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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ㅍㅌㅍㅋ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
알고보니 아주 작은 어항 속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는 동진
[동진 나레이션] 뜬금 없는 꿈
꿈 속의 금붕어는 먹고 헤엄치고, 먹고 헤엄치고, 또 먹고 헤엄치고
어항 속 금붕어는 뭘 위해 사는 걸까
누군가 커다란 존재가, 우주적인 존재가
내 삶을 내려다보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오늘도 역시 은호 자전거 체크
[동진 나레이션] 먹고 일하고 자고, 먹고 일하고 자고
지구의 이동진은 뭘 위해 사는 걸까
[동진 나레이션]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절대적인 운명
그것은 소멸
이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생명은...
철학하다가 초록불 깜빡 거리니까 존나 뜀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다시 철학
[동진 나레이션] 이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생명은 어떻게 살아가야 되나
오늘도 던킨에서 만난 둘
[동진] 에휴...
[은호] 어디 아퍼?
[동진] 그냥... 한심해서
[은호] 뭐가?
[동진] 나 사는 게... 이건 사는 게 아니라 하루 하루를 견뎌내는 거야
커피에 설탕 타주는 은호
[은호] 먹어~ 우울할 때 단 거 먹으면 좋대잖아
[동진] 잘려고 딱 누우면, 언젠가 관 속에 들어눕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어차피 죽을 걸 뭐하러 이렇게 바둥바둥사나 싶기도 하고
[은호] 기운내~
[동진] 산다는 게 참... 하찮어
[은호] 다 똑같지 뭐.. 누구는 뾰족한 수 있나
[동진] 너는 좋겠다 아무 생각 없어서
[은호] ....
[동진] 언제든 나는 허무해서 죽을 거야. 더이상 이 허무를 견딜 수가 없어서
내 안의 세포가 스스로 죽는 거지
왜? 왜 나는 이 허무를 빨리 알았냐 이거야
너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저주받았어
[은호] 에라이 인간아!
[동진] ?!
[은호] 작작 좀 해라! 사춘기냐? 요즘 고딩들도 안 그래
자기 연민에 빠져서 완전 배영을 치시는구만
속시원
[동진] ...그거...
[은호] 뭐?
[동진] 존재의 이유랄까?
[은호] 미연이가 떠나가서? 그렇게 괴로우면 잡지 그랬냐?
치맛자락 물고 늘어져서라도 붙잡았으면 됐잖아
[동진] 너는 내가 무슨 그런 일차적인 것 가지고 하는 소리냐
나는 저 실존적인 허무!
[은호] 웃기고 있네! 자기 감정 부풀려서 괜히 영화 찍지 말고 제대로 좀 살아
하여간 내가 잘해줄 수가 없어!
쪼매만 아파도 징징징징
[동진] .. 레벨이 안 맞아 레벨이...
어쨌든 둘은 참 한결 같지? ㅋㅋㅋ
[준표] 두 사람 연애사를 다 아는 사람이라고 내가
은호씨 처음 만났을 때 둥둥 날아다니는 동진이 잡아준 것도 나고
그 둘 닭살 연애 행각 참고 지켜봐준 사람도 나야
둘이 싸웠을 때 양쪽으로 다니면서 얘기 들어주고 술 마시고 등 도닥거려준 사람도 나야
너 잘 들어! 결혼부터 이혼까지 풀 스토리를 아는 사람이야 내가!
동이 임신한 거 내가 맨 처음 알았고, 동이 잘못된 것도 내가 맨 처음 알았어
나도 알아 내가 이렇게 참견하는 거 오바라는 거!
그런데 어떡하냐 내 안의 누군가가 계속 주장하는데
그 두 사람, 이대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주장하는데!
지호는 준표 얘기는 듣는둥 마는둥 파티용품 다 써보느라 정신없음 ㅋㅋㅋㅋ
[준표] 너 내 얘기 듣긴 들은거니?
