이 청하여 바라는 바를 민원(民願), 백성이나 인민의 생활을 민생(民生), 다수의 백성을 민중(民衆), 민간에 관한 일을 민사(民事), 백성의 뜻을 민의(民意), 예로부터 민간에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흥미 위주의 허구적 이야기를 민담(民譚), 보통 살림집에 숙박함을 민박(民泊), 일반 국민의 집을 민가(民家), 백성의 바람이나 믿음을 민망(民望),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한 나라의 통치권 아래에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인민을 국민(國民), 귀족 등에 대하여 사회적인 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보통 사람을 서민(庶民), 그 땅에 사는 백성을 주민(住民), 국정에 참여할 지위에 있는 국민을 시민(市民), 농사 짓는 백성을 농민(農民), 외국에 살고 있는 동포를 교민(僑民),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벼슬이 없는 일반 백성을 평민(平民), 땅이 넓고 사람이 적은 곳으로 백성을 옮기어 살게 함을 이민(移民),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국리민복(國利民福), 같은 겨레끼리 서로 다투고 싸움을 민족상잔(民族相殘), 백성은 신의가 있을 때에 안정된다는 뜻으로 백성은 신의에 의해서만 잘 다스려 진다는 말을 민보어신(民保於信), 백성의 피와 땀이라는 뜻으로 백성에게서 과다하게 거두어들인 세금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을 민고민지(民膏民脂),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함을 민력휴양(民力休養), 어떤 민족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을 민족자결(民族自決), 백성은 구차하고 나라의 재물은 다 말라 없어짐을 민궁재갈(民窮財渴), 세상사를 잘 다스려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함을 경세제민(經世濟民),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나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하느님을 받들고 백성을 통치하기를 게을리 하지 아니함을 경천근민(敬天勤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혹세무민(惑世誣民)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口(입 구)는 ❶상형문자로 입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그러나 다른 글자의 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는 口(구)꼴의 자형(字形)은 입의 뜻인 경우 뿐만은 아니다. 品(품)과 같이 물품을 나타내거나 各(각)과 같이 장소를 나타내기도 하고, 石(석)과 같이 돌을 나타내기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口자는 '입'이나 '입구', '구멍'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口자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본떠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口자를 보면 ㅂ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네모난 모습으로 바뀌면서 더는 상하를 구분하지 않게 되었다. 口자는 입을 그린 것이니만큼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입'이나 '소리'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출입구'나 '구멍'과 같이 단순히 모양자로 응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口(구)는 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1)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의 뜻 (2)작은 구멍, 구멍이 나 있는 곳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입 ②어귀, 사람이 드나들게 만든 곳 ③인구(人口) ④주둥이, 부리, 아가리 ⑤입구(入口), 항구(港口), 관문(關門) 따위 ⑥구멍, 구멍이 난 곳 ⑦자루, 칼 등을 세는 단위 ⑧말하다, 입 밖에 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에는 연설이 끝이나 시위 행진 때 외치는 간결한 문구를 구호(口號),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변명할 재료를 구실(口實), 음식을 대하거나 맛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먹고 싶은 충동을 구미(口味), 말로써 베풀어 아룀을 구술(口述),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흥정을 붙여 주고받는 돈을 구문(口文),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글을 읽을 때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에 집중하는 일을 구도(口到), 말로 전함을 구전(口傳), 입과 입술을 구순(口脣), 단체 행동의 동작을 일제히 하도록 부르는 호령을 구령(口令), 사람의 수효를 구수(口數), 집안 식구나 집안의 사람 수효를 가구(家口), 한 나라 또는 일정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입을 다물어서 봉함을 함구(緘口), 배가 안전하게 드나들고 하는 항구(港口),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아니함을 금구(噤口), 나가는 곳을 출구(出口), 강물이 큰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하구(河口),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입으로는 달콤함을 말하나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속은 음흉한 것을 이르는 말을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함을 일컫는 말을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말조심을 하라고 경계하는 말을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이 급히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으로 거침없이 말을 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구약현하(口若懸河), 말과 마음으로 전하여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구전심수(口傳心授), 입과 귀의 간격이 가깝다는 뜻으로 남에게서 들은 내용을 이해하기도 전에 남에게 옮김 곧 자기의 몸에 붙지 않은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사촌(口耳四寸), 입이 관문과 같다는 뜻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살아 나갈 걱정 곧 먹고 살 근심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복지루(口腹之累), 말로는 옳다 하면서 마음으로는 그르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구시심비(口是心非), 남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전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 천박한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지학(口耳之學), 그 입에 오르면 온전한 사람이 없음이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나 결점만을 들추어 좋게 말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구무완인(口無完人),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그린다는 뜻으로 열과 정성을 다하여 교육한다는 말을 구강지화(口講指畫) 등에 쓰인다.
