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불교│미주 수행센터 탐방>에서는 미국 내에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는 수행센터를 찾아, 그곳의 특별한 운영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을 집중 취재하여 소개한다. 이 기획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글 불교잡지 『미주현대불교』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미국에서 유서 깊은 역사적인 도시인 보스턴에는 공학과 인문 과학의 교육과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MIT대학과 하버드대학이 있다. 하버드대학은 명실공히 인문학의 세계적인 태두로서 종교와 사회학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국제교류 재단을 통해서도 한국학 연구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신학 대학부에 설치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문학 및 불교 전통을 소개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한편 과학과 공학 분야의 연구 및 교육에서 명실공히 세계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MIT대학에서는 일찍이 미국에 소개된 티베트 불교 5개 교파의 지도자들이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불교의 서구 포교에 대한 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MIT대학 구내에 종교와 과학 간의 대화와 교류를 위한 지혜의 방편 연구소(MIT Prajnopaya Institute of Buddhist Studies)를 설립하였다. 현대의 최첨단 연구 환경이 구비되어 있고 연구 및 수련 인력이 풍부한 미 동부 지역에서, 티베트 탄트라 불교의 전통을 가진 티베트 밀교의 참선 수행의 실체를 세계 최첨단의 과학적 수단을 통하여 규명하려는 시도로써, 2000년대 초부터 마음의 탐구(Investigating the Mind)라는 연구를 시작하여 2007년 5회째의 연구 결과 발표를 위한 학회(www.investgatingthemind.org)를 개최한 바 있다.
MIT대학에 구성된 지혜의 방편(方便) 재단은 이사회가 달라이 라마를 포함하여 티베트 5개 종단의 종정급 스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단의 활동은 MIT대학 재학생들의 법회와 수련 활동 지원 및 학교 생활에 대한 상담, 참선 수련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우수한 MIT대학의 교직원,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한 불교의 홍포, 과학 기술에 대한 윤리와 리더십의 계발과 빈민국에 대한 과학 및 의학적 분야의 지원 등 다방면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MIT대학 지혜의 방편 재단의 법당은 교회 건물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법회는 달라이 라마 스님으로부터 비구계를 득도한 텐진 프리야다시(Tenzin Priyadarshi) 스님이 MIT대학의 종교학과 방문 교수 신분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MIT대학과 학생의 종교 생활
현재 MIT대학 학부에는 4,200여 명의 대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2007년도 입학생은 1,100여 명이다. 전교생 중에서 공학 전공이 1,700여 명, 과학이 900여 명, 경영학 전공이 250여 명이며 나머지는 인문학 전공이다. 한편 대학원생은 6,000여 명으로 공학 전공이 2,500여 명, 과학이 1,100여 명이며 나머지는 인문학 분야 전공 학생이다. 인구 비중으로는 흑인이 360여 명, 아시아계가 1,800여 명, 히스패닉이 600여 명이고 인디안 출신도 6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유학생 비율은 학부가 41%이고 대학원생은 50%에 이른다. MIT대학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학부 및 대학원 재학생들의 종교적 편의를 제공하고,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대학이라는 수학 환경의 특성을 고려하여 재학생들의 개인적 애로점을 해소하는 한 통로로서 현재의 세계 각 종교의 종파를 대표하는 사목회(司牧會, Chaplain to the Institute)와 MIT대학의 공식 기구로서 대학의 사목위원회(MIT Board of Chaplains)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회에도 30여 개의 종교 단체가 등록되어 신앙 자치 활동을 하고 있다. 사목회는 각각의 종교를 대표하는 모임으로서 자신의 종교 교리에 부합되는 활동을 함으로써 MIT대학의 정신적 이상의 발전과 수립에 기여한다. MIT대학의 사목 위원회는 기독교 12명, 불교, 가톨릭, 유대교, 무슬림 등 각 1명의 성직자로 구성되어 있고, MIT대학의 재학생들에게 신앙 및 신상 상담, 사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30여 개의 학생 종교 단체와 연계하여 대부분 주간 단위로 종교 활동과 각종 신앙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MIT대학의 사목위원회가 중점을 두는 사업은 매년 각 종파에 기금을 지원하여 30여 개의 학생 종교 단체에서 한 명 이상의 대표가 참여하여 일 년 동안 계속되는 MIT의 종교 간 대화(MIT Interfaith Dialogue Project) 계획으로, 종교 간 대화를 활성화함으로써, MIT 학교 생활의 발전을 위한 학생 문화의 고유한 MIT의 전통을 찾으려는 사업인데, 매년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MIT 지혜의 방편 재단의 법회 활동은 철저하게 비종파적이며 종지와 교파를 초월하여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불법 본래의 진리를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소승, 대승 및 밀교는 물론이고 티베트 5개 지파의 종지를 모두 수용한다는 비전을 견지하고 있다. 