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과리, 매구, 꽹쇠, 깽매기, 소금, 동고, 쟁 따위로 불리우며 꽹과리를 치는 사람을 쇠치는
사람(쇠치배)이라고 부른다. 쇠치배들 가운데 맨 앞에서 쇠를 치는 사람을 '상쇠'라고 하는데,
상쇠는 풍물굿 패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쇠는 놋쇠로 만드는데 요즘에는 금이나 은을 섞어 쓰기도 한다. 음색에 따라 숫꽹과리, 암
꽹과리로 나뉘는데 숫꽹과리는 소리가 야물고 높으며 암꽹과리는 소리가 유하고 얕다. 특히
암쇠, 숫쇠가 서로 맞받아치며 하는 짝드름(짝쇠)가락은 마치 암새, 숫새가 화답하듯하여 소
리가 잘 어울린다.
쇠채의 길이나 모양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옛날 어른들은 북채나 쇠막대기로 치기
도 하였다고도 한다. 쇠를 칠 때는 한 손(오른손잡이는 오른손)에 쇠채를 잡고 쇠를 쳐서 소
리를 내고, 한 손은 쇠를 잡고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을 쇠에 대었다가 떼면서 쇠소리의 깊
고 얕음과 음색조절을 한다. 쇠를 칠 때는 쇠의 가운데와 테두리의 사이를 친다.
쇠는 장구와 더불어 리듬악기로서는 으뜸인데 옛날에는 군악이나 정악, 무악, 풍물굿 등에
두루 쓰였었고, 풍물굿에서는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가락으로 사람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흥
을 돋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구(비-雨)
가죽 타악기의 하나로 양편 머리가 크고 허리가 가늘다 하여 세요고(細腰鼓)라고도 한다. 지팡이장(杖)
과 북 고(鼓)를 쓰면 장고가 맞고, 노루 장(獐)과 개 구(拘)를 쓰면 장구도 맞다. 그러나 글자와 상
관없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장구로 많이 부른다. 왼쪽(북편, 궁편)은 말가죽이나 소가죽, 노루가죽을
대어서 가죽이 좀 두껍고 소리가 낮으며, 오른쪽(채편)은 말가죽이나 개가죽을 대어 가죽이얇고 높은
소리를 낸다. 요즘은 주로 소가죽이나 양가죽으로 많이 쓰는데 가죽은 개가죽이 소리도 크고 제일 좋
다. 장구의 통은 사기, 기와, 쇠, 나무, 바가지, 양철 따위를 쓰는데, 보통 미루나무와 오동나무를
많이 쓴다. 통은 소나무통이 제일 좋으나 만들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장구통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통째로 깎아 만든 통장구와 나무조각을 깎아서 보통 두쪽 내지 세쪽으
로 맞춘 쪽장구가 있다. 철테 (원철)둘레에 8개의 쇠고리를 걸어 무명을 꼬아 만든 줄(숱바, 축승)
로 얽어 매고, 부전(축수)을 좌우로 움직여 소리를 조절한다.
장구의 채로는 궁채(궁글채)와 열채(가락채)가 있는데, 궁채는 대뿌리를 삶아서 잘 편다음, 끝부분
에 박달나무와 같이 단단한 나무 또는 뿔을 끼워서 만들고, 열채는 대나무를 깎아서 만든다.
장구는 두 손으로 치기 때문에 가장 다양한 소리를 내며 어깨춤이 절로 나게 만든다. 분위기를 흐드
러지게 하고 풍성하게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악기이며, 민요나 춤 장단을 칠 때에는 궁편으르 손으
로 치기도 한다. 장구를 매는 방법도 지역이나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북(구름-雲)
북은 그 생김새가 간단한 까닭으로 역사가 오래되고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으며, 각 민족
의 특징을 지니며 발달했다. 풍물굿에서 북은 가장 오래된 악기이다. 그 이유는 청동기 시대
이전의 목축 시대에 만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악기이기 때문이다.
풍물굿에서 쓰이는 북은 어깨에 매기 간편하고 소리가 옹골찬 것을 주로 쓴다. 오동나무나
미루나무의 가운데를 파내고 양편에 소가죽이나 말가죽을 대고 양쪽 가죽을 줄로 엮고 조여
서 만든다. 요즘은 나무판을 엮어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북은 잔가락을 치는 것이 주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연주보다는 ,박을 힘있게 짚어 나가면
서 힘찬 춤을 추는 것이 중요하다. 북은 치는 방법에 따라 왼쪽 어깨에 매고 치는 외북과,
북을 허리에 끈으로 고정시키고 두 개의 북채로 치는 쌍북이 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장구
가 발달하여 북소리를 장구의 궁편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으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북이
발달하여 상대적으로 장구의 역할이 감소한다. 따라서 북놀음이나 북가락은 경상도 지방에
서 많이 발달하였고, 전라도에서는 진도에서 가락과 춤사위가 발달한 쌍북이 있다. 북의 크
기도 곳에 따라 다른데 대체적으로 경상도의 북은 크고 넓은 편이며 전라도의 북은 작은 편
이다. 위치는 경상도에서는 쇠, 징 다음에 북이 서는 경우가 많다.
징(바람-風)
징은 놋쇠로 만드는 타악기의 하나로 본래 이름은 정(鉦)이나 징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그 밖에 나(羅), 금라(金 ), 금(金), 대금(大金), 금정(金鉦)등의 이름이 있다. 쓰임새가 많아
군악과 무악, 풍물굿에서 쓰이며 절에서도 쓰인다.
징은 장단을 바르게 쳐주는 것이 중요하며, 칠 때는 징채를 짧게 잡고 징의 한가운데를 부
드럽게 밀 듯이 쳐야 소리가 되바라지지 않고 웅장한 소리를 낸다.
징은 사물(쇠, 장구, 북, 소고)의 가락을 감싸서 멀리 울려 퍼지게 하며, 풍물의 악기 중에
서 가장 은은한 소리를 내며 포용력 있는 악기라 할 수 있다.
징은 연주가 다양하지 못한 단점이 있으나 바로 그런 이유로 발림이 다양하고 여유가 있어
신명을 표출하기 좋다.
징은 치는 횟수에 비해 그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징이 정확한 박으로 제대로 받쳐 주지
못하면 다른 치배의 장단이 어지러워지고 불안하며, 장구나 쇠, 북 모두가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