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박 3일

[박천규]

강원 2박3일

첫 날: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모처럼 강원도 자연을 찾아 2박3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출발하기 하루 전날 오후 늦게부터 흐려지기 시작한 날씨는 비를 뿌리기 시작해 예정대로 출발할 수 있을 지 다소간 조마조마했었다.

그러나 다행히 출발 당일 아침부터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며 비가 그치며 구름이 걷히고 엷은 햇살이 퍼지기 시작해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변 산야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달렸다.

팔당 호변 경춘선을 달리는 기차 기적 소리와 함께 달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윤기 자르르 흐르는 신록 속 다산 정약용 유적지_ 유적지에서 다산생가와 기념관 문화관 등을 둘러보고 두 물머리로 향했다.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줄기가 만나 한강을 이룬 두 물머리에 서 있는 살아있는 한강 역사 증인 할아버지 느티나무와 함께 그득한 강물에 눈길과 가슴을 잠시 실어보았다. 배에서 알리는 점심시간. 지난 해 한번 맛보고 다시 먹어보리라 벼르던 함경도‘죽여주는 동치미국수’집을 찾아 시원 새큼한 동치미국물로 졸깃한 면발을 즐겼다.

다행히 죽지는 않고 나와 청평호와 의암호 춘천호 화천호변 북한강변 신록과 신록에 물든 강물의 자연 조화에 눈길을 빼앗겨 감탄에 감탄을 하는 새 어느 듯 우리나라 최북단 최고봉 최장터널을 자랑하는 해산터널 해산령을 지나게 되었다.

해산령까지 찾아 온 것은 고개 넘어 있는 그 동안 말로만 듣고 영상으로만 보아온 말도 많았던 건설사연을 간직한 평화의 댐을 한번 직접 내 눈으로 보려고 가는 것이다. 해산령에서 댐까지는 구절양장 뺨 칠 아흔 아홉 구비 길을 조심조심 내려가야만 했다.

그러나 눈앞에 그 모습을 처음 드러낸 평화의 댐_댐은 텅 비어 있는 담수가 없는 댐이었다. 평화의 댐 다리를 지나자마자 차에서 내린 우리를 맞은 것은 우리를 날려버릴 듯이 계곡에서 세차게 불어내려 오는 강풍. 평화의 댐 앞에서 겨우 기념사진 한 장 찍고는 실내 전시 공간으로 대신해야만 했다. 세찬 강풍에 석양까지 겹치는 바람에 서둘러 댐을 나와야했다.

내려오는 길 여러 곳에서 길 한가운데로 굴러 떨어져 있는 낙석들을 조심조심 피해 전망대에 올라 댐 높이 125m, 저수 용량 26.3억 입방미터를 자랑하는 댐 모습을 댐 아래에서 보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전망대에서 나와 양구와 원통을 거쳐 숙소가 예약되어 있는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 지나가야하는 한계령(옛 오색령). 한계령 정상 휴게소에 닿아 아름다운 경관을 담아 촬영하려던 생각은 접어야만 했다. 차창을 떼어갈 듯이 몰아치던 강풍 때문. 한계령에 오르며 도로 양쪽 계곡 곳곳에서 몇 해 전 수해가 남기고 간 참혹한 현장이 아직도 많은 곳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가슴 아프게 볼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 여장을 푼 것은 출발 한지 10여 시간. 첫 날 잠자리에 들며 자연의 조화와 아름다움 그리고 두려움 등 모두를 다시 한 번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준 하루였음을 알았다. (2008. 4. 23.)

둘째 날: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한 일행은 9시반 경 숙소를 출발해 아침 햇빛이 찬란하게 퍼지는 동해안 확 트인 청정한 바다와 함께 해안 도로를 끼고 한 시간 쯤 달려 동해안 최대의 자연호수 화진포에 닿았다. 호숫가에 해당화가 만발해 화진포라 이름 붙여진 호수 둘레16km에 이르는 넓은 호수는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 싸여 주변 경관이 빼어난 곳이었다.

화진포에서 먼저 찾아 본 곳은 김일성이 하계휴양지로 사용했다는 별장_별장에 오르는 길에 만난 내려오던 한 아주머니는‘왜 우리가 김일성 별장을 저렇게 훌륭하게 가꾸며 관리를 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별장은 몇 년 전 찾았을 때에 비해 시설 개선을 많이 한 것으로 보였다.