지엽적인 불교의 형식이나 교파를 초월하여 교리의 탐구와 개인의 수행력이 향상되는 실질적인 효과를 수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련 과정에서 합일적이고 종합적인 불교의 이론을 이해시키며 수행력을 기르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재단 사찰의 주지 스님인 텐진 프리야다시 스님과 모든 방문 원로 스님들이 각종 법회를 진행하며, 불교 교리 강의, 불교 예술의 시현과 전파를 하며, 주말과 특별 수련을 통하여 영성과 참선 수련을 지도하고 있다. 학생을 위한 법회나 수련은 MIT대학의 학생과 교직원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외부 인사도 스님의 허락하에 각종 교내의 불교 행사에 참여가 가능하다. 2002년 현 주지 텐진 프리야다시 스님이 처음 MIT에 부임하여 법회를 시작하였을 때 4~6명의 참가 학생으로 법회를 진행하였으나 2007년 현재는 매주 수요일 저녁의 법회에 50여 명의 교직원과 재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티베트 불교와 달라이 라마(Dalai Lama)의 서원
1959년 티베트 왕국이 중국의 침입으로 중국에 합병된 후 실질적인 티베트 국가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며, 다만 국제 정치의 힘의 공백 발생을 우려한 주변 강대국의 견제로 인도의 다람살라(Dharmashala)에 있는 티베트 망명 정부가 티베트의 유일한 대외 기구이다. 그러므로 1960년대에 수많은 티베트의 유민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티베트의 불교문화도 미국에서 생존을 위한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미국 불교권의 과반 이상이 티베트 불교의 영향권 내에서 존재하는 미국 최대의 불교 종파로서 티베트 불교가 미국 사회에 정립되었다. 가장 유명한 티베트 불교의 포교 역군인 달라이 라마 스님은 미국에 반 정착하면서 티베트 불교의 신비스러움과 대승의 전통을 견지한 밀교사상을 호지(護持)하여 왔으나, 미국에서 발전하는 첨단 과학 문명의 위력을 접하고, 또 새로운 서구의 과학적인 사회 조류에 부합하는 불교의 포교 방편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하여, 현대의 첨단 과학과 불교의 수련을 접합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티베트의 망명정부에서 연구비를 지원하고 미국의 유수한 대학인 하버드, 스탠퍼드, MIT대학과 의학 명문인 존스홉킨스대학의 과학자, 심리학자, 의사들이 참여하고 티베트 불교계에서 참선 수련자, 밀교 수행자들이 참여하여서, 인간 마음과 마음 작용의 본체를 규명하려는 연구(Investigating the Mind)를 2000년대 초에 시작하여, 2007년 현재 제5회 학술 연구 발표를 워싱턴의 조지타운 대학에서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참선 수련자, 의사, 심리학자 및 과학자가 서로 정보를 교류함으로써, 인간의 영성 수련에 대한 과학, 의학적 현상을 규명하고 이를 인간의 영성 개발이나 질병 치료에 이용하려는 시도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티베트 불교 지도자들의 미국 포교에 대한 혜안은, 다가오는 미래를 전망하면서 미래의 불교 포교를 위한 주춧돌을 마련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불교 포교 현황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할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응병여약(應病與藥)이라 하신 말씀대로 많은 불교의 방편 중에서, 서구에서 확립되고 발전된 과학과 기술로서 우리들 인간의 사고의 구조를 연구해보고, 수련과 과학 기술과의 상승 작용으로 새로운 분야의 정신적인 견처(見處)를 발견하기 위한 지혜가 발견되기를 희망해본다. 적어도 서구에서 첨단 기술로 이미 발전된 과학, 의학과 동양에서 온 수행의 결합은 이곳 서구인들에게 새로운 불교 포교의 가능성을 제공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MIT대학의 지혜의 방편 재단도 이러한 티베트 불교의 서구화 내지는 세계화를 위한 불교의 사회적 기여라는 관점에서 지혜의 방편 재단의 운영과 사업이 평행하게 진행된다. 특히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 영재들이 교육받고, 또한 이들을 교육하는 교수진들에게 불교 교리의 핵심인 공 사상, 무한의 개념, 인과응보 및 동체대비의 철학을 정확하게 이해시키며 확인시켜주고 있다. 과학자들이 연구를 통하여 발전시키는 미래의 과학 기술 개발의 진로가 정확하고, 인류의 가치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정신적 수행을 교육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지혜의 방편 재단의 활동
