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박과 작은 박이 나란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큰 박이 작은 박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바가지가 될 거야. 그런데 우리의 용량에는 큰 차이가 있어.
만약 네가 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게 담는다 해도 그것은 극히 소량에 지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만약 내가 담을 수 있는 분량을 내게 쏟는다면 철철 넘치고 말거야.
그러니 내가 너보다 더 우월한 거지.”
작은 바가지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주인이 와서 두 박을 따 반을 가르고 바가지를 만들었습니다.
큰 바가지는 화장실을 청소하는데 사용하였고 작은 바가지는 물을 뜨는데 사용하였습니다.
저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저의 쓰임 또한 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결정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결정이 가장 완전함을 믿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요한 6,52-59)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당신 숨을 불어넣어 주시고 살과 피까지 주시는 하느님,
그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고 계시겠지요?
성령으로 축성된 그리스도의 성체도 그분의 사랑의 표징이기에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만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유일한 구원의 길이시기에 그분 안에 머물기 위해서는
그분의 성체와 성혈을 모셔야만 하는 것입니다.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표징이 곧 당신의 살과 피 입니다.
그것을 영함으로써 그 분이 내 안에 사시지만,
나 또한 그분 안에 살게 되어서 죽음의 힘도 나를 해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벗님에게 주신 사랑인 성체와 성혈을 믿으면 벗님께서도
그리스도의 품에 들어 죽음도 이기지 못하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된 양식과 참된 음료는 예수그리스도처럼 고통과 눈물을 동반합니다.
이기적인 살과 피를 허무시며 사랑과 용서가 되어오시는 앙상한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나누는 소중한 하루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