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강릉에서 두대의 F-5가 이륙 후 산 정상 부근에 충돌하였다. 이런 기사가 나오면 기자가 쓰는 내용은 사고원인을 (알지도 못하면서) 제일 먼저 '수명을 다하였다', '노후되었다' 이다.
물론 F-5가 도입된 것이 1970년대, 1980년대 이다. 벌써 사용한 기간이 30년을 훌쩍 넘는다.
그렇다면 항공기의 수명은 도대체 얼마인가? 답은 '비행기의 정해진 수명은 없다'이다. 우선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해를 하는 것이 비전문가로서는 이해 방법이 용이하다.
<2차대전때 사용했던 무스탕 F-51 아직도 생생하게 잘 날아다닌다. 도대체 이들 항공기의 수명연한은 얼마일까? 정답은 수명이 없다>
일단 국방비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세계 최강의 미공군... T-38을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의 T-38은 1950년대 제작이 된 미공군의 최초의 제트 고등 훈련기이다. 조종사가 전투기로 입문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미공군의 유일한 훈련기이다. 하지만 미공군은 이 훈련기를 한번도 기종변경을 한적이 없다. 즉 아직도 사용중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무려 460여대를 보유하고있으며 이들 전체의 평균 사용 년도는 42년이다.(2010년기준)
<미공군의 T-38 은 2017년까지 사용할 예정이며 기령은 50여년이 될 전망이다>
미공군은 T-38 항공기 교체를 한 때 한국의 T-50으로 교체를 검토하기도 하였으나, 비용, 효과를 고려하여 포기하고, 2005년부터 T-38의 전자 장비를 교체, 간단한 기골 보강을 한후 향후 최소한 2017년까지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무려 50년이 넘는 사용 기종인 것이다. 우리의 주기종인 F-5 전투기도 사실상 T-38과 동일 계열 항공기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 F-5 항공기의 사용기간은 매우 양호한 편이다.
<T-38의 초기형상이다. 2세대 항공기에 걸맞는 엄청난 계기들이 나열되어있다. 이들 계기로는 5세대 항공기를 운영할 조종사를 양성 할 수 없다>
<하지만 미공군은 T-38의 연장 사용을 위해 계기를 교체하고 현대화 시켜 설계수명의 3배까지 사용할 전망이다>
B-52의 경우는 1955년에 양산 1호기가 출고하면서 작전배치된 이래 현재까지 미공군은 7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평균 기령도 50여년이다.(2010년기준) 향후 이 폭격기는 앞으로 2040년까지 사용한다고 하니 어쩌면 일부 B-52 폭격기는 90년을 운용할수도있다.
<현재 미공군이 운용하는 기종중 최장수를 자랑하는 B-52. 현 운용 계획이라면 거의 90년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전투기는 어떠한가? 미공군의 전투기중 F-15C의 경우 평군 사용 년도가 25년이 넘는다. 종합해서 미공군의 전체 항공기 기종의 평균 취역 년도는 25년이며, 25년이상의 항공기가 38%를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자들은 비행기가 20년만 넘으면 노후 비행기, 낡은 비행기, 수명을 초과한 비행기, 안전성에 문제가 많은 고물 비행기라고 일단 정의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항공기가 설계될 시 수명을 얼마로 목표하는지 보자 T-38은 당초 설계시 미공군의 요구 사항이 7,000 시간을 운용하는 것이다. 자동차는 달린 거리로 계산하지만 항공기는 비행시간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지금의 T-38 평균 비행시간은 16,000 시간이다. 앞으로 2017년까지만 사용한다해도 거의 2만시간을 육박한다. 아직도 미공군은 T-38 훈련기 후속기 제작에 착수도 하지않은 상태다. 별로 비싸지도 않을 훈련기에... 왜 짠돌이 처럼 굴까? 이유는 단한가지,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 즉 안전하기 때문이다.
