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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부산에서 인천 공항을 이용하려면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여러개의 가방을 끌고 공항
열차로 환승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는데 이번엔 경기도 화성에 살고 있는 아들네가 새로 분양 받아
이사한 아파트도 구경할 겸 들러서 1박하는 경로를 택해서 공항까지 가는 과정도 좀 여유가 있었습니다.
우리끼리 얘기지만 솔직히 아들네 집은 며느리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하루 밤만 묵고 탈출(?)했는데
이곳 딸네는 삶이 얼마나 타이트 했던지 엄마아빠가 하루라도 빨리 와주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형편이라
못이기는 척하면서 매년 절반의 시간을 이곳까지 와서 애프터 써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후 입국수속이 많이 까다로워졌다는 소문을 들은터라 조금 긴장했으나 다행히 좋은
이민국 직원이 해당되어 쉽게 6개월의 체류허가를 받았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9개월전에 헤어졌던 댕댕이 두 녀석들의 격열한 환영 세레머니를 받으며 극적 상봉을 한 후
시차를 따질 겨를도 없이 바로 여장 풀고 앞뒤뜰에 무질서하게 자란 잡초들을 뽑는 것으로 첫날을 시작했습니다.
여식 내외가 공히 화초를 가꾸는 일이나 집안팍을 다듬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 성격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저의 내외가 정성들여 가꾼 화초들은 제가 9개월간 떠나있는 사이에 관리소흘로 절반은 말라죽고 화단엔
잡초만 무성해서 마치 이사 떠난 집 같았습니다.
황당하기도 하고 이웃집 사람들이 보고 흉보지 않을 정도로 만들자면 매일 나가서 가꾸어야 할텐데 벌써부터
몸살이 나려합니다. hi
XYL은 일을 오늘 끝내고 갈 것도 아니니 서두르지 말라고 하는데 눈에 거슬여서 바로 팔 겉고 나가게 됩니다.
아마도 향후 매일 4~5시간 노력봉사 한다해도 1달은 족히 걸려야 어느 정도 정돈이 될 듯 합니다.
다음 주말 Lake Tahoe 예약해뒀다고 모두 가야한다는데 이미 2번이나 간 경험이 있어서 별로 가고 싶지 않지만
안가겠다면 또 잔소리 들어야 할 처지라 일단 갔다 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쌓여있게 되겠지요?
오늘 도착하자마자 몇시간 노동했더니 삭신이 쑤시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해주니 자꾸 와달라는 것이겠죠? hi
지금 이곳 시각으로 밤11시 인데 잠은 안오고 이렇게 넋두리 글을 올립니다.
스트레스 푸는 유일한 창구는 Hamfest swap meet인데 아직 3주는 더 기다려야 합니다.
이것으로 여러 om님들께 무사도착 인사 올립니다.
구석구석 잡초천지 입니다.
첫댓글 조금전 저녁 식사시간에 지금 중학교 2학년(한국에선 중1 연령)에 재학중인 손녀가 2주전 Pi Day(3/14)를
맞아 학교에서 개최한 원둘레 공식의 파이(3.141592....)를 외우는 대회에서 333개 까지 암기해서 1위 입상
했다고 확인받은 인증서를 갖고 와서 자랑하기에 기분 좋은 내용이라 할배가 자랑 좀 하려고 여기에 사진을
올립니다.hi
특별히 교육시킨 적도 없는데 지 혼자서 그냥 재미로 해 봤답니다.
그림에 재능이 있어 현재 미술과외를 시키고 있고, 음악에는 큰 소질이 없어 보이는데 단지 지 엄마의
욕심으로 첼로 과외도 받고 있는데다 미국이란 나라가 치안이 안 좋은지라 호신술로 태권도 과외도 받고
있는데 품새 영상을 보니 절도 있게 잘 하는 것 같아 대견하기도 합니다.
지 엄마아빠를 닮아서 두뇌는 명석한 것 같은데 놀기 좋아하는 반면 애써 공부하려는 자세가 안되어 있어서
걱정이 좀 됩니다. hi hi
W에 안착을 축하드립니다.
요즘 딸을 애지중지 귀여워하는 남자를 딸바보라고 부르던데 서OM님은 손녀바보인게 틀림없습니다. ㅎㅎ 암튼 따님댁에서 재미있게 반년간 잘 지내시다가 귀국하시기를 비랍니다.
