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세월호 침몰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면서 "진실을 인양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행동이 유가족의 아픔을 같이 하는 것처럼 보여 감히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런 행동이 오히려 침몰원인에 대한 왜곡과 음모론을 판치게 해서, 침몰원인이 내적원인일 때 할 수 있는 국민적 반성과 사회구조적인 잘못된 관행과 비리의 개선을 못하게 방해하고 있습니다. 침몰원인이 고의침몰 같은 외부요인이면 박근혜 정부에게 더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세월호 운항에 관련한 불법행위와 이를 관리감독해야할 정부의 책임과 기업의 탐욕적 이윤추구 활동에 면죄부를 주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는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해 심층취재를 하여 여러번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도 뉴스타파는 세월호의 침몰원인을 낱낱이 나열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기사 '아직도 세월호침몰이 미스터리라고 믿는 당신에게.'
https://newstapa.org/article/XIzrP
위의 뉴스타파의 동영상이나 기사를 읽으신 분들은 아래 제가 요약한 글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1. 이명박 정부가 연안여객선의 선령 제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시켜 청해진해운은 선령이 18년이 되어 폐선 시기가 얼마 안남은 일본 여객선 나미노우에호를 사들였습니다.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와 승객의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기업의 행태때문이었습니다.
2. 낡은 여객선을 사들인 청해진해운은 이 여객선을 세월호로 명명하고, 화물을 더 많이 싣기 위해서 선수 오른쪽 카램프(화물칸 출입문)를 철거했지만 이 때문에 배의 좌우 균형이 틀어지게 됐고,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4, 5층을 증축하였고 그 덕분에 무게중심이 올라가서 배의 복원성이 나빠졌습니다. 배의 무게중심이 일본에 있을 때보다 51cm 올라갔다고 승인받았지만 사실은 운행을 위한 경사시험을 엉터리로 진행시켰던 것으로 62cm이상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경사시험은 새로 만든 배나 세월호처럼 개조를 많이 한 배의 경하상태(배가 텅 빈 상태) 중량과 무게중심 높이를 측정하는 절차입니다.
3. 화물과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개조한 세월호는 결과적으로 화물은 덜 실어야 하고 평형수는 더 채워야 했지만,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화물을 과적하게 되었고 또 이를 숨기기 위해서 평형수를 빼고 운행을 하게 됩니다.
4. 세월호 선장이었던 이준석씨가 정년퇴직 후에 1등항해사였던 신보식씨가 세월호 선장이 됩니다. 신보식선장은 세월호가 잦은 사고가 일어나자 배가 불안하다면서 화물량을 줄여달라고 회사에 몇차례 요청하지만 회사는 "화물을 많이 실으면 밑에가 무거우니 더 안전한 것 아니냐"는 헛소리를 하면서 화물이 많으면 배의 복원성이 떨어진다는 신보식선장의 말을 무시합니다.
5. 이에 신보식선장은 자구책을 만들어 운행하게 됩니다. 조타수들에게 한번에 방향을 틀지말고 나눠서 조타를 하라고 했고, 화물이 너무 많거나 날씨가 안좋을 때는 운행도중 평형수를 보충시켰습니다. 또 보통 파도가 높을 때 사용하는 핀안정기를 평소에도 펼치고 운항하게 했고, 폭이 좁고 조류가 센 맹골수도를 운항할 때는 본인이 직접 조타실에서 지휘를 했습니다. 어쩌면 세월호가 운항한 이래 1년1개월동안 침몰되지 않은 것은 신보식선장의 자구책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6. 2014년 4월15일 신보식선장이 휴가를 가게되고, 퇴직했던 이준석선장이 임시선장으로 근무하게됩니다. 오후 6시 30분 출발예정인 세월호는 짙은 안개때문에 9시가 다 되어 출발하게 됩니다. 늦은 출발 때문에 구간별 조타실 당직순번이 틀어지게 됩니다. 입출항시와 맹골수도에서는 노련한 조타수인 강원식-박경남 조가 조타를 맡았는데, 2시간반이나 출항이 늦어지면서 다른 조가 맹골수도에서 조타를 맡게된 것이 세월호 침몰의 한 원인이 된 것입니다.
7. 세월호는 방향타를 돌려주는 유압타기 장치가 낡아 효율이 좋지 못해서 입출항시에는 원래는 1대로도 기능해야 하는 유압타기를 2대를 다 사용한 다음에 먼 바다로 나가서는 1대를 껐습니다. 평소에는 신보식선장이 직접 껐고, 이준석선장이 근무할 때는 강원식 1등항해사가 껐는데 당직순번이 바뀌면서 박한결 3등항해사가 끄는 것을 깜빡 잊고 끄지않고 운항하게 됩니다.
8. 다음날 4월16일 오전 8시 45분 맹골수도를 통과하고 있던 세월호는 우측으로 변침하기 위해 평소에 하던대로 한꺼번에 돌리지 않고 여러차례 조타기를 나눠 돌렸지만, 뱃머리는 오른쪽으로 계속해서 돌아갔고 그 결과로 배는 왼쪽으로 넘어졌던 것입니다. 나중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2대의 유압타기 중 한쪽에서 유압을 조절해 주는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장난 것이었고 그 유압타기는 운항 중에 먼바다에서 꺼놓는 쪽이었습니다. 만약에 유압타기를 꺼놨으면 쓰러지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에 세월호가 복원력이 정상이었다면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장났다고 해도 쓰러지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다가 멈춰섰을 것입니다.
9. 세월호는 왼쪽으로 쓰러진 후에 겨우 100분만에 침몰되고 맙니다. 2019년 미국연안을 운항중이었던 골든레이호는 급격한 변침으로 세월호처럼 쓰러지게 됩니다. 그러나 골든레이호는 41시간 동안 침몰하지 않고 바다에 떠있어서 선원을 모두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선박의 맨 밑바닥층은 여러 구획들 사이에 수밀문과 수밀 맨홀이 있어서 어느 한 구역이 침수되더라도 다른 곳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항상 닫아놓고 운행하게 되있습니다. 그래야 부력이 유지되어 배가 넘어져도 침몰하지 않고 바다에 떠있게 됩니다. 세월호는 수밀문과 수밀맨홀을 모두 열어놓고 운항을 했습니다. 그래서 바닷물이 침수하자 모든 곳으로 물이 침투하여 겨우 100분 만에 침몰하고 만 것입니다. 만약에 세월호가 골든레이호처럼 수밀문이 2개외에 모두 닫혀있어서 40시간 이상 바다에 떠 있었다면 아무리 무능하고 상부의 눈치를 보던 해경이라도 승객을 모두 구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10. 세월호 참사는 승객의 안전을 도외시한 기업의 이윤추구와 당국의 관리 감독이 소홀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세월호가 어느날 갑자기 침몰한 것이 아니라 그 침몰 원인이 차곡차곡 쌓이다가 마침내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을 만나 침몰한 것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침몰할 것이 예정되었던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