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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부활… 선동열 시대 활짝… ■ 2005 프로야구 10대 뉴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스타는 지도자로 성공할 수 없다’는 통설을 깨고 데뷔 첫 해 단박에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선 감독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4연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선 감독은 지난 82년 원년 이후 초보 사령탑으로는 사상 첫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동시 제패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박용오 총재 사퇴 1998년 말 첫 민선 총재로 선임된 후 7년간 프로야구를 관장해온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임기만료를 3개월여 앞두고 지난 11월25일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압력설이 대두되며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김응용 삼성 사장 등 부산상고 출신들이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을 추대하며 박 총재가 조기 사퇴를 결심했다는 것이 야구판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6년 만에 300만 관중 돌파 2005 프로야구는 지난 1999년 이후 6년 만에 300만 관중시대를 열었다. 총관중은 324만889명. 97년(390만2,966명) 이후 최다관중을 기록했다. 잠실 부산 인천 대전에서 동시에 벌어진 개막전은 10만1,400명의 관중이 들어 프로야구 1일 최다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4개 구장이 동시에 만원 관중을 동원한 것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여기에는 롯데의 초반 돌풍과 시즌 전 하위권 후보로 꼽혔던 두산과 한화의 선전이 큰 공헌을 했다. ▲ 기아 첫 최하위, 롯데 탈꼴찌 한국시리즈 9차례 우승에 빛나는 기아가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추락했다.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기아가 최하위에 머문 사건은 삼성의 우승 못지않게 야구팬의 눈길을 모았다. 기아는 시즌 중반 유남호 감독을 경질하고 서정환 감독에게 대행 지휘봉을 맡겼지만 끝내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반면 4년 연속 꼴찌 롯데는 5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롯데는 양상문 감독을 경질하고 부산상고 출신의 강병철 감독을 영입, 구설수에 시달렸다. ▲ 베테랑들의 줄 은퇴 한때 프로야구를 풍미했던 노장들이 잇따라 그라운드에서 퇴장했다.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장종훈(37ㆍ한화)이 18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장종훈은 통산 3할8푼1리(6,292타수 1,771안타) 340홈런 1,145타점이라는 대기록을 남긴 채 유니폼을 벗었다. 잠수함 투수의 대명사 이강철(39ㆍ기아)과 한국 최고의 좌타자로 군림하던 김기태(36ㆍSK)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들은 내년부터 지도자로 변신한다. ▲ 부활한 아시아 홈런킹 일본 진출 첫 해인 지난 해 슬럼프에 빠졌던 이승엽(29ㆍ지바 롯데)은 올 시즌 화려하게 재기했다.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페넌트레이스에서 팀내 최다홈런(30개)과 타점(82개)을 기록한 이승엽은 한신과의 일본시리즈에서도 3홈런 포함 11타수 6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31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수비 보장을 관철시키지 못한 채 불리한 조건에 롯데와 1년 재계약을 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박찬호 빅리그 통산 100승 지난 94년 태평양을 건넌 박찬호(32ㆍ샌디에이고)가 미국 진출 11년 만에 마침내 빅리그 통산 1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동양인 투수로는 노모 히데오에 이어 2번째. 박찬호는 텍사스 시절인 지난 6월5일 캔자스시티전에서 5이닝 6실점의 다소 부진한 피칭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도움으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후 시즌 12승을 거두며 4년 만에 10승 투수로 복귀한 박찬호는 또 시즌 후 박리에씨와 웨딩마치를 울리는 겹경사를 맞았다. ▲ 메이저리그 강타한 빅초이 열풍 최희섭(26ㆍLA 다저스)은 지난 6월 가공할만한 홈런 퍼레이드를 벌이며 메이저리그를 경악시켰다. 6월11일 미네소타 3연전 첫경기서 2개의 아치를 그려낸 것을 시작으로 12일 1홈런, 13일 3연타석 홈런을 몰아쳤다. 또 15일 캔자스시티전에서도 홈런을 추가, 4경기 7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1947년 랄프 카이너(피츠버그)가 세운 4경기 8홈런에 이은 메이저리그 역대 2위 기록. 4경기 7홈런은 빅리그 사상 통틀어 4명 뿐이다. 이 덕분에 최희섭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았다. 시작은 마이너였지만 끝은 빅리그 선발 투수였다. 서재응(28ㆍ메츠)은 2005년을 ‘불행’에서 시작해 ‘행복’으로 마무리했다. 시즌 성적은 8승2패 방어율 2.59. 서재응은 마이너에서 눈물젖은 빵을 먹으며 스플리터와 컷패스트볼를 개발한 덕에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었다. 보스턴에서 버림받은 김병현(26)과 워싱턴에서 방출된 김선우(28)도 콜로라도로 이적한 후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 필드에서 선발투수로 발돋움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 한기주 신인 사상 첫 10억 계약 10억짜리 황금 팔이 탄생했다. 한기주(18)는 지난 5월 프로야구 신인 역대 최고 계약금인 10억원을 받고 기아에 입단했다. 현역시절 국보급 투수로 명성을 날렸던 선동열 삼성 감독조차 “내 고등학교 시절보다 낫다”고 칭찬할 정도로 한기주는 거물 취급을 받고 있다. 한기주는 내년 시즌 10승 이상을 거둬 기아의 명가 재건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쥐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