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사방에 남도 여행이 유행인 것 같아....
불을 땡겨준 것은 성림이 신혼여행인 것 같고.그리고 전남도 게시판가면 관광안내책자 "공짜"로 보내준다는 누군가의 정보인 것 같고.(나도 거기가서 책자 받았다^^)
어제는 강진에 다녀왔어.
남편은 운전을 좋아해.지금 서울에는 차가 없어서..여수에 오면 자기가 운전을 하려고 해.금요일 저녁 모처럼 온 김에 토요일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지.저번 광양 매화마을을 너무 준비없이 가는 바람에 많이 헤메었기에 이번에는 책자보고 공부를 좀 했어.
그런데....기본적으로 관광지도/안내책자 만드는 사람들이 좀 너무 하다는 생각은 들었다.유명 관광지,사찰,식당의 위치는 전혀 없고(있어도 너무나 막연) 전화번호만 있더구나.과장하자면,송광사에 전화걸어 "어떻게 가나요"라 물어봐야할 정도.식당은 가격정보도 없고.^^;;;
어쨋든 보성 차밭에 가기로 했어.유명한 곳이고 가깝고.
벌교를 가본 적이 있어 조금 더 가볼 요량으로.(참고로 벌교명물음식으로 우렁이 요리하는 집이 있는데,나는 좀 별로더라.우렁이로 끓인 된장찌개는 먹을 만했는데,무침은 그냥 조미료들은 골뱅이 무침이랑 차이가 없어.굳이 우렁이를 먹어야할 이유를 모르겠는 음식^^;;;몸에는 좋을랑가?)
그런데 국도2호선 따라가다 좌회전으로 보성차밭가는 외길(7키로 남은 곳)에 접어들자마자 이건 아니다 싶더라.반대 차선에서 나오는 차들이 쫙 줄을 서있는데....표정이 짜증과 새로이 들어가는 우리에 대한 조소로 가득차있어서.^^그제서야 연휴인게 생각이 났지.시골의 외길은 한번 막히면 정말 빼도박도 못하거든.
결국 과감하게 차를 돌려 다시 나왔어.보성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내친 김에 좀더 가보기로 했더니....강진이 보이더라.
전에 83방에 화녕이 형이 올려준 여행기에서...강진의 김치에 대한 찬사를 읽었던 기억도 나고...국민학교때 어떤 아이가 쓴 "내고향 강진에 가서"라던 작문도 생각이 나고.
그런데 국도2호선은 고속도로로는 접할 수 없는 길이더라.
일단 요금도 안내지만(^^) 너무 곱게 가로수로 치장된 도로를 슬슬 지나가는 기분을 뭐라 표현할 수 없더라.햇빛도 다르고 공기도 다르고.^^특히 장흥 가는 길은 "강추"란다.
그리고 장흥부터 강진까지는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새길이 생겼더라.(국도2호선과는 다른 거니까 급하게 목포갈 일 있으면 이걸로 이용하는게 좋을 것 같아)
강진 시내에서 밥먹을 데를 찾아 빙빙 돌다가,기름 좀 넣은 주유소가 소개해준 기사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어.
전남에 오거든...한번쯤은 명가 어쩌구 하는데도 가야겠지만....진면목은 역시 기사식당의 백반인 것 같아.5000원에 묵은 김치와 장아찌가 퍼레이드를 벌이는 상을 보고 엄청 만족했다.젓갈 빼고 나온 반찬이 15개.^^
2-3만원 내고 30개 나오는 반찬 먹으면...그 중 10개는 옥수수 통조림 같은 거거든.
강진 읍내에서는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김영랑 생가를 둘러보았다.아오야마학원 중학부부터 일본유학을 했다는 이력에서 짐작하듯이 부유한 티가 나더라.^^요즘 서원이외 민가는 대부분 헐어버리거나 민속촌 같은데 옮겨져있어 민가의 정원을 볼 기회가 드물었기에 새삼스러운 재미가 있었다.오래된 나무들을 보니 부럽더라구.우리 세대는 한 집에 30년 살기도 쉽지않으니,자기 정원에 몇십년후를 바라보고 나무를 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집이나 땅에 애착을 갖지 않는 것이 현대의 감성이겠지?하물며 정원임에야.
