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비벼서,
인제는 말아서 먹는 이 국수!
춘천/인제/고성/속초/용인
막국수 찾아 떠난 면식수행
강원도 춘천 ‘샘밭막국수’의
막국수와 제면 과정
“춘천 막국수는 비빔이 기본”이라며 “취향에 따라 육수를 더해 먹는다
산 너머 골마다 하나씩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막국수 집이 강원도 전역에 포진해 있다
그만큼 막국수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타 지역 사람들은 막국수라고 하면 ‘매콤새콤달콤한 국물에 말아 먹는
갈색 국수’로 알지만
같은 강원도라도 지역 따라
맛과 모양이 다르다
양념에 비벼 먹는 마을이 있는가 하면 맑은 국물에 냉면처럼 말아 먹는
동네도 있다.
국물도 동치미를 쓰는가 하면
사골 육수를 쓰거나
동치미와 사골 육수를 섞기도 한다
뽀얀 크림빛부터 메밀 겉껍질이 거뭇거뭇 박힌 검정까지
면발 색과 굵기도 다르다
막국수라는 이름 하나로 묶어도
될지 의문이 들 정도다
막국수의 정체는 과연 뭘까
어떻게 변해왔을까
마침 연중 이맘때는 동치미가 알맞게 익고 햇메밀이 나와 막국수가 가장 맛있는 때
강원도로 ‘면식수행(麵食修行)’
막국수의 메카/춘천
춘천은 자타 공인 막국수의 메카
신북읍‘샘밭막국수’(033-242-1712) “춘천에서 영업 중인 막국수 집이 200곳쯤 된다
그것도 이전보다 줄어든 숫자
샘밭막국수는 춘천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막국수 전문점
중 하나다
춘천이 막국수 고장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샘밭막국수가 문 열 무렵 막국수는 본래 화전민이
먹던 음식이다
1970년대 초 화전민이 정리되며 본격적으로 세상에 나왔다
때마침
1970년대 소양강댐 공사로
전국에서 노동자들이 몰렸다 노동자들과 강원도에서 군 생활 한 남성들 MT 온 대학생들이
막국수를 맛보고는
싸고 맛있고 소화도 잘된다 고
입소문 났다
춘천 막국수가 대중화한 건
1980년대쯤
경기가 좋아지면서 집마다
차 한 대씩 소유한 ‘마이카’ 시대가 되면서 춘천으로 드라이브 온
사람들이 막국수를 맛보면서
유명해진듯 하다
춘천 샘밭막국수/순메밀 막국수
대접에는 양념장, 김 가루, 참깨를 뒤집어쓴 국수 한 덩이와 삶은 달걀 반쪽이 담겨 있었다
국물은 주전자에 담겨 열무김치
겨자와 함께 따로 나왔다
춘천 막국수는 비빔이 기본
육수는 취향에 따라 부어 먹는다
면이 흔히 아는 막국수와 달리
흰색에 가깝다
속메밀만 쓰기 때문이다
메밀을 한 번 벗기면 녹쌀이 나온다
쌀로 치면 현미(玄米)다
녹쌀을 한 번 더 벗기면
흰 메밀쌀이 나온다
녹쌀을 빻으면 우리가 흔히 아는
겉메밀 메밀쌀만 빻으면 속메밀이다
샘밭막국수에서 일반 막국수는
춘천의 다른 막국수 전문점과 마찬가지로 속메밀가루 70%와
밀가루 30%를 섞어 면을 뽑고
순메밀 막국수는 100%
속메밀가루로 뽑는다
메밀은 찰기가 없어서 뚝뚝 끊기고 국수가 잘 안 된다고 알려졌다
이 집 국수는 그렇지 않았다
씹는 즐거움을 느낄 정도의 탄력을 지녔으면서 동시에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이 짙었다
메밀이 국수가 되지 않는다는 건 옛날얘기죠
제분 기술이 좋아져서 옛날보다
훨씬 곱게 빻을 수 있어요
열에 약하고 금방 탄력이 떨어지는 메밀의 예민한 성격을 이해하고
거기 맞춰 면 뽑고 삶는 기술까지
더하면 매끄럽고 차진 면을
뽑을 수 있다
속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면서도
입에 착 감기는 국물은 동치미와
사골 육수를 섞어 쓴다
소뼈를 우려내 동치미 국물과 함께
섞어 냉면 육수로 쓴다
동치미 국물이 시원하지만 부족한 감칠맛을 사골 육수가 보완해준다
춘천/샘밭막국수
주방에서 면을 뽑는 모습
샘밭에서는 메밀 100% 순메밀 막국수도 낸다
막국수를 다 먹고 남은 그릇을 보면
춘천 사람인지 타지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고 도 한다
춘천 사람들은 막국수 먹고
빈 그릇에 면수(麵水·국수 삶은 물)를 부어 마신다
스님들이 공양 마친 뒤 발우를