▶️ 甚(심할 심)은 ❶상형문자로 부뚜막 위에 물 담은 그릇을 놓고 밑에서 불을 때는 모양을 본떠 화덕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甚자는 ‘심하다’나 ‘초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甚자는 甘(달 감)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甘자는 입안에 음식이 들어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甚자의 금문을 보면 큰 수저 위에 점이 하나 찍혀있었다. 이것은 수저에 ‘음식을 가득 담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큰 수저 뒤로 甘자가 그려진 甚자는 입에 음식을 가득 집어넣으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甚자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甚(심)은 ①심(甚)하다(정도가 지나치다), 지나치다 ②깊고 두텁다 ③초과(超過)하다 ④사납다 ⑤많다 ⑥탓하다, 꾸짖다 ⑦심히 ⑧매우, 몹시, 대단히 ⑨참으로 ⑩무엇, 어느, 어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심할 극(劇), 참혹할 참(慘), 사나울 포(暴), 독 독(毒), 가혹할 가(苛), 모질 학(虐), 심할 혹(酷)이다. 용례로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함을 심심(甚深), 매우 큼을 심대(甚大), 매우 어려움을 심난(甚難), 몹시 찌는 듯한 더위를 심서(甚暑), 혹심한 추위를 심한(甚寒), 몹시 급함을 심급(甚急), 매우 많음을 심다(甚多), 아주 친밀함을 심밀(甚密), 줄기차게 많이 오는 비를 심우(甚雨), 몹시 공손함을 심공(甚恭), 몹시 심함을 극심(極甚), 대단히 심함을 격심(激甚), 매우 심함이나 더할 나위 없음을 막심(莫甚), 더욱 심함을 우심(尤甚), 갈수록 더욱 심함을 익심(益甚), 특별히 심함을 특심(特甚), 부정적 현상이 지독하게 심함을 혹심(酷甚), 지나치게 심함을 이심(已甚), 퍽 다행함을 행심(幸甚), 유별나게 심함을 수심(殊甚),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도에 지나치면 도리어 원망을 사게 된다는 말을 은심원생(恩甚怨生), 도리에 벗어나기가 이를 데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도막심(無道莫甚), 갈수록 더욱 심함을 이르는 말을 거익심언(去益甚焉), 그다지 틀리지 않고 거의 같음을 이르는 말을 불심상원(不甚相遠), 명성이 대단하여 세상에 널리 퍼짐을 이르는 말을 명성자심(名聲藉甚), 날이 갈수록 더하고 달마다 심하여 진다는 말을 일자월심(日滋月甚), 빠르게 부는 바람과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이르는 말을 질풍심우(疾風甚雨),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예스러운 이름이 길이 전하여질 것이라는 말을 적심무경(籍甚無竟) 등에 쓰인다.
