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관광의 거점 도시 코르티나 담페초 주변 산에서 트레킹을 즐기던 올해 60세의 영국인 남성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레일이 폐쇄됐다는 안내문을 무시하고 트레킹을 이어가다 산사태를 만나 조난돼 구조됐다. 구조 헬리콥터 2대와 12명 이상의 전문 구조대원 등이 동원하게 만든 비용으로 그에게 1만 4225 유로(약 2289만원)를 청구했다고 미국 CNN이 5일 전했다.
베네토주 알파인 및 동굴 구조대(Veneto Alpine and Speleological Rescue)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부터 지난달 23일 사이 이탈리아 알프스와 돌로미티 산맥을 하이킹하다가 80명 이상 사망해 금세기 가장 치명적인 하이킹 시즌이 됐다. 5명은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 구조 요청도 지난해와 견줘 20%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영국 등산객이 구조된 코르티나 담페초와 산 비토 디 카도레 주변의 가장 위험한 경로 중 일부가 폐쇄됐다고 마우리치오 델란토니오 이탈리아 산악 구조대(CNSAS) 책임자가 주말에 설명했다.
CNSAS는 당일 저녁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아침 파소 트레 크로치를 출발한 60세 영국 등산객이 전화를 걸어 비아 페라타(via ferrata, 절벽에 발판이나 손잡을 수 있는 케이블을 깔아 특별한 기술 없이 등반하게 하는 방식) 지대에 있으며 위쪽에서 돌들이 떨어지고 있다고 구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름이 걷혔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으며 구름이 걷혔을 때 산 비토 디 카도레 알파인 구조대는 이 영국인이 산사태의 중심인 해발 고도 2400m 지점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를 구조한 뒤 이탈리아 시민보호청과 협력하는 CNSAS 구조대는 더 많은 트레일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CNSAS는 페이스북 포스트를 통해 "등산객들이 기존 표지판을 무시했기 때문에 작전이 필요했는데, 부주의하거나 위험을 과소 평가하는 사람들을 멈추기에는 분명 불충분했다"고 털어놓았다.안내문에는 영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로 '폐쇄됨'이라고 명확하게 표시돼 있었는데 "이 (폐쇄) 조치는 이동 중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구조대원, 헬리콥터 구조대원, 트레킹 팀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델란토니오는 영국 남성이 최소 네 군데 표지판을 지나쳤는데 다른 일행은 돌아가자고 했는데 혼자서 트레일에 들어섰다가 구조대를 불러야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알프스 전역은 예측할 수 없는 폭풍이 산사태, 돌발 홍수 및 눈보라 같은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구조된 사람들 일부는 저체온증으로 입원했다.
돌로미티의 Ulss 1 보건 국장인 쥐세페 달 벤은 주말에 기자들에게 "(영국 등산객에게) 일어난 일은 약간의 반성이 필요하다"면서 "헬리콥터는 열악한 환경에서 시간에 민감한 작전에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택시 부르듯 이용해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남성이 조난 당하기 일주일 전, 같은 지역에 있었다가 구조 헬기를 부른 두 명의 벨기에 등산객은 유럽연합(EU) 시민이란 이유로 구조 비용 청구서를 적게 물렸다고 CNN은 전했다. 영국은 2020년 EU를 탈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