<한국공군은 미공군으로 부터 20여년간 사막에 저장되었던 T-38을 빌려서 사용했다. 이들 기체의 설계는 7,000 시간을 목표했으나 아마 20,000 시간을 사용할 전망이다>
F-4의 예를 들면 처음 설계시에 4,000 시간을 목표(설계수명이라한다)로 제작되었다. 하지만 항공기를 제작할때는 8,000~12,000 시간 까지 운영이 가능하도록 제작된다. 이를 안전계수라고 하는데, 항공기는 대개 중요부품은 3배, 기타부품은 2배를 부여한다. 설계와 제작에서 실수, 운용중 새로운 기동, 폭탄 장착으로 예상치 못하게 수명이 단축 될 수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치 못한 상황이 검사기술의 발달, 정비능력 향상, 새로운 부품의 교체 등을 통해 점점 기체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하고, 예측적인 정비가 가능하여, 지금은 사용수명의 제한없이 무한정 사용가능하다.
<애초 4000시간(약 20년 목표)으로 목표하여 설계된 F-4D는 64~68년도에 생산되었으며 실제 우리나라에서 40년이상, 10, 000여시간까지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설계수명 다음의 개념은 운영수명인데, 실제 사용자가 얼마 만큼 사용하겠다고 목표한 것이다. T-38의 경우에서 보면 설계 수명은 7,000시간이며, 2017년까지 사용하다고 도태시키겠다는 미공군의 방침에 따라 운영 수명은 약 20,000 시간이된다.
그러면 어떻게 설계한 수명을 연장시킬수있나? 인간의 수명을 예를 들어보자. 인간의 수명은 무엇으로 결정되나? 세포? 심장? 뇌? 예를 들어 인간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3가지 장기중 세포는 150년, 뇌는 100년, 심장은 80년의 수명이라고 가정할 때, 사람의 수명은 가장 짧은 심장을 기준으로 80년이다. 하지만 인공심장이 개발된다면? 수명은 다음의 뇌기준으로 100년이 된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뇌를 과학적으로 정복하고 치료가 가능하게 된다면 수명은 세포기준으로 150년으로 늘어난다. 만일 세포의 노화를 풀지못하면 인간의 수명은 의학적으로 150년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항공기는 그렇게 설계 당시보다 예상치 못한 과학기술발달(예측, 검사, 측정 기술 등)과 함께 수명이 계속 늘어나게되었던 것이다.
<항공기 검사기술, 설계기술, 수리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항공기 수명이란 말은 무의미해 졌다>
항공기에서 수명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금속 구조물이다. 항공기는 제작시 구조재료의 특성과 항공기 운영 환경을 예측하여 구조물이 절단되는 시점을 계산할수있다. 여러 구조물중에 교체가 가능한 구조물은 수명을 결정 짓지 못한다.(랜딩기어, 조종면 등은 언제든지 교환이 된다)
수명을 결정 짓는 것은 1. 검사가 불가능한 구조물 (너무 깊숙하게 있어서 검사할려면 전부 절단을 해야하는 경우) 2. 검사는 가능하나 교체나 수리가 안되는 구조물이다.(해당 구조물을 바꾸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을 절단하는 등의 비효율적인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발달하여 원격검사가 가능해지고(내시경, 초음파 기술이 매우 큰 역할을 함), 불가능했던 구조물의 교체나 수리가 가능해지게되면 수명은 연장되게 된다.(인간의 장기 이식 기술, 수술 능력 등을 생각하면 됨) 항공기에서 구조물 이외의 전선, 유압파이프, 계기판, Skin 등은 수명과 전혀 무관하다. 전부 바꿔버리면 그만이다.
<랜딩기어나 전선 같은 것은 항공기 수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실질적인 수명을 결정지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골, Structure 이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항공기를 도태시키는 기준은 전략적인 가치와 경제 수명이다. 우선 전략적 가치에서 B-52의 경우를 보면 애초 미공군은 B-2가 개발되면서 생산대수를 132대로 잡았고, 당연 B-52를 대체한다는 계획이었다. 전략적 측면에서 B-52를 도태하고 B-2로 대체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B-2의 생산이 21대로 줄어 들면서 B-52를 도태하지 못하고 2040년까지 운영하다는 계획이 나온 것이다. 전략적인 이유로 인해 B-52의 도태 시기가 변경된 대표적이 경우이다.