뜨거운 물로 부시는 것처럼
식사 전 주전자에 담겨 나와 있던
면수를 그릇에 조금 따라 휘휘
저어서 마셨다
그런데 이게 또 별미다
면수와 조금 남아 있던 국물
양념이 섞이자 멸치국수 비슷한
구수한 맛이 우러났다
냉면보다 섬세하다/인제
면수로 입을 헹구고 춘천을 떠나
동북 방향으로 65km가량 떨어진
인제/남북면옥(033-461-2219) 현존하는 아주 오래된 막국수
집 중 하나다
1950년대 중반 남북리에서
문 열었다가 소양강댐이 완공되며 남북리가 수몰되자 지금 자리로 옮겼다
인제 /남북면옥/
순메밀 동치미물국수
양념장 없이 동치미 국물만 붓고 식초,설탕,겨자를 입맛대로 더한다 막국수보다 평양냉면처럼 보인다
이 집을 비롯해 인제 막국수 집들은 순메밀로 뽑은 하얀 면발에
동치미 국물을 기본으로 한다
순메밀 동치미물국수 를 주문하자 인제의 명소 자작나무 숲처럼 새하얀 면발에 오이채와 무절임
참깨만 얹혀 나왔다
양념장은 아예 없다
양념장이 올라간
순메밀 비빔국수가 따로 있다
동치미 국물은 투명한 플라스틱 주전자에 담겨 나왔다
국물을 국수에 붓고
식초,겨자,설탕을
입맛대로 더해 먹는다
막국수보단 평양냉면에 가까운 맛
까만 ‘토면’의 고장, 고성
미시령 터널을 나오니 눈앞에
동해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론 설악산 울산바위가
우뚝 서 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춘천/인제가 있는
강원도 영서(嶺西)와
강릉,속초,고성 등
영동(嶺東) 지역은 지형 차이만큼 막국수도 다르다
영서가 속메밀만 사용해
국수가 흰 반면
영동은 겉메밀까지 섞어
짙은 갈색이다
겉메밀이 들어간 국수를
동치미 국물에 만 막국수는
고성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금강산 불교 사찰에서 고기 육수 대신 동치미 국물을 쓰면서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고성 사람들은 자기네 막국수가 흙빛이라 하여
토면(土麵)이라 부른다
고성 /동루골막국수
겉메밀이 섞여 짙은 갈색 면발이다
토성면에 있는 동루골막국수(033-632-4328)는
고성 막국수의 전형을 보여준다 둥그렇게 만 면발이 대접을
가득 채울 만큼 거대하다
김가루와 양념장이 올라 있다
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 국물을
국수 위에 붓자
진한 들기름 향이 사방으로 퍼진다 자작하게 비빈 막국수에 식탁에 놓인 식초,겨자,들기름,설탕을
입맛대로 더해 간을 맞춘다
면발을 들어 올리자 구수한
메밀 향이 짙게 피어오른다
들기름과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찰기가 있지만 이내 뚝뚝 끊긴다 거뭇거뭇한 메밀 껍질이 이에 씹힌다 까끌까끌하지만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식감을 돋운다
동루골이 아는 사람만 찾는
인싸 막국수 집 이라면 백촌막국수(033-632-5422)는
고성에 가면 누구나 찾는
전국구 맛집
명태식해를 꾸미로 올리는 게
특징이다
명태식해는
속초 함흥냉면 에서
함경도 가자미식해를 명태로
대신해 개발해 퍼졌고
막국수에까지 오르게 됐다
속초로 역진출한 서울 막국수 집
지방에서 성공한 맛집이 서울로 입성하는 게 일반적인 루트다
속초 남경막국수(033-633-1060)는 이를 거슬렀다
서울에서 성공해 지방으로
그것도 막국수 명가(名家)가
수두룩한 강원도 속초에서
도전장을 던졌다
속초 남경막국수/물막국수
서울에서 성공해 강원도로
진출한 드문 경우다
굵은 면발이 눈에 띈다
비빔 막국수에는 생 채소를
듬뿍 올렸다
비빔 막국수는 다른 집들처럼 미리 만들어놓은 양념장을
국수에 얹어 내지 않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만들어
비벼 낸다
막국수에 김가루와 오이 정도만
올려 내지 않고
깻잎,참나물,상추 등 생채소를
잔뜩 올린다
할머니가 내던 방식 그대로라는데 샐러드에 익숙한 요즘 손님들이
선호할 만한 싱싱한 맛이다
들기름 막국수의 탄생
용인 고기리
막국수 면식 수행의 종착점은
강원도가 아닌
