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 부모입니다. 아이가 언제부턴가 학교에 가려고 하면 배아프고 설사를 하느라 학교를 못갑니다. 소화기에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병원도 다니고는 있는데, 위가 예민하고 둔한 것 같다는 말에 지금 여러 가지 검사 중에 있긴 한데, 일부 검사 결과 별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아이가 학교를 가려고 할 때마다 그런 것 같은데 마음에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학교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이유가 뭘까에 대해 떠올려보니 걸리는게 몇 가지 있어요. 저희 부부가 맞벌이라 아이가 한 살 때부터 할머니에게 맡기고 일을 나갔어요. 또 좀 크자마자 바로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고요. 그때 모두 아이가 심하게 울고 저항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던 때 한 날은 하루종일 울 정도로 힘들어해 유치원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일을 그만두고 함께 있는 시간을 늘였더니 금방 안정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는 다시 맞벌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괜찮아진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초반에는 힘들어했지만 곧 적응한 듯 보여 마음을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겁니다. 그 와중에 학교 화장실이 고장나 좀 이동해서 사용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해요. 또 최근에는 아이가 다들 출근, 등교한 후 혼자 등교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기가 이렇게 맞물려 아이가 등교 전마다 복통을 호소하고, 실제로 설사를 하는 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소화기 문제인지, 심리 문제인지, 아니면 화장실 공사라는 상황의 문제인지.. 무엇 때문에 아이가 이렇게 힘들어하게 된 걸까요? 실제로 화장실을 가는 걸 보니 분명 꾀병은 아닌 듯 한데.. 심리검사를 받아 봐야 하는 걸까요? 병원에서 진단되지가 않는데 배 아픈 것도 상담으로 치료받을 수 있나요? 아이 마음도 많이 걱정이 됩니다.
A
안녕하세요. 어머니의 글을 읽어보니 맞벌이로 아이를 온전히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해 마음이 더 힘들고 심려가 크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학교에 가려고 하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것을 보면 학교와 관련되어 심리적인 부분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유아 시기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이 어린 아들에게는 영향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심하게 울고 저항했을 때 어머니의 반응을 생각해보시면 그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잠시 직장을 그만두시고 아이와 함께 보냈던 시간이 아이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입니다. 화장실 가는 것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짐작대로 학교 화장실 공사와 관련이 있고 가족이 아침에 모두 나간 후에 혼자 학교에 가는 것도 아이에게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사료됩니다. 부모님께서 아이의 상황 때문에 혼자 고민하며 이런저런 생각으로 고심하기 보다 앞서 스스로의 마음을 먼저 편안하게 하시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갈 때 마음이 어떤지? 학교에 무슨 일이 있는지? 등에 대해 대화를 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학교갈 때 배가 아프고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으니 부모님 관점의 생각은 내려놓고,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에 대해서 대화를 하다 보면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모님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마음이 아이에게 전해지고, 아이가 자기 마음을 털어놓는 과정을 통해 힘들었던 감정이 해소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와 이야기할 시간을 만들어 아이가 충분히 자기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아들의 이야기에 집증하며 들으시면 아들의 힘든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아이의 통증이나 힘들어하는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의 소화기 진단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 전문 상담 치료 기관에 방문하시어 심리검사 및 상담 치료를 병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신체증상장애, 어떻게 해야할까요?
1. 마음챙김(Mindfullness, 명상)
통증 외의 신체감각, 열감, 피부 감각 등은 평소에는 우리가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에 집중해보는 것도 내가 고통 받는 증상 외에도 여러 가지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기억과 느낌을 되살려줍니다.
2. 영화, 게임, 운동 등 내가 즐겁고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해보기
어떠한 활동도 좋습니다. 신체증상이 있는 환자분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이상하게 몰입을 해서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통증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지냈던 것 같다’입니다. 꼭 증상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즐거운 활동을 하는 것,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우리 치료의 목표, 나아가서는 삶의 목표와 연관된 일입니다. 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한 활동을 찾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3. 규칙적인 생활하기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는 늘 강조되는 부분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관된 수면 시간표를 가지고 있으면 우울증과 수면 장애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매일 최소한 30분의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 조깅 또는 체육관 방문 등을 습관화하는 것도 좋은 일이며,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운동도 즐거움이 아니라 숙제로 느껴진다면, 즐거운 활동보다 증상 호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4. 치료 계획을 지키기
증상이 좋아진다고 해서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약제를 중단하면 신체 증상이 언제 나타날지 모를 뿐만 아니라,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이 호전되는 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5. 불필요한 검사 자주하지 않기
신체증상장애 환자분들의 경우 질병에 대한 불안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검사를 통해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해도 반복적으로 병원을 찾아 신체 검진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잦은 신체검진은 검사를 진행할 때마다 불안해지고,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어 증상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큰 질환이 없는 것을 이전의 진료 및 검사로 확인하였다면, 의사가 권유하는 일정 간격을 지켜 규칙적으로만 진료를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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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신체증상장애
(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8)
사진출처: pixabay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