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수필작가선101
허창옥 산문집 『오후 네 시』
판형 13cm× 18cm 신국판 160쪽
정가 10,000원
ISBN 979-11-93364-01-7 (03810)
발행일 2023년 10월 10일
발행처 / 수필세계사
■ 작가 허창옥
경북 달성군 성서면 본리동의 작은 마을 감천리에서 태어나서 열두 살까지 성장했다. 이제는 없는 그 마을을 잊지 못한다.
본리초등학교를 다녔으며, 효성여자중학교, 경북여고, 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했다.
《월간에세이》(1990)으로 등단하였고, 한국문협, 대구문협, 한국수필가협회, 수필문우회, 대구수필가협회,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수필문학상, 김규련문학상, 대구문학상, 약사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수필집 『말로 다 할 수 있다면』, 『길』,『먼 곳 또는 섬』,『새』,
『감감무소식』등이 있고, 산문집 『국화꽃 피다』,『그날부터』『오후 네 시』외 선집 2권 등이 있다.
■ 작가의 말
내 의지는 문장 앞에 무력하다. 문장을 이어가야 내가 살 수 있다. 내게 문장은 밥 같은 것이다.
머릿속에, 심중에 문자들이 바람결로 일렁인다. 때로는 비단실로 보드랍게 휘감기고, 때때로는 히스클리프의 언덕처럼 폭풍이 몰아치기도 한다. 그럴 듯한 문장 하나가 가슴을 벅차게도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잡생각들이 무질서하게 난무하기도 한다. 그런 심경들을 일기로 써서 ‘수필일기’라 이름 짓고, 2007년에 책을 한 권 냈다. 『국화꽃 피다』이다. 이 작은 책에 담긴 글들은 정제되지 않은 최초의 문장들이므로 나와 가장 밀착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나는 수필집들보다 더 좋아했다.
그리고……
일기쓰기를 그만 두었다. 어느 날, 문득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투리 사유들을 끼적인다고 글이 되지도 않거니와, 더러는 치졸한 감상에 머무는 내용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훌훌 날려버려도 좋을 기억들을 공연히 쌓아둠으로써 근심덩어리의 곳간이 되고 만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사는 게 그렇다. 그런 마음이면 그만두면 되는데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어휘나 문장을 어쩌지 못한다. 지금 생각으로는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그러니까 무기한으로 쓸 생각이다. 헛헛하다. 시리다. 이 허기를 읽을거리와 쓸거리로 채워야지, 달리 무슨 수가 있으랴.
그리하여 나는 ‘오후 네 시’를 표제로 두 번째 산문산책을 시작하는 것이다. 몇 해 전, 지면에 연재했던 산문산책 ‘그날부터’에서도 비슷한 말을 하였다. 이 글은 독서일기, 수필일기이다. 이 글은 또한 수필이라는 형체가 되기 전의, 쓰일 수도 있고 버려질 수도 있는 질료 같은 것이다. 나는 글쓰기의 자유를 열망한다. 하여 까다로운 수필적 제약을 배제한다. ‘나’라는 일인칭도, 터부시하는 접속사도 마음껏 쓰련다. 동어반복도 주저하지 않겠다. 막 써내려가는 글이다. 꼭지의 길이도 제멋대로이다. 그저 문장일 뿐이다. 내 인생의 오후 네 시쯤에 시작한 이 문장들이 오후 여덟 시 혹은 자정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첫댓글 허창옥선생님, 수필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허창욱 작가님
내 의지는 문장 앞에 무력하다. 문장을 이어가야 내가 살 수 있다. 내게 문장은 밥 같은 것이다.
이 한마디에 작가로서의 고뇌가 들어나 있습니다
출판을 축하하며 따끈따끈한 밥이 잘 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허창옥 작가님의 맑고 단아한 수필을 대할 때면 정갈하고 빈틈없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의 수필은 오랫동안 갈고 닦은 문장력으로 사물에 대한 존귀함과 사랑을 느끼게 한다.
나의 새 책을 받을 때 마다 그는 성의가 듬뿍담긴 카드를 빠짐없이 보내 준걸 잊지 못한다.
조신한 그는 나에게 실망을 했을것 같아 미안한 생각만 한다.
그래도 그의 수필을 만나게 되면 맛깔나게 쓴 문장에 늘 개운함을 잊지 못해서 즐겨읽는 펜이 되어있다.
요즘 좋아하는 수필가 몇 분이 더 생겨서
보내오는 수필 연간집이 점점 재미있게 읽혀진다.
새로운 수필집을 내셨다는 반가운 소식에 축하를 드리며.
이선영드림 ❤️
허창옥 선생님!...
수필집 <오후 네시>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