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여정
(자미원역 에서)
金有星
정선아리랑 구슬픈 곡조
고달픈 고갯길에 메아리
친다.
헉헉대며 찾은 폐광촌엔
먼지 쌓인 빈집들 덩그러니 앉아
흘러간 옛 노래만 흥얼대고
있었네
억새 찾아 왔다
먼발치에서 그림자만 쳐다보고
일정상 발걸음 되돌려야 하는
준비 없는 자신이 한없이
미워지고.
해발 688m 고산 철로엔
석회석 화물열차의
가쁜 거북이걸음
노란 은행나무 한 그루가
가없이 배웅하고 있다.
예정 없이 찾은 자미원 간이역
늙은 간수의 곱게 패인 주름살위로
짧은 가을해가 저녁인사를
건넨다.
<2004. 10. 20>
<주> 자미원역 : 강원도 정선 태백선에 있는 두번째로 높은 간이역
원래 민둥산 억새를 보러갔는데 길을 잘못 찾아
철쭉으로 유명한 두위봉 등산로 입구인 자미원역
으로 찾아감
이영희-가을타는여자.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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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창작방
엇길린 여정 (자미원역 에서)
金有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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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
08.10.11 10:5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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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고 싶은 억세를 못 보고 오신 아쉬움이 크셨나 봅니다. 그래도 강원의 가을을 보고 오셨으니...
그러게요... 억새를 유난히 좋아 하다보니 가을산을 자주 찾게 되더군요. 엇갈린 여정 이었지만 간이역 정겨운 모습을 보고 올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 이었지요 ...
아름다운 간이역, 자미원의 가을은 깊어졌겠지요. 정선의 아라리촌도 여전할테구요. 시골 아낙이 만들어주는 곤드레 나물밥 굴피집 뜨락에 머물던 바람...아름다운 정선이지요. 깊이 숨어있는 아름다운 곳...머물다 갑니다.
그래요. 가을이면 다시 가고픈 정겨운 곳 이지요. 평창.영월.정선을 돌아보는 가을 여행을 꼭 한번 하고 싶네요.
"간이역" 참 할 말이 많은 곳이지요^^~ 오래전 썼던 글이군요~
네... 여주에 살 적에 대전에서 밤에 모임이 있어 시간이 나길래 민둥산 억새를 보고 참삭하려 했는데 치밀하지 못한 준비 때문에 그만 길이 엇갈렸답니다... 가을 간이역을 담아 왔으니 그래도 조금은 덜 서운 했지요^^*
좋아요.... 한적한 간이역에서 맞이하는 가을은 더...좋아요
그려요...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장소... 가을에 가고픈 그리운 곳이죠... 다정한 벗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