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생각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거의 매일 나를 유혹했던 자전거도로는
결국 나로 하여금 자전거를 타고 퇴근을 시도하게 했고
나름대로는 꽤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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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생각만하던 것을 실행에 옮김으로 여러가지 문제점도 알았고
해결방법도 찾아 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문제는 내 의지겠지요...
암튼 1시간 30분을 예상했던 나의 계획은 완전히...ㅠ.ㅠ
사진과 함께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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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직전 준비물이라고는 시간을 보기 위한 핸드폰하고
목장갑이 전부였지요...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던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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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퇴근을 같이 할 자전거...
앞,뒤 쇼바도 없고 안장도 볼품없지만
그것이 그렇게 큰 흠이 될 줄은 이때만해도 전혀 상상도 못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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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청입니다.
여기까지 약 8분 걸렸는데 차를 타고 오는 시간과 별 차이가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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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에 들어서기 바로 전 모습입니다.
이제부터 이 쭉~ 뻗은 길을 자전거로 달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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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갑작스런 추위로 날씨도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도 엄청 불었는데
여기 자전거 도로에는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더군요.
한 손으로는 전화하면서 아주 여유있게 달렸지요..
다가올 엄청난 일들은 상상도 못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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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와 만나는 지점입니다.
그 밑 공원은 참으로 한적합니다.
롤러블레이드 타는 사람, 농구하는 사람...
아주 여유로운 모습들이지만 전 이 곳에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자전거 안장이 갑자기 흔들거리면서 위로 솟아서리
도저히 자전거에 앉아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결국엔 근처에 자전거를 세우고서는 안장에 돌맹이를 하나
끼워넣어서 안장을 대충 고정시키고는 카메라 렌즈 닦는 융을
안장에 깔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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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이제 바람이 자전거 도로에까지 불어대기 시작을 하더군요.
세상에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질 않는 거에요.
오죽하면 내리막길에서도 맞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자전거가 내려가지 않더라니까요...
정말 이렇게 심한 바람은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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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불편하지...
바람은 불어대지...
기운은 점점 빠져가지...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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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한양대가 있는 곳까지 왔는데 여기는 도로정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네요.
경고판도 막 붙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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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 아직 엉망이구요.
매형이 말한 길이 바로 여긴가 봅니다.
비가 오면 빗물을 밟고 지나가야 한다더니...
아직 비가 오지는 않아서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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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친구가 뭐하는 거냐구요?
바람이 많이 불었단 말씀은 드렸지요?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불었으면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사람들이
벗어놓은 파카가 바람에 날려서 중랑천으로 돌진하지 뭡니까...
자전거로 막아가면서 겨우 옷을 주워서 목청이 터지도록 큰 소리로
불러서 저 친구에게 전해 주었지요.
정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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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동부간선도로의 끝이 보입니다.
이제 곧 강변북로와 만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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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 밑으로 나 있는 자전거 도로입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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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다녔어도 강변북로 밑에 이런 길이 있다는 건 몰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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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저녁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가끔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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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대교와 그 뒤로 성수대교가 불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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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나란히 달리다 보니 가로등 불빛에 비친 한강물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예쁘지요? ^^
사실 강가에서 사진찍느라 시간이 더 많이 늦어졌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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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뭐라고 제목을 붙이면 좋을까요?
좋은 제목이 생각이 안 나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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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 밑에서 바라본 달님과 한남대교의 모습입니다.
꽤 그럴 듯 하지요?
이렇게 조금 가다가는 서서 사진찍고 조금 가다가 또 사진찍고 하느라
집에 가는 시간이 엄청 길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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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반포대교가 보입니다.
반포대교와 어우러진 강변북로 밑의 조명이 꽤 멋있네요...
이날 퇴근길에 사진만 150장쯤 찍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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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조금 있길래 배경 삼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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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대교와 잠수교가 나란히 있습니다.
이제 집에 거의 다 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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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올라가면 반포대교를 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째 가고 싶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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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잠수교하고 바로 연결이 되어서 그냥 잠수료를 이용해
한강을 건너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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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를 지나다가 야경이 예뻐서 또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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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를 좀 찍어볼라 그랬는데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으아~~~
팔을 아무리 고정시켜도 카메라가 떨려서리 꽝이 되버렸습니다. 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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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 끝에 있는 계단...
여기를 올라가야 집에를 갈 수 있답니다.
다행이 오른쪽에 있는 철판들이 있어서 자전거를 들지 않고
밀고 올라갈 수 있게 돼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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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가야 길을 하나 덜 건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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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집에 도착했습니다.
출발할 때 시간이 대략 5시 15분쯤이었는데
8시에 도착했으니 거의 2시간 50분가량 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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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고친다고 서고...
사진찍는다고 서고...
바람불어서 낑낑대느라 속도 안나고...
이것 저것 따지면 그렇게 많이 걸린 시간도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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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집에까지 가는데만 전념하면 예상대로 1시간 30분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문제는 제 체력과 의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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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집에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도 드렸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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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뒤에는 새로 산 양복이 돌돌 말려 있고...^^
의자 밑에 돌맹이도 그냥 있네요...
다리는 본격적으로 후들후들...
운동을 너무 오랫동안 안 했더니 여기저기 꽝이네요...
암튼 퇴근에는 성공했고 다음 날 출근은 어떻게 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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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하게 지하철 타고 갔습니다.
자전거도 좀 손을 보고
필요한 것들도 좀 사고
다시 한번 도전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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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엔 꼭 자전거 출퇴근을 생활화 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나가 도와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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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한나아빠의 자전거 퇴근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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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생활화 합시다~~~~!!!
첫댓글 대단하네요...노원역에서 서초역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면 다들 못한다 할텐데...존경스럽네요... 한10년은 그렇게 출퇴근 하시면 텔레비전(세상에 이런일이)출연하는데 제보해드릴께요!!! 화이팅!!!
자전거타실때 화이바 꼭 쓰세요! 또 다칠라??? ^^
안 그래도 네가 그 얘기 하는게 자전거 타는 내내 들리더라.. 그래서 안전모 하나 사려고 그런다. 그렇지 않아도... 주유소에서 30포인트에 바꿔주더라...내가 250포인트 있으니까 얼른 하나 바꿔야지...^^
안전모에다가 "아빠는 한나를 사랑한다"라고 하면 크게 뜰것 같네요..^^
이제 아이들 보고 앞에보고 가자!! 할 수 있으실래나? 암튼 덕분에 서울귀갱 잘 했습니다.
원장님... 언제 다녀가셨대요? 잉? 말도 없이???
사진 쥑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