MIT대학의 지혜의 방편 재단의 구성은 불교 교리의 전파를 담당하는 지혜의 사업과 자비와 보시를 행하는 자선의 임무로 구분된다. 지혜의 방편 불학 연구부는 법회의 운영, 학생 및 교직원 수련회, 경전 강의 및 MIT대학의 부설 윤리, 리더십 및 가치관연구소를 운영하며, 지혜의 방편 재단은 후진국의 결핵 퇴치 사업과 유·노년 청각 보호 운동, 쓰나미 구호 활동과 호스피스 운동을 분담하여 담당하고 있다. 한편 MIT대학의 우수한 과학 기술 연구 인력과 희망 산업체가 협조하여, 후진국 주민들의 건강, 위생 상태 개선을 위한 MIT대학 내의 기술 및 발명 경기 대회를 개최하여 과학 기술자들이 미래 인류의 복지를 위한 과학 발전 이용에 대한 전망을 심어주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여 혁신적이고 경제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MIT대학의 지혜의 방편 불학 연구부(MIT Prajnopaya Institute of Buddhist Studies)는 후원자 겸 이사로서 달라이 라마 스님(His Holiness the 14th Dalai Lama of Tibet, Tenzin Gyatso), 사키야 트리진(His Holiness Sakya Trizin), 체탕 링포체(His Holiness Chetsang Rinpoche), 세첸 랍잠 링포체(His Eminence Shechen Rabjam Rinpoche), 로폰 텐진 남닥(His Eminence Lopon Tenzin Namdak), 삼동 링포체(The Most Venerable Samdhong Rinpoche) 스님 등 티베트 불교의 5개 지파의 종정이 포함되어 있다. 불학 연구부 산하의 보디마가(Bodhimarga, Path to Enlightenment)회에서는 종파에 관계없이 MIT대학 구내에서 불교의 교리를 강의하며, 강의 내용은 미국의 콜로라도주에 위치하고 있는 보디마가회의 본부로 보내고, 다시 인터넷을 통하여 미국 및 세계 각국으로 방송함으로써, 산하에 연계된 미국 내와 외국에 13개 소의 제휴 사원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특히 콜로라도주에는 8곳의 제휴 사찰이 있어 콜로라도주의 사찰에서 강의 및 특별 수련이 수시로 진행된다. 주로 MIT대학에서는 교직원과 재학생을 위한 법회와 주말 수련이 연중 실시되며, 매주 수요일에는 MIT 내의 교회를 빌려서 참선 수련에 대한 공개 강좌가 이루어지고,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주지 텐진 프리야다시 스님의 『법화경』 강의가 계속되고 있다. 불학 연구부는 MIT대학의 공학적 명성에 부합되는 과학 기술자의 윤리와 가치관의 기준을 불교적인 관점을 고려하여 설정하는 문제에 관하여 집중 연구하고 있다. 주요한 연구의 내용으로는 교육과 연구 활동에서의 정신적 기준, 사려 깊고 책임감 있는 생활 태도, 항구적 평화를 위한 종교와 분쟁의 해결 방안, 고급 리더십의 요체 등이 있으며, MIT대학의 학부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종교, 평화와 안정에 대한 세미나 강의를 제공하는 등 과학 기술자의 덕목에 대한 심층 연구를 제공한다.
지혜의 방편 재단의 자선 사업은 주로 인도 지방의 폐결핵 진단과 치료 사업을 중점 지원하며, 인도와 스리랑카 빈민 지역의 10세 미만과 70세 이상의 유년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영양 결핍으로 발생하는 청력의 저하를 사전에 진단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와 보청기를 공급함으로써 특히 유년기 아동들의 미래에 밝은 희망을 주고 있다. 한편 2005년 동남아시아 해안에 발생한 쓰나미로 파괴된 주택을 복구하는 사업을 미국 내와 국외 자선 단체와 공조하여 국제적 자선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미래에 쓰나미가 다시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MIT대학의 건축가들이 공학적으로 쓰나미에 안전한 주택을 설계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혜의 방편 재단은 불교 국가인 동남아시아의 빈민층 노인들의 건강과 위생 상태의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노인에 대한 정기적 건강 검진, 혼자 생활하는 노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 모니터링 사업과 이들에 대한 호스피스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을 간호하고 의료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간호사의 양성을 위한 장학 사업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MIT대학 지혜의 방편 재단은 지혜와 견성의 상징인 티베트의 만다라를 직접 제작하는 행사를 MIT대학 구내에서 개최하여 연 3,000여 명 이상의 참관자가 만다라를 제작하는 체험을 하거나 관람하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인종의 구성 현황을 고려하여서, 타 인종과 타 종교가 서로 이해하며 평화로운 공존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의 미국 사회에 대한 불교 포교와 미래의 인간성 계발을 위하여 필수적인 과제이다. 만다라의 제작, 타 종교 간의 대화와 이해의 증진을 위하여 과학적인 증명 가능한 진리를 실현하여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은 새로운 현대 포교의 또 한 가지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재·글_송광섭(『미주현대불교』 편집위원)
MIT 지혜의 방편 재단 주소: Prajnopaya 77 Massachusetts Ave. MIT W11-004 Cambridge, MA 02139 전화 : 617-324-6030 www.prajnopay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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