<B-52 의 2040년 도태 계획은 전략적인 도태 결정이다. 기체의 수명과는 무관하다. 1950년대에 제작된 항공기가 이렇게 원하는 시기에 도태를 할수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비기술과 검사, 탐지 기술이 발달하였기 때문이다.>
A-10의 경우도 좋은 예이다. A-10은 1973년에 실전 배치를 시작하고 운영중이다가 한때 완전 도태를 결정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SLEP(Service Life Extension Program) 이라고하는 수명연장 사업을 통해 내부를 개조하고 전자장비를 현대화하며, A-10의 결정적 수명이 존재하는 날개를 아예 새로운 것으로 교체를 하고는 2023년까지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라크전을 치르면서 A-10의 가치가 재 조명되면서 F-16, F-15E 등이 대신할 줄 알았던 공격임무가 A-10이 최적임을 판단한 것이다. 전략적인 가치의 중요성이 도태한 항공기 까지 다시 재취역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예는 U-2, SR-71 등에서도 볼수있다.
<A-10 공격기가 유타 힐 공군기지에서 날개를 교체하는 수명연장 개조를 한후 2023년까지 미공군의 주력 공격기로 활용될 예정이다. 1973년에 첫 취역이후 거의 50년을 현역에 사용하는 셈이다.>
두번째로는 경제적인 도태 결정이다. F-14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1970년에 첫 비행을 하고 2009년에 완전 도태하였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F-15는 도태하지 않았지만 F-14는 도태한 주이유는 운영유지 비용문제이다.
<F-14를 도태한 가장 큰 이유는 운영유지 비용때문이며, 이를 경제적 수명이라고한다.>
운영대수가 적다보니 부품값이 너무 비싸다. 예를 들어 F-15의 레이더는 전세계적으로 500개를 운영한다면 F-14는 100여개를 운영한다. 레이더 제작사는 부품을 공급함에 있어서 F-14 레이더에 많은 비용을 요구하게된다. 비용이 만족 스럽지 못하면 생산라인을 폐쇄 시켜버리면 된다. 적은 수의 항공기를 운영할수록 군수 비용은 비싸지기 때문에 운영비용은 엄청나게 증가하며, 구형의 부품이 점점 생산이 되지않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리부속 비용은 점점 증가하게된다. 예를 들어 F-4에 사용되는 레이더는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데, 트랜지스터를 구매할려면 현재의 초고집적회로 구매비용보다 더 비싸게 주어야하며, 이런 문제로 (예를 들어) F-4 연간 운영 비용이 100만원이 들고 F-15가 10만원이 소요 될수가 있다.
이렇게 구형화되면서 운영비가 너무 많이 들게되면 경우 운영자는 두가지 방법을 택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부품을 전체 신형으로 Upgrade하거나, 기종 전체를 바꾸어 버린다.
먼저 한가지 방법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부품을 전체 신형으로 Upgrade한다. 미공군이 진행하는 전세계 F-16의 형상 일체화 개조(CCIP : Common Configuration Integration Program)가 바로 한 사례이다. 성능도 향상하고, 운용 비용도 줄이고, 생산 중단된 부품으로 인한 불가동 문제도 해결하고, 타 운영국과 형상을 공통화 시켜서 부품 조달을 쉽게 하고자는 것이다.
