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학, ‘기초를 잘 다질수록 쉬워지는 과목!’
수학은 기초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4학년에 이르기까지 매 학기마다 제 1단원에 자세히 다루는 ‘자연수’의 내용에 “똑같은 숫자가 사용되었지만 그 숫자가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그 값이 달라진다”는 ‘자릿값 원리’가 들어 있다. 이 원리에 따르면 7275에서 앞의 7은 7,000을 의미하고, 뒤의 7은 70을 의미한다. 또 5와 7이라는 두 개의 숫자로 만든 수라도 두 숫자의 위치가 다르면 전혀 다른 수가 된다. 예를 들어 50+7을 57로 나타내므로 70+5를 나타내는 75와는 전혀 다르다.
이렇게 숫자가 위치한 자리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자릿값 원리는 현재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인도-아라비아 숫자’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것을 확실히 알아야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쉽게 할 수 있게 되는 데, 사칙계산을 세로 셈으로 계산하는 과정 속에 이미 자릿값 원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에 올라가면 이런 ‘자릿값 원리’에 대해 좀 더 일반적으로 다루기 위해 문자를 사용한다. 문자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초등수학에서 자릿값 원리를 잘 배운 학생들에게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만약 아직도 자릿값 원리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학교에서는 ‘세 자리 수’를 ‘100x + 10y + z’로 나타내는데, 초등학교 다닐 때 계산은 잘했지만 자릿값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은 그냥 ‘xyz’라고 쓰고, 결국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 사실 기본적인 내용은 초등학교 수학에서 1~ 6학년까지 6년 동안 배운 것이다. 따라서 기초를 탄탄히 한 학생에게는 중학교 수학이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갈수록 태산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수학이라는 과목이다.
2. 초등수학의 내용
초등수학에서 다루는 영역은 <수와 연산>, <도형>, <측정>, <확률과 통계>, <규칙성과 문제 해결>로 모두 다섯 가지다. 초등수학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이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어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별로 중요하지 않는 내용에 매달려 더 중요한 내용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수학은 앞으로의 수학 학습을 위한 기초이므로, 앞으로 배우는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아야 핵심 내용을 분간할 수 있다. 초등수학의 다섯 개 영역의 주요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이 중·고등 수학의 어떤 단원으로 연결되는지 알아보자.
초등수학에서 <수와 연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실제로 1~6학년까지의 교과 내용을 살펴보면 <수와 연산>이 차지하는 내용이 전체 내용의 60%를 넘는다. <수와 연산>에서 다루는 내용은 자연수를 비롯해서 분수와 소수 등의 ‘수’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알아보는 것과 자연수, 분수, 소수의 사칙계산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룬다. 또한 이런 내용들은 중·고등학교 수학에서 다루는 <수 체계>와 이어지므로, 초등수학에서 다루는 내용을 잘 알아 두어야 중·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쉽게 배울 수 있다.
“계산은 연습으로 정복할 수 있지만 도형은 선천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12년간의 학교 수학을 배우는 데에는 선천적인 능력이 필수인 것은 아니다. 노력하면 된다! 도형 단원의 학습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관찰력’과 ‘분류하는 능력’인데, 모양과 공간에 대해 관찰하면서 그 특징을 생각하고 대분류-> 중분류->소분류 식으로 유목을 정해서 분류하는 연습을 한다면 도형 학습은 어렵지 않다. 게다가 도형은 눈에 보이는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실제 물건(상자, 샌드위치, 공, 두루마리 휴지……)들을 활용해서 학습하면 공간에 대해 훨씬 이해가 쉽다. 초등수학에서는 <수와 연산>이 <도형>과 서로 별개 영역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중학교 이후에서는 이 두 영역이 매우 밀접하게 서로 연결된다.
[도형 학습을 하고 있는 아이]
“살아가는 데는 초등수학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초등수학에서는 물건 값 계산하는 것을 비롯해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측정 방법에 대해서도 다룬다. 예를 들어 ‘시각 읽기’, ‘자를 사용해서 길이 재기’, ‘단위 바꾸기’ 등을 수학 시간에 배우면 그 지식을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따라서 <측정> 영역은 일상생활의 도구(자, 저울)를 사용해서 익히면 훨씬 재미있다.
