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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권영빈 중앙일보 사장(앞줄 오른쪽)과 신동훈 조선미술협회장(왼쪽) | |
낙엽이 바람 따라 춤추고 차가운 기운이 맴도니 몸이 움츠러든다. 벽에 걸린 달력은 달랑 한 장만 간신히 붙어있으니 마음마저 스산하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본다. 사람 마음은 다 같은지 이럴 때 송년회를 당겨 조촐하게 하자는 모임들이 많아졌다.
교남동 아주 좁은 골목을 돌아 들어가니 겸손하게 작은 원조 도가니탕 집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문을 밀고 들어가서 안내해주는 방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큼지막한 솥에서 도가니탕이 풀풀 끓고 있다.
밥은 가마솥에 하는지 가마솥이 줄지어 있고 솥뚜껑이나 기타 주방에서 사용하는 그릇들은 얼마나 닦았는지 거울로 써도 될 것 같다. 열린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있고 게다가 깨끗하기까지 하니 음식도 깨끗하게 만들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사실 오늘은 해장국(4000원)을 먹으려고 마음먹고 왔는데 끓어오르는 도가니탕을 보자 금세 마음이 돌아선다. 많은 사람이 도가니는 몸을 보신할 때 먹는 탕이라고 알고 있다. 어디에 좋을까?
도가니탕이란 소의 무릎과 연골 주변을 감싸고 있는 도가니라는 부위를 찬물에 담가 피를 뺀 후 은근한 불에 푹 고아낸 탕이다. 영양학적으로 도가니에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이 들어있다. 콜라겐은 조직세포를 서로 접합시키는 시멘트처럼 작용하는 단백질로 뼈 연골 등에 50% 이상 포함되어 있다.
영양학에서 말하는 단백질이란 것은 20여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우유나 달걀은 아미노산이 여러 개 있어 단백질 중 제법 우수한 그룹에 속해 있다. 하지만 콜라겐은 아미노산이 몇 개 되지 않아 단백질 중에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단백질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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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집
■전화번호 : 735-4259 ■주요 메뉴 : 수육 18,000원, 도가니탕 8,000원 ■영업시간 : 오전 8시~오후 10시 ■쉬는 날 : 둘째 넷째 일요일 ■좌석수 : 100석 ■주차공간 : 10대 | |
그러나 최근 콜라겐이 피부의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피부를 탱탱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촉촉한 상태로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또한 몸속에서 세포와 세포가 떨어지지 않도록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므로 관절염에 좋다고 밝혀짐에 따라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콜라겐을 체내에서 지속적으로 합성해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내에서는 합성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또한 끼니마다 도가니탕을 먹을 수도 없다 보니 먹는 콜라겐, 마시는 콜라겐, 피부를 탱탱하게 해준다는 콜라겐 팩 등 시중에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흡수율이 좋고 가장 자연스럽게 식품으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도가니탕을 먹는 것이다. 수육 한 접시를 먼저 주문하고 도가니탕이나 해장국을 식사로 한 그릇 먹으면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조선시대에 궁중에서는 소머리 등과 함께 곰탕으로 즐기기도 했던 음식이었다. 대성집은 부모님이 50년 넘게 해온 곳으로 지금은 딸인 정은희(36)씨가 전수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