내려오는 길 한 계단 위에는 바로 이 계단에서 6살이던 김정일과 소련 레베제프 소장이 사진을 찍은 곳이라는 구리 동판이 빛바랜 사진과 함께 있어 눈길을 끌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히틀러의 공포정치를 피해 망명해 왔던 독일인 건축가 베버가 짓고 살던 주택이 독재자 김일성과 그 혈족의 별장이 되었다는 사실

별장에서 내려오며 화진포 동해안 넓게 트인 바다와 38선 없이 바다 위를 자유롭게 나는 갈매기 떼 비행을 보며 이기붕 부통령 별장으로 갔다. 별장 안내판에서는 큰아들의 권총에 일가가 몰살하고만 비운의 총성이 화염과 함께 들려오고 있었다. 별장을 둘러싼 금강산 소나무 숲에서 잠시 화염과 총성을 씻고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으로 향했다.

별장 뒤에 새로 세워진 기념관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 등 일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친필휘호와 의복 관련 도서 등이 현대적으로 전시되어있었으며 이승만 별장에는 이와는 좀 다르게 침실과 거실, 집무실, 평소에 끼던 안경과 여권, 편지 등 유품이 흥미롭고 정겹게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이어 최북단 대진항과 민통선을 거쳐 3-4년 전 금강산에 이르는 새로 난 육로를 옆에 하고 함께 나란히 달려 최북단 통일전망대에 올라 전망대 아래 짙푸른 해금강과 저 멀리 구름 속 흐릿한 금강산을 보며 남북분단의 아픔과 통일 염원을 다시 하게 되었다.

통일전망대에서 내려온 일행은 이름난 식당에서 점심을 하며 듣기만 하고 영상으로 보기만 하던 곰치로 쌈을 싸 처음 먹어보기도 하고 개두릅도 먹으며 입안에 가득 번지는 그 독특한 향을 즐겼다. 점심 후 잠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에 숙소 해변을 낀 산책로를 따라 확 트인 동해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산책을 하기도 했다. 일행은 대진 항에서 떠온 싱싱한 회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숙소 2일째 밤을 맞았다. 잠자리에 들며 세 별장 중 가장 인상에 깊었던 것은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보며 아무런 막힘없이 하늘과 바다 위를 시원하게 날던 갈매기들의 비행이었다.

마지막 날:
이른 아침을 하고 9시에 숙소를 출발 귀가 길에 나서 현남 인터체인지로 들어섰다. 한 시간 남짓 달려 경포대와 경포해수욕장에 도착해 마른 갈대밭과 기념사진 무대가 되어버린 동해를 배경으로 철 이른 해수욕장 사진을 몇 장 찍은 뒤 대관령에 이르는 옛길로 들어섰다.

대관령을 오르며 대관령에 봄은 아직 멀었구나 하는 느낌과 대관령은 아직 겨울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대관령을 내려오며 곳곳에 텅텅 빈 황태덕장을 보며 눈꽃 길, 눈 사랑 길 팻말이 붙은 길 따라 용평골프클럽과 버치 힐을 찾아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와 황태 찜과 구이로 맛있는 점심을 하려했다. 그러나 기대와 값에 비해 맛은 많은 아쉬움만 남겼다. 황계 인터체인지로 진입 여주로 진출해 돌아 볼 곳 잠시 돌아보고 여주 인터체인지로 들어가 나들이 마지막 귀로를 달렸다.

나들이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아직도 아물지 않은 한계령 처참한 수해현장 복구공사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마무리되어 현지 주민들의 불안을 말끔히 씻어주길 바라게 되었다. (2008. 4. 30.)

[강태용]

강원도의 북단 곳곳을 잘 보고 왔구려,아직껏 가보지 못한 통일 전망대나 평화의 땜에 한번쯤 가보았으면 하네.

[조원중]

평화의 댐은 가보았지만 김일성 별장 , 이승만 대통령 별장을 얘기로만 들었 든것을 너무나 자세하게 설명하니 실지로 가본것과 다름이 없네.

[임정빈]

날씨가 불안정하여 좀 아쉽기는 하지만 장한 일을 해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