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장 -[모든 것을 드러내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藏巧於拙 用晦而明 寓淸於濁 以屈爲伸
장교어졸 용회이명 우청어탁 이굴위신
眞涉世之一壺 藏身之三窟也
진섭세지일호 장신지삼굴야
교묘한 재능은 못난듯이 감추며
어둠을 이용하여 밝게 하고,
맑음을 흐림속에 깃들이게 하고
굽힘으로써 펴는 방도를 삼으면,
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한 방편으로
몸을 감추는 은신처가 된다.
[해설]
무능한 척 가장하면서 재능을 숨기고
우둔한 척 보이면서 영지(英知)를 닦는다.
또 그 몸은 속세에 있으면서도 절조를 지키고,
몸을 낮게 처신하면서도 비약할 것에 대비한다.
이런 생활태도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며 비결이 아닌가 생각된다.
얼핏 보기에는
소극적인 교훈 같지만
살기 힘든 세상을 헤쳐 나간 중국인의 독특한
지혜를 엿보는 것 같지 않은가.
재능을 어리숙한 듯 감추고,
어두움으로써 밝게 하며, 맑음을 탁한 데 붙이고,
남에게 꿇리는 듯하면서 뜻을 펴는 것이
처세(處世)의 한 방법이다.
너무 똑똑한 사람이 결과에 있어서는
어리석어 보이는 사람에게 지는 일이 많다.
이는 자신의 재능을 너무 드러낸 소치로
적을 많이 만들기 때문이다.
조선 말엽 대원군(大院君) 이하응(李昰應)은
자신의 아들을 즉위시키기 위해
파락호(破落戶) 생활을 하며 지냈다.
그래서 당시 권세를 잡고 있던
안동 김씨(安東金氏)들에게 갖은 모욕(侮辱)을 받으면서도
꾹 참고 견디어 마침내 ,
그가 폐인(廢人)이나 다름 없어
그의 아들을 즉위(卽位)시켜도
섭정(攝政)을 할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재능(才能)을 감추고
남에게 무릎을 꿇면서까지
목적을 성취한 대원군이야말로
큰 야망가였던 것이다.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은
아들을 왕위에 즉위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국정(國政)에는 실패했다.
일본이 세계의 강국이 된 것은
명치(明治)라는 훌륭한 지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개방정책(開放政策)으로
과감하게 나라의 문을 활짝 열고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교역한 결과다.
우리는 대원군이라는
지지리도 못난 조상 탓에
일본을 능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척화비(斥和碑)까지 세워가며
쇄국정책(鎖國政策)으로 일관한 탓에
후손들이 고생을 한 것이다.
일본은 우리 나라로부터
선진 문화를 받아들였던 나라였다.
이제 다시는 후손들이 힘들고 고통받는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
- 편집: 갓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