거기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다산의 유배지(18년 유배기간중 10년 거주한 곳)인 다산초당에 갔어.올라가기 엄청 힘든 곳에 있더라.너댓살 애기들도 폴짝거리며 올라가는 곳을.....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돌아오며 재어보니 한번도 안쉬면 강진에서 여수까지 2시간 20분 정도?
벌교쯤 왔을 때 의외의 전화를 받았다.
함양총각이 후배들을 데리고 여수에 들렸다는.^^
남편은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연대에서도 250명짜리 콩가루 학과출신이어서 10년밑의 학번한테 전화를 받는 내 모습에 부러움을 금치못하고.
맘먹고 '유명음식점'한일관에서 사주려했는데....마침 전관대절이라....장어를 먹으러갔다.잘 먹는 이도 있고...입이 짧다며 젓가락이 둔한 이도 있고....그러고 보니 언제부터 내 식성이 장어에다 개불에다...^^
오전중에 여수시내 돌아볼 곳을 찾는데....그러고보니 우리나라는 서너시간 짬내서 볼 만한 곳은 롯데월드 같은 곳 아닐까?
한 3-4일정도라면 볼만한 곳들이 있는데.
여수에 오며 좀더 시간을 낼 수 있다면....여천쪽에 있는 화양면쪽 해안선을 따라 차로 달려보기를 권하고 싶어.가능하면 다른 시간대에.
첫댓글선배님 덕분에 여수 구경 잘하고 갑니다...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벌써 저희의 전화번호가 선배님들 사이에서 요주의 번호로 회람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구요^^ 아직 때가 덜타서 그런지 돌산.. 꽤나 아름다운 동네더군요. 결국은 게으름과 이유모를 체증으로 1박2일 동안 항일암밖에 가보지 못했지만요.
우선 꽃게, 옆에서 잘라주어야 먹는다. 새우 까주어야 먹는다. 개불? 회쳐 주어야 먹는다. 구운 생선 가시 발라주어야 한다. 등등...젓가락과 입만 들고 손에 냄새 묻히기 싫어하는 남자들 옆에서 여자들이 시중들어야 한다. 시중들어주지 않으면 귀찮아서 안먹고 해주면 남자들 다먹고 여자들은 남는것만 먹는다 .
이게 남해 우리 시집의 식사 모습임. 남자들 둘러앉아서 이거저거 가져와라 하면 다해주고 먹어야 한다. 그래서 난 시집에 다녀오면 약 보름은 물에서 나는건 절대로 안해먹는다. 시집에서 잔뜩 싸준 해물들 냉동실에 처박힌채 때를 기다려야 한다. 반면 육지고기는 만들어주기만 하면 아무나 먹을수 있잖아요.안그래요?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이 구운생선 발라주는 것 싫어합니다.기다리느라 식어버리고....뿌셔놓고는 발라주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생선은 고기결을 따라 형태를 유지토록 우아하게 발라주지 않으면,목숨을 바친 생선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우리 시댁은 생선손질은 남자가 하던데.전라도 출생이어 그런가?
나도 이번 봄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가보지 못한 강진에나 한 번 가려 했는데... 아들 데리고 도저히 움직일 수 없어서 지연이의 얘기 읽고 배가 몹시 아팠다. 어머니도 대전 가셔서 안계시고 완전히 아들 둘고 데리고 지내려니 더욱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아... 밤에 잠 못자서 눈이 안떠지는데...