초·중·고·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었을 때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영역이 바로 <확률과 통계>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뉴스나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통계를 접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 수학 시험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회현상을 적절히 분석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확률과 통계>에 관한 기본 내용을 잘 배워 두는 것이 좋다. 초등수학에서는 자료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주로 배운다면 중·고등 수학에서는 자료의 ‘해석’에 더 비중을 둔다는 것도 알아 두자.
초등수학에서는 <수와 연산>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중·고등학교 수학에서 가장 비중이 큰 영역은 ‘함수’이다. ‘함수’는 규칙성을 바탕으로 변수들 간의 ‘관계’를 탐색하는 것과 연결이 되는데, 초등수학에서는 ‘함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규칙성’이라고 한다. 또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은 수학 학습의 궁극적인 목표이므로 초등학생 때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해 탐색하는 습관을 잘 길러 두어야 한다.
3. 수학 학습 이렇게!
수학은 수나 도형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추상적인 대상을 다루며, 전개 방식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과목이기 때문에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에게는 학습하는 것이 어려운 과목이다. 1,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수학자가 꿈이었던 어린아이들이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수학 학습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수학이 가진 본질적인 특성에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학습 방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활동 놀이를 통해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들]
흔히 선택하는 수학 학습 방법은 매일 문제를 반복해서 풀게 하거나 앞으로 배울 내용을 미리 선행 학습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문제를 풀다 보니 오히려 수학에 흥미를 잃어 4, 5학년을 넘기지 못하고 수학에 싫증을 내고 중간에 포기하거나, 성의 없이 문제를 푸는 바람에 실수를 줄이지 못해 학교 성적이 향상되지 못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 속진으로 몇 학년 앞선 내용을 학습하다 보니 확실하게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치는 바람에 기본적인 개념에서 구멍이 나서 몇 번을 다시 배워도 제자리인 경우가 많다. 열심히 했지만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어떻게 하면 수학을 계속 잘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수학을 배웠던 사람은 누구라도 지나온 시절에서 수학을 좋아했거나 잘했던 잠깐의 ‘순간’을 가지고 있다. 너무 짧은 순간이어서 기억조차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수학의 짜릿한 즐거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은 있었을 것이다. 잠깐의 한순간이 아니라 수학을 길게 아주 잘하는 방법은 없을까?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의 학습 방법과 자세를 알아보자.
(1) 수학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3학년까지는 쉬워도 4학년부터는 얼마나 어려워지는데!” “초등학교 수학이 수학이니? 중학교 가 봐. 장난 아냐.”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이 어려워진다는 이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 지레 겁을 먹게 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수학을 잘했던 사람들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수학을 길게 잘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수학, 그거 별거 아냐. 기초만 잘 잡아 놓으면 갈수록 쉬워지는 게 바로 수학이지.”
어째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이 쉬워질 수 있단 말인가? 예를 들어 1학년 아이가 3학년 형의 수학책을 들여다보았다. 자신은 겨우 덧셈밖에 모르는데 형의 책에는 이상한 기호도 들어 있다. 형이 “7+7+7과 같이 같은 수를 계속 더하는 것을 7×3이라고 한단다”라고 했다.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동생이라면 “곱셈도 별거 아니었네”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라면 “엥? 뭐가 그렇게 복잡해?”라며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을 확실히 잘 이해한 사람에게는 다음 과정도 쉽지만, 한 가지라도 확실히 알지 못하고 대충 엉성하게 이해한 사람에게는 갈수록 태산인 것이다. 수학이 기초가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하는 것이 갈수록 점점 어려워진다고 엄포를 주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기초가 중요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러나 갈수록 어렵다고만 하면 ‘누구나 다 어려워진다고들 하는데 난들 별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수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수학은 점점 쉬워진다”는 혼잣말로 마인드 컨트롤하는 것이 좋다. 수학은 점점 쉬워진다. 정말이다!
