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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 미니픽션 모음집
미니픽션작가모임 회원 스물두 명이 쓴 101편의 작품을 엮은 미니픽션 작품집. 표제작 <선녀와 회사원>은 구전설화 '선녀와 나무꾼'를 패러디한 것으로, 2006년 중앙신인문학상 수상한 작가 배명희의 작품이다.
어린 시절 엉덩이 밑에서 똬리를 틀고 쳐다보던 붉은 눈의 백사에 대한 어머니의 기억을 그린 홍적의 <백사>, 동물병원을 하던 사람이 주고 간 냉장고 속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최옥정의 <냉장고> 등은 잊을 수 없는 신기한 기억을 되살린다.
이밖에도 윤용호의 <가슴 시린 독백>, 박명호의 <호호설(弧虎說)>, 강인석의 <서생원들의 흥망사>, 정성환의 <돼지들> 등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 찬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 미니픽션 : 나뭇잎 한 장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짧은 소설이라 해서, 엽편소설 또는 핵편소설이라고도 불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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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부산 출생. <문학나무> 소설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사무국장.
구자명 경북 왜관 출생. 1997년 <작가세계>에 단편소설 「뿔」로 신인 추천. 2003년 창작집 『건달』.‘한국가톨릭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수상.
구준회 충남 공주 출생. <순수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갈대시>, <순수문학> 동인. ‘사랑방시낭송회’, ‘서울교원문학회’ 회원. 시집 『우산 하나의 행복』. 영동고등학교 교사.
김명이 경북 김천 출생. 2001년 <월간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꽃보다 활짝 피어라』 편저. 소설가, 번역 작가로 활동 중.
김병언 경북 대구 출생. 1992년 <문학과 사회>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창작집 『개를 소재로 한 세 가지 슬픈 사건』, 『천치의 사랑』, 장편소설집 『목수의 칼』.
김영은 충북 음성 출생. 1989년 <월간문학> 시 당선. 2001년 <한국소설>로 소설 등단.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제9회 윤동주문학상 수상. 시집 『꿈꾸는 새는 비에 젖지 않는다』 외 4권. 동인지 에세이집 공저 다수.
김의규 서울 출생. 화가. 미니픽션작가모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성공회대학 디지털컨텐츠학과 교수 지냄.
김정묘 서울 출생. 1989년 <문학과 비평>에 「화개잎차를 마시며」 외 7편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 2001년 단편소설 「이구아나의 겨울」이 <한국소설> 신인상에 당선, 소설가로 등단. 시집 『태극무극』, 동화집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산문집 『나의 부처님 공부』.
김홍근 부산 출생. 『보르헤스 문학 전기』와 『참선일기』, 『선화』 등의 저서와『활과 리라, 옥타비오 파스의 시학』,『보르헤스 불교 강의』,『보르헤스의 미국 문학 강의』 등의 역서 있음. 성천문화재단 동서인문고전강좌 운영.
박명호 경북 청송 출생. 199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장편 『가롯의 창세기』, 잡감집 『촌놈과 상놈』. 2005년 부산작가상 수상.
박종윤 경남 거창 출생. 1999년 <세기문학> 신인상. 창작집 『그 여자의 남자 1』, 『그 여자의 남자 2』, 장편소설집 『눈 내린 뒤』.
백경훈 서울 출생. 2003년 계간 <문학나무> 시 부문 신인상. 2006년 여행 에세이 『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
배명희 경북 의성 출생. 1999년 <문학과 의식>에서 「길을 잃다」로 소설 부문 신인상. 학습만화 『우리 몸의 비밀』, 『우주의 비밀』,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유래에 얽힌 이야기』 등의 작품 있음. 2006년 「와인의 눈물」로 중앙신인문학상 수상.
안영실 서울 출생. 199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부엌으로 난 창」으로 등단. 「그늘 우거진 소리」, 「만우절」 등의 작품 있음.
유경숙 충남 양촌 출생. 1997년 계간 창작 수필 신인상에 「기우도(騎牛圖)」 당선. 2001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적화(摘花)」 당선. 「금취학령(禁醉鶴翎)」, 「천은사」, 「눈썹」 등의 작품 있음.
윤신숙 서울 출생. <에세이플러스>운영위원. 「살기 위해 가끔 까무러치기」, 「저승의 음악가」 등 작품 있음.
이진훈 경기도 김포 출생. <시세계>로 등단. ‘서울교원문학’,‘사랑방시낭송회’ 회원. 영동고등학교 교사.
윤용호 경남 김해 출생. 1992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창작집 『날아다니는 가위』,『임대가족』, 장편소설 『경마장의 말꼬리는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재혼했다』.
정성환 경북 영천 출생. 1995년 <동서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 「알바트로스의 날개」, 「마지막 카피」, 「침묵의 소리」, 「어제의 시간」, 「외출」 등의 작품 있음.
최서윤 서울 출생. 1996년 <소설과 사상>신인상. 창작집 『길』.
최옥정 전북 익산 출생. 2001년 <한국소설> 신인상에 「기억의 집」으로 등단. 2004년 「식물의 내부」로 제5회 교산 허균문학상 수상. 2005년 소설집 『식물의 내부』.
홍 적 경북 봉화 출생. 〈현대문학〉으로 등단. 장편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 외 『중국 환상동화(전 3권)』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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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백두산 천지에서 날개옷을 벗어 놓고 목욕을 하다가 나무꾼이 옷을 훔쳐가는 바람에 선녀는 졸지에 나무꾼 마누라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한참 지난 버전이다. 요즘은 선녀들이 자진해서 하강한다. 백두산뿐 아니라 설악산, 계룡산, 지리산 어디든 물이 좋다는 소문만 나면 떼로 내려온다. 나는 삼각산의 한 골짝에서 옷을 벗었다. 등산을 왔다가 소나무 가지에 걸린 날개옷을 발견한 남자는 잽싸게 내 옷을 걷어 산 아래로 내달았다. 너무 황당해서 눈물을 찍어낼 연기를 할 틈도 없었다. 발가벗고 맨발로 남자를 쫓아가 삼천리골에서 겨우 따라잡았다. 남편은 나무꾼이 아니고 회사원이었다. 게다가 나이도 꽤 든 중늙은이였다. 실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나는 때가 되면 하늘로 올라갈 몸이었다. 지상에서의 생활은 말하자면 요즘 대학생들이 너도나도 가는 해외 어학 연수 같은 것이었다. -<선녀와 회사원>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