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5일 부산 송도 갈맷길 - 태종대 트래캥
어릴적 즐겁게 뛰놀던 송도 바닷가, 출입금지 구역을 뚫고 다녔던 혈청소(지금은 갈맷길로 개방)며 송도공원, 그리고 방황하던 시절 시내에서 걸어서 지나쳤던 인적드문 남부민동의 풍경과 절영도, 감지해변길을 거쳐 태종대로 이어지는...그 예전의 추억이 그리워 트래킹에 합류했다.
예전에는 없었던 곳이다. 그러나 송도 방파제에 선 저 중년의 모습에서 어째 남들이 보는 내 모습이 저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송도 도착지 주차장에 내려 트래킹을 시작한다
저게 좀 맹랑하게도 생겨먹었다.
송도 해수욕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하여...
강태공들은 궂은 날씨를 아랑곳 하지 않고...지나가는 우리들을 보고 비오는데 무슨 재미로 그러고 다니느냐고 하던 사람들도 있었으니 그게 그건지...
건물 너머로 고신대의료원이 보였다. 어릴때 나이 비슷한 조카와 동네 만화를 다 빌려다보고 철없이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던 본거지이다. 고개너머는 감천항으로 화력발전소가 자리잡고 있다.
송도(암남동) 고갯길을 오르 내리고 바닷가를 뛰어 다니던 시절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반세기가 흘러가 버렸으니...뒤편 천마산은 온통 공동묘지가 많았고, 그 공동묘지와 이웃하며 묘지사이에 텐트를 치고 빈민굴 같은 곳에서 지독하게도 찌든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부산소년의학교가 저 산 중턱에 있었고, 밤이면 천마산 꼭대기에서 부엉새가 울었더라는...
송림 공원이다. 예나 지금이나 모습은 비슷한데...저곳엔 나의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있는 곳이다. 말하기 곤란...
세상 사람들은 지나가면 다 그리운 것이라고 할지 모를일이나 나에게 있어서의 이곳은 어쩌면 나의 운명의 갈림길에 섰던 곳이 아닌가 싶다. 철없이 어린 시절엔 마냥 꿈만 꾸었었고, 젊은 시절엔 그 꿈을 이루기위해 한동안 방황을 하다 결국엔 떠나갔어야 했던...
방황하던 날이면 이곳을 혼자 걸었었다. 태풍이 불때면 파도가 도로를 넘어들어 다닐 수가 었었고...우리들의 추억이 많았던...아래는 옛날엔 구름(출렁)다리가 있었고 우리들은 기술껏 다리를 흔들면 멋모르고 다리를 흔들던 사람이 여자들에게 욕을 다 얻어먹었었고...ㅋㅋ
그 출렁 다리를 건너면 바위 위에 횟집이 있었었는데 그곳에도 말 못할 추억이...
근래에 새로 생긴 남항대교이다. 예전엔 송도에서 영도를 가려면 남부민동과 충무동을 거쳐 영도다리를 건넜었건만...
나와 버스에서 처음으로 만난 분이다.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나와는 하루종일 말 동무가 되어서 좋았다.
가파를 계단을 올라...
절영도 해안이다. 젊은 시절 이곳을 지나다보니 아낙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건져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었다. 나는 그 당시 바다가 주는 풍요룸에 대한 느낌을 받았었다.
가끔은 가량비가 내렸고, 제법 거친 파도가 바위에 부딧쳤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추운날씨에 김치찌개며 라면을 끓여 나누어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라. 함께 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빗속에서도 우리들의 트래킹은 강행되었고...다행이 오후에는 비가 그쳤다.
바위를 넘나드는 파도의 모습이 장관이다.
점심을 먹고 근처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첫댓글 오랜만에 부산 바닷가 모습을 사진으로 원없이 구경하였네요~
사진 찍는 테크닉도 예사롭지 않다 했더만,,,정말 부러운건 혼자든,무리든,,훌훌 잘 떠난다는거~~
그래도 아직은 가정이라는 굴레가 있어 마음대로 되질 않는군요.
산다는 것도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는 전제로 하다보면 어차피 이별 연습이 아닐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