[지호] 닥터공 안의 그 누군가에게 말 좀 전합시다
이제 대리만족은 그만하고, 자기 사랑을 하라고
[준표] 야 너 잘 생각해봐,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너 하늘이 도와서 지금 둘 다 솔로되고 외로운 이 타이밍에
누가 옆에서 잠깐만 거들어주면 게임 끝난다니까!
결국 빨간 가발 산 지호 ㅋㅋㅋㅋㅋㅋ
[지호] 그래요, 닥터공 말마따나 지금 두 사람이 다시 시작할 타이밍이라 칩시다
두 사람 속으로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눈치만 살살 보고 있는 거라 칩시다
그럼 뭐가 문제일까요?
너무 익숙한 게 문제죠
이건 너무 익숙하니 연애 감정이 생기지를 않는 거죠!
[준표] 그치! 그치그치! 그래서?
[지호] 비포선라이즈란 영화를 보면요 낯선 환경이 주는 그 설렘과 긴장이 로맨틱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연애 심리를 아주 정확하게 집어냈거든요
[준표] 아니 그럼, 오스트리아로 보내잔 말이야?
[지호] 상황따라, 형편따라
[준표] 여행? 그거 괜찮네~ 야 너 간만에 수고했다
[지호] 아니 근데 저기~ 문제가 있네~
놀러가잔다고 '그래' 그럴 사람인가요 우리 자매님이
[준표] 그러네...
한편 엘리베이터에서 교수님을 만난 은호
[은호] 양복이 잘 어울리세요
[교수님] 네?
[은호] 양복이 잘 어울리신다구요
[교수님] 네.. 감사합니다
칭찬 듣고 기분 좋은 교수님
거울보고 인사해봄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제는 수영 초보반도 들을 수준이 됐나 봄
은호가 도와주려하는데 겁나 피함
[은호] 무서워하지 마세요~
옆라인까지 도망감
....?
결국 은호를 찾아온 지호와 준표
[준표] 좋은 방법 있어?
[지호] 근데.. 병원 앞에 스파게티 전문점 생긴 거 알아요 몰라요?
[준표] 몰라!!
[지호] 거기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하긴... 전문점이니까
아유 별소리 다하네~ 사달리는 거야 뭐야~
[준표] 사달라는 것보다 더 무서워!!
그 때 나타난 은호
[은호] 나 회의 들어가야 돼. 뭐야 할 말이?
[지호] 바다 안 갈래?
형부랑, 이렇게 넷이서
[은호] ... 그럴까? 근데 준표씨가 시간이 돼?
[지호] 잘됐죠! 낯선 환경이 얼마나 로맨틱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나 확인해보자구요
우리 두 사람도~~
[준표] 아니 근데 이상하네... 은호씨 말이야 너무 쉽잖아
[지호] 아 사실은 어제 텔레비전 보다가 우리 자매님이 그러더라구
저 바다에 가고 싶구나~~
[준표] 스파게티 취소!!
[지호] 왜!! 사준댔다 안 사주면 엉덩이에 털나는데!!!
바다에 간다고 하니 옛생각이 나는지
예전에 동진과 바다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는 은호
....
[준표] 이동진, 너랑 나랑 친구로 지낸지 25년이야
지겨울 때도 있었고 이런 놈이 있냐 싶을 때도 있었지만
친구로 만나서 친구인 줄 알고 여지껏 지내왔어
25년 친구의 간곡한 부탁이야, 잘해라 이동진
[동진] 뭘?
[준표] 너 솔직히 은호씨 호텔 아들놈이랑 잘 될 때 미칠 것 같았지?
