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새로운 여자아이돌 오디션프로그램 ‘방과후 설레임’이 시작한다. 제작발표회도 ‘입시 설명회’라는 제목을 붙였다. 티저 영상은 ‘꿈을 가진 소녀들을 응원하는 공익광고 같은’ 느낌이다. “운명은 네가 움직이기만을 기다리고 있어”라는 카피가 그렇다. 이 티저는 지원자를 모집하는 광고이니 대상을 향한 메시지가 들어가는 건 당연하고, 그게 이 방송의 전부는 아닌 듯하다. ‘입시 설명회’에서 걸그룹이 수행해야 할, 그 지겹게 들어온 ‘미덕’들을 굳이 또 나열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꿈을 가진 학생들이 느끼는 방과후 설렘보다 타인이 방과후 학생에게 느끼는 설렘이 주제라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학생이라는 기호와 아이돌을 이야기할 때면 교복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돌을 대충 아는 사람에게 교복은 아이돌을 상징하는 의상이다. 창작물에서도 종종 아이돌은 교복 차림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아이돌을 웬만큼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고 답할 것이다. 교복 의상이 활발하게 활용된 영역이 있기는 하다. 소위 ‘행사 걸그룹’이라고 부르는 시장이다. 교복은 일상복보다 눈에 띄어 무대의상으로서 역할을 하면서도 코스튬 시장에서 대량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또한 ‘걸그룹=교복’이라는 등식이 적어도 이 시장 기획자들에게는 상식에 가깝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반면 주류 시장에서 교복을 모티프로 한 의상을 착용하는 아이돌은 소수다. 여자아이돌의 경우 2014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접근 방식도 조심스러웠다. 상당수는 마법학교 같은 판타지물이나 ‘백합’(여성 간 우정이나 동성애를 다루는 장르)의 색채를 얹고 있었다. 학교라는 공간과 청춘이라는 매혹적인 기호를 사용하면서도, 현실이 아닌 비현실로 선을 긋기 위해 장르물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교복을 아이돌 콘텐츠에 활용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비윤리의 경계에 닿기가 무척 쉽기 때문이다. 대중 역시 “이건 좀…” 하며 손사래를 칠 그런 선 말이다.
왜 그렇게까지 교복과 학교에 천착해야 할까. 아이돌이 학생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윤리적 위험을 감수하며 관철할 숭고한 경지일까. 아이돌에게 다른 멀쩡한 성취가 수도 없는데 말이다. 아주 비윤리적인 어떤 가능성을 이 논의에서 배제한다면, 아이돌에게서 떠올릴 게 그것뿐인 사람이라는 답만이 가능하다. 게으르기만 하다면 차라리 안심이다. 방과후 설렘을 제공할 ‘여고생’을 모집해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갖는 음험함에 비하면 말이다. 한 고등학교 교장이 여학생들에게 섹시 댄스를 강요한 사건도 ‘스쿨미투’ 이후 시대 아니겠나.
아이돌에게 교복과 학교는 편리하지도, 안전하지도, 동시대적이지도 않다. 아이돌이라는 세계를 그렇게나 납작하게 이해하고, 이를 주류 미디어에서 미학인 양 전개하는 것은 아이돌 산업에 대한 지독한 무례이자 민폐다. ‘여고생’을 문화적 기호로 삼아 소비하는 것은 당장 근절해야 할 비윤리다. 지상파 방송에 최소한의 염치는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첫댓글 시대흐름 못읽노…
그놈의 교복..
기사 글 진짜좋다
흐름 진짜 못 읽네ㅋㅋㅋㅋㅋㅋ
와 기사를 너무 잘썼네 구구절절 맞는말임…
기사 좋다 교복으로 성적대상화좀 안했으면 좋겠어 교복은 교복일 뿐인데..
기사 추천 누르고 개빻은 댓글들 비추 누르고 왔다 댓글 환장하겠네
이제 관심도 잘 안 감
오랜만에 제데로 된 기사본듯
댓글 수준
나도 이거 보고 비추 누름
더러워
유해해 진짜… 어린애들 그만좀 ㅠ 기사 추천 누르고옴
일본아이돌같아.. 요즘 추세는 블핑이나 있지 아닌가
ㅎㅌㅊ남들이 그렇게 교복을 좋아하던데 드럽게
아이돌 학교 짭이네 엠비씨도 딱히 연생 서바이벌 대박 난거 없을텐데
나는 궁극적으로는 연예산업이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쪽인데....ㅠㅠ 진짜 이런거 너무 유해하다 진짜 어린애들(+이미지) 데리고 장사하는거아녀ㅠ
케이블도 아니고 공중파라니... 정신못차렸노
그만해라
그만하라고.....
댓글쓰고왔어ㅡㅡ 당장 구글에 여고생 남고생 따로따로 검색해보면 얼마나 좆같은 시선으로 여학생들을 바라보는지 남자들이 더 잘 알고 있으면서 딸감 하나 없어지려고 하니까 논리적인 척 댓글다는거 역겨움
어차피 오디션프로그램 안준영이 안하면 노잼인데 왜 계속 하는거임? 시청률 안나올거같은데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