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철도동호회에 가입한지는 오래되었지만 정작 글을 남기는 것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네요.
요즘 계속 고민하는 것이 있는데,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않고 있어서 동호회 회원분들의 조언을
들어보고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읽다가 지치실 것 같아요. (원래 글을 간략하게 쓰는 성격인데..)
하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으신 분이시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조언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지루하고 긴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
1) --------------------------
저는 어릴 때부터 철도기관사가 되고 싶어 늘 기차를 동경하며 살았습니다.
학창시절 장래희망이 항상 철도기관사였고, 철도사진의 취미와 게임도 철도 운전게임을 하죠.
(사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도 저와 같은 분이 많으리라 생각이 들지만.. ^^)
한국철도대학 운전기전과에 3번 지원(첫 수능, 재수, 군 전역 후)하였지만 모두 불합격이 되었고,
재수 후, 불합격이 되었을 때는 차선책으로 기계설계를 전공하여 편입을 거쳐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나름대로 제 분야에서 스펙도 많이 쌓았고, 저만의 무기도 만들면서..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철도기관사를 꿈꿔왔지만
어느새 전공분야에 대해 익숙해져 가고 있었던 저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졸업하기 이전까지는 한국철도공사가 직원을 뽑지 않았기 때문(먼 과거가 아닌 최근 몇년)에
철도차량회사(로템 등)에 지원하려 하였는데, 지원자격과 스펙의 문제로 지원하지 못하고,
재학생 및 졸업학기까지만 지원할 수 있는 지원자격으로 인해 철도차량 회사는 더이상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 --------------------------
대학 졸업 후 1년이 지나기 전 한국철도공사 인턴사원 채용(2010년도)에 지원하였습니다.
운전분야는 해당자격증이 있어야했기 때문에 지원하지 못하고, 사실 정비는 하고 싶지 않아 '사무영업' 직렬에 지원하였습니다.
서류에서 보기 좋게 탈락하고, 졸업 후 1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취업을 미룰 수 없어
이것을 마지막으로 전공분야(반도체, LCD, 태양전지 장비회사)에 취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러 문제 등으로 인해 3개월 후 퇴사를 하게 되었죠.
퇴사 후, 거의 매일처럼 한국철도공사를 비롯한 철도관련 기업 채용정보를 모니터링 하였습니다.
철도를 1순위로 나머지는 전공관련으로 회사를 검색하였습니다. 올해 4월 말 공고가 뜨더군요.
이번에는 지원하기 꺼려했던 '차량분야'로 지원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으로 합불이 갈릴 것 같아서
우선 코레일에 들어가고 보자는 마음으로..
3) ---------------------------
그런데, 철도공사 원서접수를 시작하기 하루 전, 엄청난 경쟁률로 인해 현실적으로
한국철도공사 서류통과가 어렵겠다는 예상을 하였고,
때마침 전공분야와 관련된 회사로부터 기회가 찾아와 고민 끝에 회사에 입사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준비해오던 것에 비해 아까운 느낌이 들었죠. 더욱이 얼마전 S기업 최종전형에서 탈락하여 더욱 이런 느낌이 들었고요.
철도공사와 겹치지 않기를 바랬고, 만약에 이 회사에 합격하고, 철도공사도 서류가 합격한다면 면접은 겹치지 않겠다고
예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판단하여 철도공사 or 회사에 대해 선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회사 채용 프로세스는 너무도 빨리 진행이 되었고, 면접에 합격을 하게 되어 입사전화가 왔습니다.
회사는 제가 빨리 입사하기를 원하였지만, 철도공사 및 다른기업(대기업) 인턴일정이 남아 있어 아르바이트 핑계를 대고
입사일을 보름이 넘게 미루었습니다. 고맙게도 회사는 전례없던 일로 저의 입사연장을 받아 주었고,
5월 23일로 입사일이 예정 되었습니다.
4) ----------------------------
중간의 퇴사를 포함해 졸업 후, 약 2년의 공백기간 끝에 큰 기업은 아니지만 근무환경과 조건이 좋은 회사에 취직이 되어
그동안의 짐을 벗어버리고 푹 쉬고, 미뤄왔던 여행도 하고 입사하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결과로 철도공사 서류합격이 되었습니다.
인적성까지 합격을 한다면 입사 다음날인 24일에 면접을 볼 확률이 높아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되었죠.
[안정적인 회사 VS 가고싶은 코레일, 하지만 피하고 싶은 직무. 그리고 5개월 인턴 + 30% 정규직 전환]
그러던 중, 다른 대기업의 인턴사원 채용에서 세자리수의 경쟁을 뚫고 서류에 합격하였습니다.
고민이 더 증폭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회사 입사가 확정되지 않았다면 코레일과 대기업 인턴사원 서류통과를 뛸듯이
기뻐했을텐데 말이죠.
[안정적인 회사 VS 코레일 인턴 5개월 VS 대기업 인턴 2개월]
그런데,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이미 부모님은 취직이 되었다며 정말 좋아하셨고, 이제 고생이 끝났다며
이제서야 웃음을 볼 수 있었는데..
5) -----------------------------
일단 코레일 인적성 시험을 보았습니다. 몇일동안 많은 고민으로 차라리 인적성에서 떨어지면 미련이라도 남지 않겠다는 생각에
인적성 공부를 하지 않았고, 속상하지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인적성 시험을 치렀습니다.
