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머무는 숙소가 충주의 한적한 변두리 산자락에 닿아 있다 보니 원치 않게 동거하는 것들이 더러 있다. 자취방이 삼 층에 있는데 한사코 거기까지 기어 올라오는 곤충들 때문에 이따금 내 일상의 평화가 깨지곤 한다. 방충망이 있지만, 번번이 뚫리는 걸 보면 이름값을 못하는 것 같다. 커다란 지네가 두 마리나 급습했던 사건은 두어 달쯤 전 이 단상 코너에 소개한 바 있다. 거미나 나방, 노린재류, 노래기, 돈벌레, 무당벌레 등등 찾아오는 곤충의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어제는 뜻밖에 작은 동물까지 왕림했더랬다. 저녁에 베란다 겸용인 간이 부엌엘 들어가는데 바닥에 밤톨만 한 물체가 눈에 띄었다. 뭘 흘렸나 싶어 주우려다 보니 청개구리였다. 팔짝팔짝 뛰어 구석으로 도망치려는 녀석을 간신히 붙잡아 창밖으로 내보내고 나서 가만히 생각하니 내가 참 자연 친화적으로 사는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집안에 청개구리까지 난입하는 건 좀 심하지 싶었다. 시간을 봐서 방충망 틈을 막아 내 영역을 고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첫댓글 전 농사철엔 산기슭 비닐집 안에 쳐놓은 11인용 탠트에서 며철씩 기거하는데,
비닐집안엔 각가지 곤충.벌레 심지어는 쥐.고양이.새들도 들어오지만 텐트안은 그들로 부터 아주 자유롭답니다.
아이구, 자취방에 텐트를 들일 수는 없고 그냥 적당히 구슬러서 내보내며 살아야죠.
하하, 아이고 무섭다.
자연친화적은 좋은데 동거는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