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사람은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와 함께 ‘근대 건축의 3대장’으로 불리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다. 그는 건축물이 주변 자연환경 및 사용자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유기적 건축’ 개념을 만들었다. 자연 폭포가 집을 관통하게 설계한 ‘낙수장’이 대표적인 예인데, 구겐하임의 디자인 역시 관람객이 가장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건축 신념에서 나온 것이다.
라이트와 구겐하임 미술관의 인연은 194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미국의 거부이자 자선사업가인 솔로몬 R. 구겐하임(Solomon R. Guggenheim)의 현대미술 컬렉션에서 출발했다. 구겐하임 가문은 1847년 미국에 정착한 스위스계 유태인 집안으로, 광산업을 통해 대부호가 됐다. 솔로몬 R. 구겐하임은 이민자 1세대인 마이어 구겐하임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동생인 벤자민 구겐하임(Benjamin Guggenheim)은 1911년 타이타닉에 승선했다가 침몰 사고로 사망했는데, ‘신사답게 차려입고 최후를 맞겠다’고 말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벤자민 구겐하임의 딸이자 솔로몬 R. 구겐하임의 조카인 페기 구겐하임(Marguerite “Peggy” Guggenheim)은 아버지의 사망으로 충격을 받고 방황하다가 예술 작품을 통해 위안을 찾았다. 그는 ‘미술 중독자’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수많은 작가들을 후원하고 미술품을 수집했는데, 그중에서도 잭슨 폴록을 발굴하고 후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많은 소장품 중에서도 페기 구겐하임이 기증한 것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