인턴사원을 응원하는 플랭카드와 50% 할인으로 KTX 열차를 타고 갈 때, 모니터에서 인턴사원 합격을 기원한다는 문구가
마음이 아팠습니다.
18일 수요일, 대기업 인턴 면접을 보았고, 그날 밤 코레일 인적성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합격하였습니다. 부모님이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걱정에..
입사 다음날인 화요일에 면접이 잡혔습니다.
6) -----------------------------
코레일.. 제가 너무 가고 싶은 곳이지만 5개월 인턴 후 30% 정규직 전환이라는 것이 리스크가 너무 크네요.
이제 나이가 30세(빠른 29세)이기 때문에 올해 11월에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으면
나이 문제로 더이상 취직은 힘들 것 같고.. 2년 동안의 불안정함으로 이미 지칠 때로 지쳐있기도 하고..
현재 확정된 회사는 이전 직장에 비해 규모가 작고, 처음부터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지만
분위기와 사람, 근무조건이 좋아 놓칠 수는 없고 ..
운전과 사무영업 분야라면 모험을 걸 수도 있을텐데, 가장 꺼려했던 차량분야(철도차량 정비 등 유지보수 업무)이고,
(차량분야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장비회사 근무경험 때문에 정비를 피하게 되어서요..
혹시라도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절대로 이 직무에 계신 분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
아무리 좋아하는 코레일이지만 이 직무를 통해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다시 불안정한 생활의 시작..(인턴사원 5개월, 30% 정규직 전환)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대기업 인턴사원(인턴사원 2개월, 기술개발직무, 근거리, 절대평가로 정규직 전환)까지..
세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 양보할 수 없는 부분과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한국철도공사 면접에 가려면 먼저 자필 자기소개서와 관련 증빙자료들을 준비해야하는데,
아직 자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지 못했네요. 고민이 깊어..
차라리 정규직으로 채용을 하는 것이라면 회사를 버리고, 목숨을 걸고 면접을 준비할텐데 ..
만약에 코레일 면접을 가게 된다면 입사하자마자 다음날 결석해야 하고, 면접에 합격하면 더욱 고민의 골은 깊어져가고..
이것도 분명 기회이기 때문에..
7) ------- 질문과 선택 ----------------------
1. 우선, 철도차량 직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구체적 업무, 근무환경, 근무 시간, 근무 강도 등..
(아무리 검색하고, 차량정비단 등을 가 보아도 정보를 구할 수 없네요.
취업카페에서도 코레일에 대해서도 거의 없는데, 특히나 차량은 아예 없어서..)
2. 회원분들이시라면 저의 상황(현재 나의 30세 _ 빠른 83년생)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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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된 회사(근무여건은 좋지만 쌓아온 것에 비해서는 아쉬움)
VS
코레일 인턴(가장 가고싶은 곳이지만 하기 싫었던 직무.. 신의 직장이지만 5개월 인턴 후 30% 정규직 전환이라는 리스크)
VS
대기업 인턴(철도가 아니라면 가장 가고 싶은 이상적인 회사, 절대평가로 정규직 전환,
하지만 이것도 불안정한 신분. 나이가 30인데, 인턴사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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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코레일과 대기업 인턴이 공채 혹은 정규직 확정(80~90%) 조건으라면 두말없이 두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했을 겁니다.
꼭 붙어야 한다고 다짐했던 곳들이지만, 이미 한 회사가 확정되어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불안정한 신분(인턴사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는다면 몇일만에 퇴사한 회사(코레일을 위해 확정된 회사를 퇴사했을 경우를 가정)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고.. 하지만 나이가 더 들어가고.. 하반기 공채도 끝이 날 때고..
몇가지 상황이 더 복합되어 있지만, 이것까지 말씀드리면 글이 너무 복잡해져서 이정도로 상황을 설명드렸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저의 처지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고,
시간이 허락되신다면 조언 부탁드릴게요. 악플보다는 진심어린 조언을 바래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이것으로 글을 줄이겠습니다.
첫댓글 근데 코레일에서 남자는 사무영업분야에서도 30이면 그다지 많으 나이도 아닌데요..
힘든 고민이실 겁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이 제아무리 조언을 해 주어도, 김광우님의 case에 딱맞는 조언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최종 결정은 본인이 내리셔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어쩌면 본인이 어느 정도 답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구요.)
아무튼 저는... 님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입장에서 나이 서른이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라고 말씀드려봅니다.
나중에 후회하시더라도, 지금 한 번 질러보시는 쪽을 권합니다.
어차피 어느 선택이든 나중에 후회는 찾아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지금은 하고 후회하는 쪽을 택하시는 게 그나마 리스크가 덜할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코레일 인턴을 선택하셨다면, 당연히... 다른 선택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포기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코레일에 올인하셔야 합니다.
두 마리 혹은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고 하시다가는 하나도 못 잡습니다.
'행복을 전하세요'님, 'dogfood'님 ^^
짧지 않은 글인데,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왔다갔다 하다가 이제 서서히 셋중에 하나는 포기하는 것으로 굳혀지고 있습니다.
몇일 후에는 한가지가 제외된 2가지를 놓고 고민하는 때가 찾아오겠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생각이 정리되어 갔고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네요.. ^^
보내주신 조언 소중하게 참고하겠습니다. 모두 좋은일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