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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taph... 우리말로 '묘비명'이라고 하죠? 무덤 앞에 서 있는 비석을 보면 무덤의 주인공이 살아 생전에 했던 일들을 기록해 두곤 하는데, 그러한 비문을 읽다 보면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블루스의 고전중에 '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and out'이란 곡이 있습니다. 장조임에도 왠지 모르게 구슬픈 느낌이 들게 하는 곡이죠. 특히나 가사를 들여다보면 그러한 페이소스가 더욱 짙게 느껴집니다.
제시 콕스가 만든 이 곡은 1927년 보비 리콘에 의해 처음 취입되었습니다만, 2년후에 '블루스의 女帝' 베시 스미스에 의해 가사가 수정되어 다시금 취입이 되었고, 곧 당시 대중들의 심금을 울리게 되지요. 그리고 이 곡은 후에 베시 스미스의 파란만장한 일생과 비극적인 죽음이 그녀의 일생과 대비를 이루면서 그녀의 'Personal epitaph'로 불리우게 됩니다.
1920년대 'Smith 5인방'의 일원으로 당대의 음악계를 풍미하던 베시 스미스는 30년대에 접어들며서 인기가 쇠락하게 됩니다. 그 때 들어 강렬하고 파워풀한 목소리를 선호하던 대중의 취향이 다소곳하며 섬세하며 나긋나긋한 보이스 쪽으로 바뀐게 큰 이유라고 하네요.
1937년 새 음반을 취입하기 위해 애인 모건이 모는 차를 타고 뉴욕으로 가던 중, 운전 미숙으로 차는 길가 제방으로 처박히게 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베시는 갈비뼈 몇 대만 부러진 상태 였고, 길가로 올라와 도움을 청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누워있는 그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대형 트럭이 그녀 위로 지나가면서 그녀는 결국 회생불능의 상태가 되고 맙니다. 결국 치료에도 불구하고 내부 장기의 손상이 너무 심했던 나머지 그녀는 세상을 뜨게 되구요.
그녀의 삶은 밀주와, 파산, 그리고 이어지는 친구들의 떠남 등이 묘사하고 있는 곡의 가사대로 였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곡을 그냥 '없을 때 친구가 친정한 친구다'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고있지만, 그 이면에 드리워진, 음주와 섹스, 부와 빈곤, 비참한 최후로 불꽃같은 삶을 영위했던 베시 스미스의 영상이 같이 오버랩되어져야만 그 절절함이 더 할 것으로 여겨지는군요.
첫댓글 아하!!...그런곡이었군요....전 단지 애릭크립톤 언플러그드 앨범에서만 들어봤었는데......언플러그드앨범에서는 가장 쉬워보이는곡이다고 생각했었는데......사실은 정말 깊이가 있는곡이군요^^*....좋은내용과 입체적인 분석...감사합니다.....^^*..
정말 비교분석의 대가이시네요 덕분에 한곡이라도 정확하게 머리속에 각인 되겠어요 감사합니다
베시 스미스, 루스 브라운 의 열창이 돋보이는군요~~
분명코 평론가가 주업일꺼야.....히로뽕님께 올인!!!
ㅠㅠㅠㅠㅠ,, 확실한 커플이야~~~, 익게 와 여기서 동시에 확인하다니,,,놓친 두마리 늑대가 아까비~~~~
음악도 좋지만 사진보는 재미에 폭~~~^_^ 늘 즐겁게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