▶️ 於(어조사 어, 탄식할 오)는 ❶상형문자로 扵(어)의 본자(本字), 于(어)는 간자(簡字)이고, 烏(까마귀 오)의 옛 글자의 약자이다. 까마귀의 모양을 본떠, 음을 빌어 감탄사, 관계, 비교를 나타내는 어조사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於자는 ‘~에’나 ‘~에서’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於자는 方(모 방)자와 仒(구결자 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仒자는 한문 문장에 구두점을 찍는 용도로 쓰이는 글자로 아무 의미도 지니지 않았다. 게다가 於자는 方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於자의 금문을 보면 烏(까마귀 오)자에 仒자가 결합하여 있었기 때문이다. 於자는 본래 까마귀가 내는 소리에 빗대어 ‘아아’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였다. 그러나 본래의 의미는 얼마 쓰이지 않은 채 지금은 다양한 ‘어조사’로만 쓰이고 있다. 烏자는 해서에서부터 方자로 바뀌었다. 그래서 於(어)는 (1)한문 투의 문장에서 장소를 표시하는 말이 얹히어에서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조사(~에, ~에서) ②기대다, 의지하다 ③따르다 ④가다 ⑤있다, 존재하다 그리고 ⓐ탄식하다(오) ⓑ아아(감탄사)(오) ⓒ까마귀(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까마귀 오(烏)이다. 용례로는 이제야 또는 여기에 있어라는 어시호(於是乎), 마음속 또는 주로 ∼에 꼴로 쓰이는 어심(於心), 벌써나 어느새는 어언(於焉), 가운데가 되는 정도라는 어중(於中), 바둑판에서 배꼽점을 중심으로 한 부분을 어복(於腹), 거의 중간쯤 되는 데를 어중간(於中間), 부인이 예장할 때 머리에 얹는 다리로 만든 커다란 머리를 어유미(於由味), 알지 못하는 동안에 어느덧을 어언지간(於焉之間), 썩 흡족함의 뜻을 어량족의(於良足矣), 자기 분수에 만족함을 어분족의(於分足矣), 그때를 한창으로 함을 어사위성(於斯爲盛), 그것으로 만족함을 어사족의(於斯足矣), 어느 사이인지도 모르는 동안에를 어사지간(於斯之間),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어쨌든을 어차어피(於此於彼), 온갖 일을 어천만사(於千萬事), 어 다르고 아 다르다라는 뜻으로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말하기에 따라 사뭇 달라진다는 어이아이(於異阿異) 등에 쓰인다.
▶️ 川(내 천)은 ❶상형문자로 양쪽 언덕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시내, 강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시내나 하천을 뜻하는 川자는 갑골문에서 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는 글자이다. 川자는 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하천을 따라 흐르는 물이 잘 표현되어있다. 사실 ‘물’을 뜻하는 水(물 수)자와 하천을 뜻하는 川자의 갑골문을 보면 모두 물이 흐르는 하천이 그려져 있었다. 다만 水자는 물의 성질이나 특성과 관련된 글자로 쓰이는 반면 川자는 하천의 특징과 관련된 글자에 쓰인다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川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물길’이나 ‘따라 돌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川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巛자로 바뀐다. 그래서 川(천)은 ①내 ②물귀신 ③굴, 깊숙하게 패인 곳 ④들판, 평원(平原) ⑤느릿한 모양 ⑥사천성의 약칭 ⑦계속해서 ⑧끊임없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물 수(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산 악(岳)이다. 용례로는 냇가로 냇물의 주변을 천변(川邊), 내와 골짜기를 천곡(川谷), 냇물의 흐름을 천류(川流), 물의 근원이 가까운 곳에 있는 내를 천거(川渠), 냇물에서 사는 물고기를 천어(川魚), 냇물에서 고기잡이하는 일을 천렵(川獵), 내와 못을 천택(川澤), 늘이나 항상을 상천(常川), 산과 내라는 뜻으로 자연을 일컫는 말을 산천(山川), 강과 시내를 하천(河川), 마른 내를 건천(乾川), 이름난 하천을 명천(名川), 골짜기에 흐르는 시내와 내를 계천(溪川), 바닥이 모래로 된 내를 사천(沙川), 개골창 물이 흘러나가도록 골이 지게 길게 판 내를 개천(開川), 둑을 쌓거나 나무를 심거나 하여 냇물이 넘침을 막음을 방천(防川), 흘러가는 냇물로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아니함을 서천(逝川),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산천의구(山川依舊), 산천과 초목 곧 산과 물과 나무와 풀이라는 뜻으로 자연을 일컫는 말을 산천초목(山川草木), 이름난 큰 산과 큰 내로 경치 좋고 이름난 산천을 명산대천(名山大川), 내가 흘러 쉬지 아니하니 군자의 행동거지를 말함을 천류불식(川流不息), 산천을 넘고 넘어 아주 멀다는 산천만리(山川萬里), 만물의 변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로 천상지탄(川上之歎), 하천이 넓어야 큰 고기가 모여든다는 천광자어대(川廣者魚大)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