<미공군은 F-16의 공통형상 개조 CCIP를 통해 50여개로 복잡화된 형상을 하나로 통일 시켰으며, 이를 통해 구형의 부품을 제거하고 3000여대의 F-16을 하나의 형상으로 통일시켰다. 후속 군수지원 비용을 줄이고 성능향상을 하는 일거양득을 노렸다. 사진은 CCIP이후 칵핏내부 형상>
바로 F-15 도입시 우리가 라팔이나 타이푼 등을 구입하지 않기로 결정한데에는 이런 후속 군수지원(PPS : Post prodyction Support)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단 다른 나라가 많이 보유해야 운영비용이 싸다는 논리이다. 두번째 운영자가 할 수 있는 결정은 항공기 전체 도태를 결정하고 대체기를 찾는다. 미해군의 F-14를 F-18E/F로 전환하는 것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오로지 프랑스만 운영하는 소수의 라팔을 우리가 도입했더라면 후속 군수지원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사정상 F-5를 모두 도태시키고 이를 F-15로 대체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 우리의 경제 능력상 수백억에서 수천억하는 전투기를 새것, 새것, 초고성능, 1등만 기억하는 전투기를 추구하면서 사올수는 없다. 북한이 Mig-17, Mig-19를 가지고있는 이상 F-5는 아직도 전략적 가치가 충분하며, Mig-21, Mig-23이 있는 이상 F-4의 전략적 가치도 충분하다. (통일 후에는 새로운 전략이 편성되면서 새로운 전투기가 필요할 것이다)
<Mig-17>
<Mig-19이다. 북한이 다수의 Mig-19, 17을 가지고 숫적인 우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F-5는 전략적 가치가 충분하다>
F-15K의 비행기 가격은 1000억이다. 시설, 교육, 예비부품 구매, 기술이전 전부한 프로그램비용을 비행기 댓수로 나누면 2000억이다. 이런 고가의 무기체계를 기분에 따라, 오래 사용했다는 이유를 들어 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함부로 바꿀수는 없는 것이다.
<오래된 장비라는 이유만으로 신형으로 바꾸는 것은 국가적 차원의 경제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결론을 짓자면 항공기의 수명은 없다. 정비를 통해 무한정 사용가능하다. 단지 도태를 해야한다면 운영 비용문제로 인한 경제적 도태, 전략적인 가치를 고려한 전략적인 도태만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고 원인은 노후가 아니라 조종사의 착각, 기상, 부품 불량 등이다. 부품 불량이 노후와는 다른 문제다.
<항공기 사고의 90%이상은 조종사 요소와 부품제작시 생긴 예기치 못한 결함이 차지한다. 사고조사 결과 노후... 라는 용어는 없다.>
자료 : 야후항공검색:야야야님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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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비를 통해서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는
완전 동의할 수 없네요...
정비기술이 아무리 뛰어나져도,
항공기의 몸체를 구성하는 "기골" 즉, 그 뼈대와 뼈대를 구성하는
금속류들이 최초 원재료에서 가공되는 그 순간부터 자연환경에 노출되며
산화와 에너지 방출, 응집 등의 반응이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는데...
이를 극복한 인간의 기술이 아직 있긴 한가요?
기골을 뜯어내고, 사실상 거의 다시 만든 항공기를 "정비"라 한다면,
차라리 뒤에 "A1, A2..."라 부르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비행기 사고 비율에 있어서는 엔진결함과 전자장비 결함이 섀시결함보다 훨씬 잦구요, 잘 아시겠지만 안전 문제상 정비를 하면서 새 전자장비 등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그때그때마다 함부로 바꾸거나 새걸로 끼워넣지는 않습니다. 엔진 유지보수에는 불신감이 좀 있지만,, 기체 유지보수는 우리나라 공군의 기술이 가히 수준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골과 날개구조의 대한 비파괴 검사를 한 번 출동할 때마다 한다고 하더군요. 예를 들어 F-5E같은 경우 한 번 작전 수행후 정비검사를 할 때 볼트나 너트 같은 부품이 없어져서 착륙한다는...날개의 균열을 우려해서 급선회 또는 급상승을 못한다고 우리 정비하사가 말하더군요. 반면에 F-16을 운용하는 미군 조종사는 그 비싼 비행기를 장난감처럼 사용하다가 이륙하는 F-16과 충돌하는 사건도 있었지요...물론 언론에는 보도가 안되었지만...그것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먹고...ㅋㅋ 미국의 경우 현지조달이 가능한 상황이지만...우리나란...보급에 문제가 있으니....보수유지가 힘들고..그러면 결국 노후화라는 말이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