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방어 10kg짜리, 36만원짜리 예정입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이 있어 남의 사무실을 방문하면, 책상부터 슬쩍 훔쳐본다. 책상은 단지 사물은 아니다. 책상은 하나의 세상이고, 또 우주와 같다. 책상에 놓여 그와 일상을 같이하는 물건들, 예를 들면 연필 볼펜 만년필 필통 노트 같은 문구류, 컴퓨터나 모니터 같은 전자기기, 작은 화분이나 꽃병이나 액자나 스티커 같은 장식품 등, 어떤 물건이 있고 또 어떻게 배치돼 있는가는 주인의 정신적 지향성을 선명히 드러낸다.
무엇보다 책꽂이가 있는지, 거기 무슨 책이 꽂혀 있는지는 한 사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기본 생각이 어떠한지, 어떤 일에 열정을 불태우고 무엇에서 영감을 얻는지, 무슨 미래를 상상하는지를 책들이 먼저 말해준다. 책상에 놓인, 그가 지금 읽는 책이야말로 내면의 거울 같아서 그가 현재 겪고 있는 내적 여유와 고통, 관심과 고민, 문제와 갈등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독립된 인간은 반드시 자기만의 책상을 소유해야만 한다." `아무튼 서재`에서 청년 목수 김윤관이 말한다.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 해방의 상징으로 `자기만의 방`을 역설했듯이,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자기만의 책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주체적 인간으로 인정받고 있는지가 결정된다.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생한테 고정 책상을 주지 않는 비인간적인 처우는 얼마나 비일비재한가. 회사에서 상의도 없이 `책상을 빼는 일`은 한 사람의 사회적 생명에 대한 가장 비인격적인 사형선고가 아니던가.
책상은 한 사람이 세상에 적응해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안전 공간(니치)이며,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자신을 형성하는 배움의 장이며,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고 앞일을 기획하는 작업의 공간이며, 휴식을 취하고 몽상을 즐기면서 창조를 연습하는 상상의 공장이다. 한 사람이 책상에 표현하는 정체성이야말로, 그가 얼마나 예민하게 세계를 받아들여 변주하는 창의적 인간인가를 잘 드러낸다.
요즈음 스마트오피스를 운운하면서 오픈좌석제니 변동좌석제니 하는 철학 없는 견해가 넘쳐난다. 지루한 습관을 환기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이 오를 수 있고, 비용도 다소 절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그러나 몇 해 못 가서 실패할 게 틀림없다. 두 평이 못 되는 좁은 공간일지라도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은 쉽게 소진되니까. 책상 없는 인간은 결코 주체적일 수도, 오랫동안 창조적일 수도 없다.
김윤관이 외친다. 들어라, 세상이여! "되도록 크고 넓은, 당신의 생각과 사물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는 크고 넓은 책상을 가져 보라. 세상에서 당신이 온전히 당신 자신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 뜻밖에도 그 책상에서 시작될 수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첫댓글 카페가 추운겨울날씨 만큼 썰렁하네요~~~ 참석합니다.+1
송 주인장님은 어디 갔길네 부재중인가요~~~
미리 가서 큼직한 놈으로 골라서 회 작업하는 것까지 감독?하겠습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