딸 잘 키워 보람있는 여행 길~~, 부럽습니다. 이번애도 정원사로 영선반장으로 자원봉사 수고 많이 하시고 대우 잘 받고 무사 귀국하시길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딸네집 정원사란 표현이 아주 적당합니다. hi
황om님, 부러울 것 하나도 없습니다. 자식 일이라 A/S기한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이러고 있는거죠?
오늘이 5일째 인데 하루도 빠짐없이 잡초 제거하는 일 외에는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며칠만 더 하면 당분간은 정원사 노릇은 쉴 수 있겠는데 잡다한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세면대 하수구의 머리카락이나 이물질로 막힌 것 뚫어야 하고 지붕 물받이에 낙엽들이
쌓여있는 것 긁어 내어 빗물이 잘 흐르게 해야하는 좀 고난도 작업이 남았습니다. (여름엔 비가 안오지만...)
XYL은 며칠째 3대의 냉장고들을 내용물 꺼내어 정리하고 있는데 지난해 떠나기 전에 만들어 놓은
반찬들이 꽁꽁 언 상태로 아직 그대로 있는 걸 발견하고 제네들이 뭘 먹고 살았는지 한숨이 나옵니다.
3주일 후엔 1년전에 갔던 Lake Tahoe 라는 유명한 호수가로 2박3일 가족여행 예정되어 있습니다.
요 며칠 동안 뽑은 잡초들을 담아둔 쓰레기 통입니다. (총 2개인데 1개만 찍었음)
@HL5IL 이젠 정원사가 아니고 그넘어 집사님?? 장로님을 집사라 칭하니 참 요상합니다만.. ㅎㅎㅎㅎ 밖에 나가서는 장로님.. 딸네집에선 집사님.. 부산 집에서는 뭐라 닉네임을 드려야 하나요??? 그래도 건강도 지키고 아버지 권위도 챙기시고 사랑도 배풀어 주시사 여러가지 득이 있으니 큰 보람으로 아시고 6개월 후에 건강한 모습 보여 주사이다..
건강하이소~~!
@HL1FY ㅋㅋㅋ
"밖에 나가서는 장로님.. 딸네집에선 집사님.. 부산 집에서는 뭐라 닉네임을 드려야 하나요??? "
답변을 드리자면, 부산 집에서는 우리 내외만 살다보니 그냥 '영감님' 또는 '할아버지' 로 불립니다.ㅎㅎ
앞뜰에 높이 8~9m짜리 후박나무가 있는데 나뭇닢이 크고(어른 손바닥 만함) 두꺼워서 1년전 떨어진 낙엽도
전혀 썩지도 않고 바람에 날려 도로에 떨어져서 민폐를 많이 끼치고, 정원 화초들 사이에 끼어 화초의 생육에
적잖은 지장을 주고 있는데 그렇다고 베어버릴 수도 없고 골머리 아픕니다.
민들레는 이제 한나절 정도만 작업하면 마무리가 될 것 같은데 쪼그리고 앉아 일하다 보면 허리가 엄청
아파서 파스를 몇 장이나 붙였습니다. 시골에 사는 분들의 심정을 조금 이해할 것 같습니다. ㅎㅎ
@HL5IL 딸이 아무리 잘해 줘도.... 집밖에 나가면 고생입니다.. 이후로 왠만큼 하시고 두분이서만 오붓하게 즐기시는 것도 좋을듯..,,, (쌤통이 나서 하는 말입니다. ㅋㅋ)
@HL1FY 딸네집 집사 노릇은 끝이 없습니다.
내일(화) 이른 아침에 수거해 갈 3부류의 쓰레기(garbage,recycle,나무나 잡초) 통을 저녁무렵에 길가에
내 놓아야 해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끌고 나가서 세워놓았습니다.
한국에서 먹는 아침 식사 메뉴처럼 먹으려 해도 낫또 같은 음식을 구할 수가 없어서 크로상 빵에다
계란 푸라이와 우유 1잔을 먹는데 느끼해서 고추장 볶음(고추장 + 잘게 갈은 쇠고기 + 마늘 갈은 것)을
만들어 발라 먹기 위해 XYL이 조금 전에 만들어 줬습니다.
미국 문화는 옆집 나무의 가지가 넘어와서 불편하게 하면 그 가지를 임의로 잘라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일 나무가 담넘어 뻗히면 열매를 따 먹어도 괜찮다고 하는데 다행히 옆집 레몬나무가 열매를 잔뜩
맺었는데 시서 그냥 먹지는 못하지만 음식 요리할 때 마트에서 사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