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강가의 아침 / 우대식
새벽 거리에 나와 인사를 건넸다
모든 것은 완벽했고 그대로 였으며
술에 취한 몇몇 사람들이
생각과 사물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애를 쓰다가 돌아갔다
아무 것도 옮기지 못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혼자 대지의 기운을 빌어 읊조렸지만 신(神)은 듣지 않는 눈치였다
당연히 여전한 세상,
흘러내린 이어폰을 다시 귀에 꼽고 보니엠을 듣는다
햇살이 내리쬐는 자메이카를 떠올리며 썬그라스를 낀다
세상은 더 어두워졌다
보니엠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오래 전 바빌론의 포로가 되어
이곳에 끌려왔다고 생각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식민(植民)의 흔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이 낯선 땅에서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이 눈물을 어디에 뿌려야 하나
강가에 도착했을 해는 다시 떠올랐고
시온으로 가는 티켓은 할인 된 가격으로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첫댓글 새벽 성당 옆을 지나면
기도하러 가는 기도객들이 줄을 잇습니다.
그들은 과연 무슨 기도를 하러 가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