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골프치라고 회원권 끊어주고 최고급 골프채 세트도 안겨주고
누군 콩죽 한 그릇 내 놓고
아아, 세상 참 불공평하다.
우째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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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친구들은 거의 갱년기를 지나고 있다.
사춘기 청춘을 보내듯 여자들 오십대쯤 되면 알듯 모를듯 누구나
살짝 살짝 갱년기를 앓게 된다.
-있잖아? 나 요즘 갱년기 땜시 힘이든다. 괜히 신경질이 나고 무력해지고...
무슨 큰 병인양 걱정스레 말하는 릴리가 오늘 갑자기 골프 이야기를 꺼낸다.
사연인즉선
갱년기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대학생 딸이 아빠에게 전화를 했단다.
엄마를 많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그랬더니 남편이 당장 릴리를 끌고 가서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집안에 늘어져 있으면 이겨내지 못한다고
골프회원권과 골프채 세트를 팍 사서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빨리 연습해서 가을쯤이면 필드에 같이 나가서 시합하자면서
갱년기 극복은 이렇게 밖으로 나가 운동을 해야 한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멋진 신랑임엔 틀림없다.
우와, 부럽다 부러워~~
이에 비해 우리집 남자는 어떤가?
-아들, 엄마 요즘 힘들거든, 일도 많고 갱년기에다 약간 신경이 날카롭거든. 이해 많이 해줘.
어느 날 넌즈시 알려주었더니 아빠에게 일러바친 모양이다.
엄마 짜증내는거 갱년기 때문이니까 아빠가 참아주라고, 우리 두 남자가
엄마 비위 좀 더 완벽하게 잘 맞춰주자고 서로 약속을 한 모양이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보니
아침 상에 콩죽이 올라와 있었다.
-이거 웬 콩죽??
-엄마, 아빠가 그러는데 콩에 여성호르몬이 제일 많다면서 갱년기에는 콩을 많이 먹어야 한대.
어젯밤에 엄마 잘때 아빠가 밤새 콩 가려서 물에 불려서 아침에 믹서기에 갈아서 죽 끓였다.
아침마다 먹고 출근하래.
허걱~~~
뭣이라고라고라고라고라고??
똑같이 갱년기를 겪는 여자인데
우째 누구는 골프치라고 회원권에 골프채를 사다주고
누군 콩죽 한 그릇 쑤어다 주고
어휴~~~ 세상 참 불공평하다.
그나저나 릴리는 참 좋겠다.
멋진 골프복 입고 허리 싹 휘감아치며 착 하고 감기는 공
저 멀리로 날려보내는 모습... 상상만 해도 나이스 베리 굿이다.
부럽다 부러워.
아아, 나는 오늘도 아침에 콩죽을 먹고 출근해야만 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갱년기 여성 여러분~~
우리 모두 이겨내고 극복해내서 당당하게 더 멋진 노후 생활 만들어 보입시더~~~~~~~~~~~~
첫댓글 오늘 알았네요 콩죽이좋다는것을 오늘 홈쇼핑에나오는대로 두부를만든다는게 그만 콩죽이 되버렸어요 이거 아무도안먹어요 약이라 생각하고 맛있게 먹어야겠어요 나.혼자서,,,,
부럽습니다 ..저도 살짝 경년기를 겪고 있는데 콩죽은커녕 남편도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아무것도 저는 못 받았걸랑유. 잉...잉...잉
남편이 잠 못자고 끓어준 콩죽도 괜찮은데요..저는 그것도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