첫댓글 선배님 덕분에 여수 구경 잘하고 갑니다...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벌써 저희의 전화번호가 선배님들 사이에서 요주의 번호로 회람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구요^^ 아직 때가 덜타서 그런지 돌산.. 꽤나 아름다운 동네더군요. 결국은 게으름과 이유모를 체증으로 1박2일 동안 항일암밖에 가보지 못했지만요.
지연이가 개불도 먹니? 개불 아는 사람드문데...자르기 전 제대로 된 모양도 아는지 모르겠다.
어떤 모양으로 성장하는지는 모르지만,파는 것을 사다가 제가 썰어 먹으니....아마 알껍니다.^^ 맛있다는게 확실하면...뱀이나 곤충까지는 먹을 것 같아요.제가 먹는거에 대한 혐오감은 별로 없거든요.쥐고기는 아직 자신이 없지만.
뭐이? 직접 사다가 썰어서...지연아, 대학1학년때 모습은 어디로 가고. 거의 엽기 수준이군. 나도 잘 먹기는 한다만 어머니가 형체를 알수 없게 잘라 놓은거만 먹는데...개인적으로 난 생선이나 바다동물들 먹는 것을 싫어한다. 왜 냐구 무척 반여성적인 음식이거든...
우선 꽃게, 옆에서 잘라주어야 먹는다. 새우 까주어야 먹는다. 개불? 회쳐 주어야 먹는다. 구운 생선 가시 발라주어야 한다. 등등...젓가락과 입만 들고 손에 냄새 묻히기 싫어하는 남자들 옆에서 여자들이 시중들어야 한다. 시중들어주지 않으면 귀찮아서 안먹고 해주면 남자들 다먹고 여자들은 남는것만 먹는다 .
이게 남해 우리 시집의 식사 모습임. 남자들 둘러앉아서 이거저거 가져와라 하면 다해주고 먹어야 한다. 그래서 난 시집에 다녀오면 약 보름은 물에서 나는건 절대로 안해먹는다. 시집에서 잔뜩 싸준 해물들 냉동실에 처박힌채 때를 기다려야 한다. 반면 육지고기는 만들어주기만 하면 아무나 먹을수 있잖아요.안그래요?
응..만약 그런식으로 먹어야한다면 저라도 정이 떨어지겠어요.저희집은 고기는 아버지가 굽는 것으로 되어있어서...여자는 성질이 급해 자꾸 뒤집어 고기맛을 버린다나요.^^다른 준비로바쁜 어머니한테 지금 딱 먹어야할 때니 상에 앉으라하다가 얼마나 구박을 받으시는지.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이 구운생선 발라주는 것 싫어합니다.기다리느라 식어버리고....뿌셔놓고는 발라주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생선은 고기결을 따라 형태를 유지토록 우아하게 발라주지 않으면,목숨을 바친 생선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우리 시댁은 생선손질은 남자가 하던데.전라도 출생이어 그런가?
언니랑 내가 끼면 말도 많아지고 댓글도 늘어지고...역시 찜질방 모드인 것 같아
나도 이번 봄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가보지 못한 강진에나 한 번 가려 했는데... 아들 데리고 도저히 움직일 수 없어서 지연이의 얘기 읽고 배가 몹시 아팠다. 어머니도 대전 가셔서 안계시고 완전히 아들 둘고 데리고 지내려니 더욱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아... 밤에 잠 못자서 눈이 안떠지는데...
그래서? 찜질방 모드가 좋다는겨? 나쁘다는겨? 우리 시집은 생선을 약간 말려서 쪄먹는데 이건 젓가락으로 발라지질 않는다. 반드시 손으로 뜯어주어야 하거든.그러니 여자가 해야지...
근데 진주아저씨 아니 아줌마 정말 불쌍타. 내가 애 둘키울때의 그 심정그대로네...
선배님 덕에 좋은 구경했습니다. 어느곳에 가든 어떤 선배에게든 전화해서 만나뵐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내리 사랑이라 했던가요 저도 좋은 선배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남편분 정말 인상 좋으시더군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