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날짜가 정해졌고 할 일 리스트를 적었다.
김윤지 씨 혼자 할 일과 누군가와 함께 할 일을 나누어 보았다.
먼저 김윤지 씨에게 규림 언니와 따로 만나 전시회 준비하면 어떠냐고 물었다.
바로 연락하여 5월 10일, 24일 오전에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지금 가장 해야 할 일은 김윤지 씨와 규림 언니가 함께 꾸밀 공간에 대한 의논과 김윤지 씨가 그림일기장을 적는 것이었다.
그 중 그림일기장을 김윤지 씨가 자신의 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시급했다.
어렵게 낸 시간이니 점심식사까지 한 번에 하면서 넓은 테이블 있는 장소를 찾아야했다.
여러 궁리하다 김은회 선생님이 자원봉사 다니시는 드림교회 샬롬카페가 생각났다.
함께 자리를 펴고 전시회 준비를 두고 이야기 나눴다.
첫 번째, 그림 일기장 맨 앞장을 어떻게 꾸미면 좋을까?
두 번째, 어떤 장면과 내용을 담을 것인가?
세 번째, 어떻게 김윤지 씨가 할 것인가?
그림 일기장 맨 앞장에 전시회 안내글에 넣은 사진을 붙이는 의견에 대해 물었다. 김윤지 씨가 좋다고 했다.
방명록 앞 장도 일관성 있게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규림 언니가 김윤지 씨에게 물었다.
김윤지 씨가 그것도 좋다고 했다.
그냥 사진만 붙이면 그림일기장 원래 앞 배경과 안 어울리니 다이소에서 천을 사서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붙이면 좋겠다고
규림 언니가 이야기했다.
“이건 윤지 씨 혼자 하기 어려우니 내가 도와줄게.”
“좋아요.”
어떤 장면과 내용을 담을까? 고민하다 직원은 작년 일지 묶음을 준비해 갔다.
2년 전부터 김윤지 씨가 어떻게 지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시작은 전시회 준비였지만 보다보니 덕분에 김윤지 씨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한참 보다 원래 의논거리로 돌아왔다. 일지에 있는 내용을 윤지 씨 말투로 바꾸어 김윤지 씨가 직접 글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일지 안에 있는 사진을 보고 김윤지 씨 느낌대로 그림을 그리자는 내용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세 번째 의논 주제와 맞닿기도 한 것인데 그렇게 적은 내용을 전시회 준비 단톡방을 만들어 올리고 김윤지 씨가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규림 언니가 물었다.
“윤지 씨, 그림일기는 윤지 씨가 틈틈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에요. 할 수 있겠어요?”
“네.”
“일단 네모 칸에 글을 써줄게요. 한 번 써 볼래요?”
“네.”
일지 해당 일에 있는 사진을 보고 일기장에 그림 그려봤다.
김윤지 씨만의 해석인 관계로 보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보고 그린 사진을 옆에 붙이면 더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그림일기는 한 페이지가 아닌 두 페이지를 이어 어느 하루 그림 그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어가기로 했다.
직원은 이렇게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시회 준비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규림 언니는 김윤지 씨가 그림일기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일지 내용을 간추렸고,
이렇게 하면 좋겠냐고 김윤지 씨에게 물어가며 결정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네모 칸 그림일기장에 연필로 적어주었다.
그 후 김윤지 씨가 볼펜으로 글을 썼다.
준비하는 김윤지 씨와 규림 언니 모습을 옆에서 보았다.
마치 한 팀 같았다.
한 사람은 ‘이건 어때?, 이거 할 수 있겠어?’라고 묻고, 한 사람은 전적으로 믿고 따른다.
규림 언니를 전적으로 따르는 김윤지 씨를 보면 그럴 만 하다 싶다.
가능하면 김윤지 씨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묻고, 어려울 것 같은 것은 도와줄까하고 묻는다. 그러니 싫을 일이 없다.
살면서 이런 사람 하나 있기 쉬운 일인가? 하는 질문이 떠 올랐다.
전시회라는 구실로 김윤지 씨는 규림 언니와 함께 해 간다.
혼자라면 하지 못했을 일을 말이다.
그렇게 신나게 전시회 준비하고 함께 밥 먹은 후 다이소로 향했다.
그림일기장에 쓸 천이 있는지 보러 갔다.
‘함께 할 무언가가 있다는 것,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좋구나’ 하는 마음이 불연 듯 드는 그런 오후다.
전시회가 좋은 기회와 구실이네요. 윤지 씨 삶을 확인하고 지역사회 사람살이를 세우네요.
할 수 있는 일로 주선하고 거드니 고맙습니다.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