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날, 모교를 아끼고 사랑하는 동문들이 뜻을 모아 눈꿍과 설숭어의 고장인 전북 부안의 변산을 찾았다. 눈꿍과 설숭어는 부안의 사투인데, 부안에서는 해마다 12월이면 설숭어축제를 한다기에 그 설숭어가 뭔지 알아보니, 첫눈이 내린 후에 잡히는 숭어를 설숭어라고 한단다. 숭어는 깊은 바다보다 서해 갯벌에서 노는 놈이 맛이 좋은데, 특히 겨울에 잡아 먹는 숭어는 별미 중에 별미란다. 그리고 눈꿍은 큰 눈이 세상을 덮고 있는 기간을 뜻하는데, 눈이 많이 내리는 서해안 사람들이 쓰는 말로 충남 서천에서도 이런 말을 쓴다고 하니, 표준어가 담지 못하는 지역의 풍광과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눈꿍과 설숭어 같은 말은 참 정겹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지난 세월 여름 가을 겨울의 변산을 여러 번 찾았지만, 모처럼 이른 봄 동문선후배들과 3월 정기산행으로 찾은 변산은 새롭고 신선하기만 했다. 08시 모교정문을 출발하여 서진주IC - 남해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고창담양고속도로 - 서해안고속도로를 거쳐 부안IC를 나와 내변산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실상사 - 봉래구곡 - 직소폭포를 지나 얼음을 녹여 내려오는 냇가에 정답게 자리하여, 각자의 집에서 정성들여 싸준 도시락과 산악회에서 준비해준 소주 맥주 막걸리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하며 정을 나누고, 재백이고개 - 관음봉 - 세봉 - 새봉기점 - 내소사매표소 - 내소사주차장으로 오는 약 10.5km 거리를 점심식사와 휴식을 포함하여 약 5시간 걸려 종주를 하고 나니 참 기분이 좋았다.
오는 길에 승주읍 쌍암기사식당에 들려서 돼지고기김치찜과 고등어구이 등으로 입맛을 돋우는 쌍암기사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식사까지 하고 오니, 주말이라 밀리는 고속도로였지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함께한 모두가 손뼉을 친다.
첫댓글
부안 설숭어 축제에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