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덥습니다.
더운 열기는 진을 뺍니다.
더운 날을 잡아 삼복이 있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
복날은 자연에 순응하라는 의미입니다.
삼복에 복(伏) 자는
사람 인( 人)과 개 견(犬)이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로
너무 더워니 개처럼 엎드려 지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목나무 매미처럼 짝 달라붙어
더위를 피하라는
옛 어른들의 지혜이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광풍과 폭염이 쏟아집니다.
휘몰아치는 교권강타 광풍!
그동안 수면아래 잠겼던 교사들의 억눌린 감정이
초등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가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자,
그동안 유야무야 넘어갔던 교권침해가
용암 분출하듯 폭발했습니다.
특수교육 교단 38년을 회고하면
교권보다 살얼음판을 걸어왔다는 표현이
현실성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했던 교권이
일부 빗나간 학부모에 의해 짓밟혀 버렸습니다.
이번 사건들은 일반학교에 발생한 사안이지만
중증발달장애 특수학교는
매일매일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합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듯이
다양한 특성지닌 장애아 특수학교도
바람잘 날 없이 수많은 일들이 바람타고 일어납니다.
울고, 불고,때리고,할퀴는 일은 다반사.
교사 손등의 생채기는 아물 날이 없습니다.
발달 자폐 학모에게 자녀의 폭력성을 말하면
' 그러니까 특수학교 보낸 것 아닌가요!'라는 말을
들으면 더 이상 말이 이어지질 않습니다.
교직 38년간 현장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당시의 순간순간 힘들었던 현장 일들이
추억의 실타래되어 풀려 나갑니다.
ㆍ교실내 소변보면서 돌아다니기.
ㆍ요구사항 들어 주지않으면 울고불고,
교실기물 던지거나 주변친구 때리기.
ㆍ교사에게 달려들어 폭행하기.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행동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막아야 합니다. 어쩌다 생긴 학생 상처는
고스란히 교사의 책임으로 돌아옵니다.
"어떻게 케어했기에 내 자식이 상처가 났느냐!,
"애들이 싸우는 동안에 뭘 했냐!"
몇 명도 되지않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부적격 교사라는 학부모 민원도 감내해야 합니다.
하루를 살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교단을 지켜갑니다.
중증장애 학생일수록 학부모의 민원이 격렬해 집니다.
피해의식이 많아서 일까요.
자녀가 귀가 후 작은상처라도 보이면 바로 담임에게
전화합니다. 한 아이가 실수로 의자에서 넘어져 작은 멍이 들자 학모는 곧장 전화합니다.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느냐'는 소리를 듣고도
할 말이 없습니다. 교실내 사건사고는 담임의 책임이니까요. 담임은 하교 전에 아동 개개인의
얼굴 팔 다리 꼼꼼히 확인 또 확인합니다.
작은 생채기라도 보이면 미리미리 연락하여
민원소지를 사전예방합니다.
공격성 자폐학생 학급에는 특수교육보조원이나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되어 전담보호합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순간공격 돌발상황 결과는 고스란히 담임이
감내해야 합니다.
ㆍ실오라기 걸치지 않고 복도를 뛰어다니기.
ㆍ갑자기 달려들어 여교사 뒤통수를 치기.
ㆍ교실에 있는 물품을 창문으로 던지기.
ㆍ갑자기 달려들어 친구를 무는 행동.
ㆍ달려들어 발로 교사를 차는 행위.
ㆍ교실문을 열고 들어와 교사책상 위 시계를
벽에 던지는 돌발행동.
ㆍ블럭으로 대형모니터를 두들겨 손상시키는 행동.
ㆍ몸에 난 상처 딱지를 뜯어내 피투성이로 만드는 행위.
ㆍ임신한 여교사를 순식간에 밀어 버리는 행동.
차마 말로 담을 수 없는 행위들이 특수교육현장에서
공공연히 발생합니다.
울타리 안과 밖은 공기가 다른 걸까요.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특수교사는 선생님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찾아오는 제자도 없다는 의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찾아오는 제자는 없어도 마음 한켠에는
언제나 제자가 담겨있습니다.
찾아오는 제자만이 전부가 아니겠지요.
부족하고 지능이 부족한 학동들을
조금이나마 정상궤도에 올리기위해
스스로 특수교육에 자원했지만
현실과 이상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직업은 소명입니다.
특수교육자는 소명과 더불어 사랑이 추가됩니다.
사랑없는 소명은 소명 그 자체 일뿐입니다.
예전에 버스기사 앞에 작은 달력이 걸려있었습니다.
소녀가 기도하는 장면이지요. 사무엘이라고 합니다.
" 오늘도 무사히! "
특수교사들은
"오늘도 무사히! "심정으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 길이 외롭고 험할지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기에.
어떠한 고통과 고난이 있어도
특수교육 현장교사는
주어진 길을 무소의 뿔처럼 헤쳐 갑니다.
첫댓글 스승의 위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존재의 의미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먹먹한 마음으로 글을 읽어내려가며 울컥하였습니다. 특수교사를 비롯하여 교육현장에 계시는 참된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원예복지사와 아동요리사로 활동하며서 특수학교에서 요리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살짝 그들의 생활을 엿본 소감은 선생님들께서 많이 힘이 들겠다는 것 입니다. 한없이 존경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는데~
어찌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이 생겼는지~
교육이 바로서야 바른 사회가 유지 될텐데
걱정이 앞서는 요즈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