[동진] 그랬...ㅈㅣ.. 배애파서
[준표] 너 미연씨랑 잘될 때도 은호씨 땜에 괴로웠잖아
[동진] 얘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아침부터
[준표] 인생 80년, 솔직해져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야
나 오늘 아침에 느닷없이 놀러갈라 그랬을 때 나 우리 과장님한테 미친놈 소리 들었어
너 평소처럼 툴툴대고 딴지 걸고 이죽대다 이 여행 망치면
25년 우정이고 지랄이고 없어
그 순간부터 너는 그냥 나하테 서점직원A야 알았어?
내려서 짐도 좀 받아주고 그래~ 짜식이 매너가 없어
[준표] 지호야! 너 앞에 타!!
[동진] 으이구 저 뻔한 놈
결국 옆에 나란히 앉게 된 둘
[동진] 먹을래?
사이좋게 김밥도 먹고, 음료수도 뜯어 줌
기뻐하는 준표 ㅋㅋㅋㅋ
[지호] 아이구 행복하셔라~
은호는 무슨 생각인지 잠든 동진을 바라봄
[지호] 바다다!!!
바다를 보고 다들 즐거워함
....
....
멋진 바다 풍경 앞에 차를 세우고
내렸는데 겁나 추움
바로 차에 탐
[준표] 아우씨 바람 살벌하네
[동진] 바닷바람이 이렇지 뭐 살랑거리는 줄 알았니?
뭐하러 이 먼 데까지 와가지고
[준표] 아이 자식이 낭만이없어요
좋잖니 탁 트이고 시원한 게
[동진] 시원하더라~ 나가서 놀아 시원한데 왜 안나가?
이런 데 좋아하는 사람의 이미지는 딱 저거야 저거
[동진] 물씬 풍기는 다크포스
주위를 물들이는 우중충
딱 보니까 알겠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뭐하러 할 일 없고 우중충한 데 오자 그랬어 누가그런 거야 손 좀 들어봐
[은호] 나야
[동진] 거봐 내 그럴 줄 알았어
바다가 보고 싶으면 가까운 인천 앞바다도 있는데
[은호] 그냥... 옛날 생각이 나더라구
3년 전에 당신이 여기서 청혼했었잖아
[동진] 뭐? 내가 언제?
[은호] 잊어버렸나보네
저 바다에 사랑을 맹세했잖아
[동진] 아이 무슨 소설을 쓰고 앉아 있네
[지호] 어떻게 맹세했는데?
[준표] 뭐라고 뭐라고?
[은호] 뭐라고 했냐면~
[동진] 아이 거참 하지마!!
[은호 나레이션] 내 사랑을~ 바다에 맹세해~ 부서지는 파도에 맹세해~
[지호, 준표] 하하하하핳하하하하
[동진] 내가 언제 그랬냐!
[은호 나레이션] 미안, 좀 틀렸다
그 날 꽃샘추위 장난 아니었거든
입이 얼어갖고 발음이 새더라
내 사당을 바다데 맹데해
부더디는 파도데 맹데해
[지호, 준표] 하하하하하하핳아하하핳
나레이션은 웃긴데 저 당시 은호의 표정 봐...
[은호 나레이션] 그 대사가 되게 좋았나봐
나중에 보니까 일기에도 적어놨더라구
내 사랑을 바다에 맹세해 부서지는 파도에 맹세해
[동진] 그만해
[준표] 아하하하핳하하하핳핳ㅎ
[동진] 뭐가 웃겨!!
[준표] 너 평소에 맹세잘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진] 아이 웃지마!! 너는 쓸 데 없는 소릴 해가지구
밥이나 먹으러 가!!
같이 웃다가
창 밖을 바라보는 은호
마치 저기에 그 때의 그 둘이 있는 것 같음
슬퍼보이는 은호를 살피는 지호
(문제시 둥글게 댓글 부탁해요 ♥)
첫댓글 올려줘서 고마워~ 잘봤어!!
진짜 이드라마 나레이션..장난아니다 ㅜ
일기에도 적어놨더라구 ㅠ 이 말이 나레이션이 아니라 대사였으면 둘 사이가 좀 더 쉽게 갈 수 있을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