경기도 용인시 고기리다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들기름 막국수 를 개발한 고기리막국수(031-263-1107)가
있기 때문이다
메밀 국수를
들기름,참깨,김가루,간장에 비빈
들기름 막국수
들기름 막국수를 개발한 건 100% 순메밀 국수의 맛과 향을 즐기며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였다
이 집에선 모든 메뉴에
순메밀 국수를 쓴다
들기름 막국수는 완전히
비벼져 나온다
국수를 입에 넣자 메밀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국수를 버무린 들기름과 간장이
메밀 풍미를 살릴 뿐
뒤덮어 가리지 않았다
참깨와 김가루가 바삭하게 씹히며 경쾌한 식감을 더했다
용인/고기리막국수/들기름 막국수
고기리막국수는 면발이 유난히 동그랗고 단단하게 말려 나온다
물막국수 국물도 100%
사골 육수를 쓴다
김칫국은 담그는 시기와 담근 지
얼마나 됐는지에 따라 맛 차이가 크기 때문이란다
동치미 막국수는 겨울철에만
한정 판매한다 고 한다
들기름으로 지진 두부
얼큰한 장칼국수
별미도 잊지 마세요
강원도 인제/인제재래식순두부
의 들기름 두부구이
강원도에는 막국수만큼 두부
잘 만드는 집이 많다
인제에도 이름난 두부 집이 꽤 있다 인제재래식순두부(033-463-1858)
가 그중 하나
100% 인제산 콩만 쓴다고
주장하는데 맛을 보면 진짜 같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구수한 들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국물을 넉넉하게 두고 바글바글
끓여 먹는 두부전골(9000원)과
졸이듯 자박하게 끓이는 짜박두부(9000원)도 맛있지만
두부 자체의 맛을 즐기려면 들기름두부구이(9000원)가 낫다
겉은 노릇노릇 바삭하고 속은
푸딩처럼 희고 보드랍다
두부전골과 짜박두부는
2인분 이상만 판다
속초/왕박골식당/장칼국수
고성,속초 등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장칼국수가 맛있다
속초/왕박골식당(033-632-5524)은 고추장을 듬뿍 풀어 넣은 국물에 칼국수와 애호박,감자,소라 등을
넣고 칼칼하게 매우면서도 구수하고 걸쭉한 장칼국수(8000원)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꿩고기를 넣어 만든
꿩물만두와 꿩만둣국(각 9000원)도 맛있다
꿩고기가 들어갔는지 모를 만큼 이질적인 맛이 없다
첫댓글 어릴적 아버지랑 샘밭에서 막국수를 먹을때면 늘 껄끄럽고 맛없다 투정하며 먹었었는데 이젠 부러 찾아가 아이와 함께 먹습니다.
예전 아버지 생전에 길가 초가집에서 개다리 소반에 먹던때가 참 좋았었네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
아련한 추억이 깃든곳인듯 합니다^^
늘 즐투 안라 하시길 바랍니다
즐하루 보내시구요 최고시속65마일님
막국수 땡기네 ᆢ
한번 가보시죠 형님^^
즐하루 보내시구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원대막국수
3~4번 갔던 기억 있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즐하루 보내시구요 실크로드님
@로드킹황인섭 판교에도 유명한 샘밭막국수 있는데,
연관이 있는건지 궁금,
@봉봉(김춘봉)1955 가보질 안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
즐하루 보내시구요 형님~
아우님덕에 눈도 맘도 호강하네~^^
강건 하시죠 형님^^~
모쪼록 행투 안라 하시길 바라며 내년 꽃피는 춘삼월엔 꼬옥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ㅎ
즐저 보내시구요 ^^~
편안한 행저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부릉부릉 뭐하노님 ^^~
용인 들어가실때 여주 천서리 막국수 찍고 가시지요~~
천서리 막국수 맛집 이졍^^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pup up님^^
즐하루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