계산을 빨리 하면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실수 없이 빨리빨리 잘하려면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컴퓨터도 아니니 집중력도 한계가 있기 마련! 마음이 급하면 똑같은 문제를 다시 풀어도 똑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 자기가 실수했다는 것을 나중에는 알게 된다. 하지만 이미 지나 버린 일이다. 천천히 차분히 풀면 실수를 덜 할 텐데, 해치워 버리는 마음으로 내달리다가 실수를 하였으니 어찌 안타깝지 않을까. 만점 받겠다는 욕심과 조급한 마음을 버리는 것이 수학을 잘하는 지름길이다.
정답을 구했다 해도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면 다음에 풀 때 똑같이 복잡하게 해결하거나 어떻게 풀었는지 기억을 못 하게 된다. 따라서 어찌 어찌해서 정답을 구했다 해도 거기서 그치지 말고 그 답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는 없는지 알아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두 수의 합은 29이고 곱은 198입니다. 두 수를 구하시오(5-가).”라는 문제가 있다고 하자. 이 문제를 잘 맞히긴 했지만 표를 사용해서 풀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합이 29인 경우에서 시작하니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길었고, 일일이 곱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렇다면 이번엔 곱이 198인 경우에서 시작하면 어떨까? 5학년이면 배수와 약수를 배웠다. 따라서 198을 여러 수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198= 2 × 99 =2 × 3 × 33 = 2 × 3 × 3 × 11
자, 여기서 더해서 29가 나오는 수를 찾아보자. 아하! 18과 11이다.
이런 식으로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다 보면 문제 해결 전략을 개발할 수 있고,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은연중에 생각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아내려고 한다. 문제를 틀린 원인을 알아야 개선할 방법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푸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오답 노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고학년에게는 유용하지만 저학년에게는 틀린 문제를 일일이 적는 것은 필요 이상으로 고단한 일이다. 물론 자신이 틀린 문제를 따로 노트에 적어 두는 게 꼭 필요한 아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렇게 하면 질린다. 오답 노트 쓰기가 귀찮으니까 수학 문제 풀기 전에 내가 몇 개 틀릴지 걱정부터 앞설 수 있다. 수학을 대할 때는 마음을 가볍고 상쾌하게 가져야 수학 공부가 즐겁고, 그래야 수학을 길게 잘할 수 있다.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실수를 그냥 방치하면 자칫 실력으로 굳어질 수도 있다. 엄벙덤벙 실수가 잦은 아이라면 오답 노트에 풀이 과정을 적는 대신 ‘틀린 이유’만 적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계산 실수, 문제를 제대로 안 읽음, 답을 적다가 숫자를 잘못 씀’ 등 몇 가지 항목을 정해서 그중 어떤 것에 해당하는지를 적는다. 그러면 자기가 실수를 하는 주된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단순 실수인지 개념 이해의 부족인지도 발견할 수 있다.
(5) 공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확실히 이해한다
“원의 넓이 구하는 공식이 뭐였더라……. 지름 곱하기 지름 곱하기 3.14였나? 아닌가? 원의 둘레는 3.14에다가 반지름을 곱했었나, 아님 지름이었나? 아휴, 그게 그거라서 헷갈려 죽겠네…….”
영어 단어 외우기보다 수학 공식 외우기가 더 어려운 이유는 공식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처럼 달달 외우려 한다면 오래 기억되지 않을뿐더러 부호나 숫자가 뒤죽박죽이 되기 마련이다. 공식을 안 잊어버리고 확실히 잘 외우는 방법은 ‘공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활동을 하면 공식을 이해하기 쉽고, 나중에 머릿속에서 재연하면서 공식을 유도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기억을 꺼낼 수 있다.
전에 풀었던 문제 가운데 새로운 문제를 풀 때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수학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제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전에 풀었던 문제와 어떻게든 관련이 있다. 이것을 알아 가는 것이 체계적인 학습법이다. 그러나 수학을 체계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저 문제만 풀면 몸이 고달프다. 이 방법 저 방법으로 하다가 어쩌다 정답이 나오면 그것에 만족해서 그냥 넘어간 뒤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또 이것저것 해 보고는 식이라면 문제를 아무리 풀어도 ‘실력’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답을 내는 데만 급급해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최선의 전략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전에 풀었던 방법 가운데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항상 생각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